[루키 염용근 기자] NBA 2013-14시즌을 관통하고 있는 부상의 어두운 그림자가 L.A. 클리퍼스의 올스타 포인트 가드 크리스 폴에게까지 마수를 뻗쳤다.
 
폴은 4일(이하 한국시간), 댈러스 매버릭스와의 원정 경기에서 3쿼터 6분경, 동료 디안드레 조단의 스크린을 받아 돌파를 시도하는 과정에서 상대 몬타 엘리스와 충돌이 발생해 코트에 나뒹굴었다. 극심한 어깨 통증을 호소한 폴은 곧바로 교체된 후 코트에 복귀하지 못했다.
오늘 경기에서 부상 발생 전까지 22분간 뛰며 19득점 3리바운드 6어시스트로 만점 활약을 펼치고 있었던 터라 아쉬움이 더했다.
 
충격적인 소식은 경기 후 닥 리버스 클리퍼스 감독의 인터뷰를 통해 알려졌다. 리버스는 폴이 어깨 부상으로 인해 3~5주 정도 결장이 예상된다고 발표했다. 아직 정확한 부상 부위는 알려지지 않았지만 어깨 골절 혹은 탈구 부상으로 추측된다.
 
폴의 충격적인 부상으로 인해 본인은 물론 소속 팀까지 비상이 걸렸다. 우선 폴은 이번 시즌 33경기에 출전해 평균 19.6득점 11.3어시스트 야투 성공률 46.2%로 지난 200-09시즌 이후 가장 좋은 활약을 선보이고 있었다.
 
크리스 폴의 2013-14시즌 기록
33경기 평균 19.6득점 4.7리바운드 11.3어시스트 2.5스틸 FG 46.2% 3P 33%
 
어시스트 부분에서 단연 리그 전체 1위에 어시스트/실책 비율 역시 4.45로 압도적인 1위를 달리고 있다. 또한 포인트 가드 포지션에서 평균 득점과 야투 성공률 부분 5위, 스틸 3위, 평균 리바운드 2위로 거의 모든 카테고리에서 최고의 활약을 선보이고 있었다. 특히 어시스트를 통해 팀 야투에 관여하는 정도를 측정한 AST%에서 54.3%를 기록, 전설적인 포인트 가드인 존 스탁턴(前 유타 재즈)에 이어 역대 6위에 위치해 있을 정도였다. 역대 단일 시즌 AST% 1~8위는 스탁턴(6회)과 폴(2회)가 모두 점유하고 있다.
 
역대 단일 시즌 AST% 1~6위 순위
1990-91시즌 존 스탁턴 57.5 AST% 평균 14.2어시스트 3.6실책
1989-90시즌 존 스탁턴 57,4 AST% 평균 14.5어시스트 3.5실책
1987-88시즌 존 스탁턴 54.8 AST% 평균 13.8어시스트 3.2실책
2008-09시즌 크리스 폴 54.5 AST% 평균 11.0어시스트 3.0실책
1988-89시즌 존 스탁턴 54.3 AST% 평균 13.6어시스트 3.8실책
2013-14시즌 크리스 폴 54.2 AST% 평균 11.3어시스트 2.5실책
 
그리고 위에서 언급한 것처럼 폴은 이번 시즌에 최고 전성기였던 지난 2007~2009시즌 이후 가장 좋은 활약을 펼치고 있었다. 클리퍼스 생활 3년차에 접어들며 동료들과의 호흡이 지속적으로 발전했을 뿐만 아니라 닥 리버스 감독의 영입 등을 통해 팀 전력 역시 지난 3년간 최고 수준이었다. 만약 폴이 부상 없이 시즌을 마무리했을 경우 MVP 레이스에 도전장을 내미는 것도 충분히 가능했다.(물론 르브론 제임스의 놀라운 시즌 퍼포먼스에 미치지 못할 가능성이 높았지만)
 
결국 폴의 ‘제 2의 전성기’는 부상으로 인해 제동이 걸리게 되었다. 그는 과거 뉴올리언스 호네츠 시절에도 사타구니 부상 등으로 인해 정점에서 물러났었던 아픈 기억이 있다. 이래저래 선수에게 있어 부상은 큰 암초나 다름없다.
 
최전성기 시절의 폴과 2013-14시즌 성적 비교
2007-08시즌 평균 21.1득점 11.6어시스트 2.7스틸 FG 48.8% WS 17.8
2008-09시즌 평균 22.8득점 11.0어시스트 2.8스틸 FG 50.3% WS 18.3
2013-14시즌 평균 19.6득점 11.3어시스트 2.5스틸 FG 46.2% WS 6.8
*2013-14시즌은 현재 진행형. WS는 개별 선수의 승리 기여도를 누적으로 측정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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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편, 클리퍼스 역시 비상이 걸렸다. 일단 폴의 공백을 5년차 가드 대런 콜리슨으로 메운다는 복안이지만 여러모로 아쉬움이 많은 것이 사실이다. 콜리슨은 안정성과 슛 샐랙션, 경기 운영 등에서 폴과 비교해 큰 차이가 난다. 흥미로운 사실은 그가 지난 2009-10시즌에도 한솥밥을 먹었던 팀 선배 폴의 부상 공백을 메웠다는 점이다. 당시 콜리슨은 폴의 부상을 통해 NBA 주전 가드로 발돋움했던 좋은(?) 기억이 있다.
 
현재 클리퍼스는 23승 12패를 기록, 서부 컨퍼런스 4위에 위치해 있다. 이번 시즌 유난히 치열한 순위 경쟁이 펼쳐지고 있는 서부 소속임을 감안한다면 폴이 복귀하기 전까지 4위 수성은커녕 8위 밖으로 밀려나지 않으면 다행일 정도다. 블레이크 그리핀, 자말 크로포드, 디안드레 조단, 콜리슨 등 나머지 주축 선수들의 어깨가 어느 때보다 무거워졌음은 물론이다. 또 다른 부상자인 J.J. 레딕의 경우 1월 말에 복귀할 수 있을 전망이다.
 
폴은 최악의 경우 2월 중순의 올스타 브레이크 이후 복귀하게 될지도 모른다. 무척 좋은 시즌을 보내고 있었기에 아쉬움이 더욱 크다. 현재로서는 부상에서 100% 회복한 후 복귀해 예전과 같은 활약을 해주길 기대할 수밖에 없다.
 
사진 제공 = NBA 미디어 센트럴
일러스트 제공 = 홍기훈 일러스트레이터(incob@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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