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루키=이동환 기자] “큰 틀은 같습니다. 하지만 구체적으로는 조금 달라졌죠”

8일 원주 DB전을 앞두고 라커룸에서 만난 삼성 이상민 감독은 달라진 팀 컬러에 대해 위와 같이 대답했다.

2라운드까지 삼성은 힘든 시기를 보냈다. 7연패 늪에 빠진 가운데 4승 14패 리그 최하위로 A매치 휴식기를 맞았다. 물론 삼성은 시즌 개막 전부터 높은 평가를 받지는 못했던 팀이다. 하지만 그런 삼성에게도 리그 꼴찌 추락은 충격적인 결과였다.

2라운드 중반 장신 외국선수 벤 음발라를 유진 펠프스로 교체한 삼성은 단신 외국선수도 글렌 코지에서 네이트 밀러로 교체하며 외국선수 2명을 모두 바꾸는 강수를 뒀다. KBL에서 외국선수가 차지하는 비중을 생각하면 사실상 팀 전력의 절반을 바꾼 것이나 마찬가지였다.

올시즌을 앞두고 삼성은 외곽슛과 스피드를 중요하시하는 농구를 팀 컬러로 잡았다. 가드들이 빠른 움직임으로 수비에 균열을 만들고 이후의 킥아웃 패스를 통해 외곽포로 상대를 몰아치겠다는 것이 삼성 코칭스태프가 구상했던 그림이었다.

하지만 시즌 개막 후 이 같은 삼성의 계획은 제대로 진행되지 못했다. 이관희는 개인 득점력에서 놀라운 발전을 이뤄냈지만 플레이스타일상 팀 전체 공격을 업그레이드시키지는 못했다. 김태술과 글렌 코지는 부진했다. 시즌 전에 구상한 그림이 전혀 나오지 못하면서 삼성은 공수 모두 매우 불안한 모습을 보이며 개막 18경기를 치렀다.

 

외국선수를 펠프스와 밀러로 바꾸면서 삼성은 변화를 시도했다. 이상민 감독은 “스페이싱과 스피드를 우선시하는 큰 틀은 이전과 그대로다”라면서도 “하지만 이전에는 가드들이 돌파로 공간을 잘라먹고 빼주는 패스로 외곽 득점 기회를 노리려고 했다면 지금부터는 펠프스와 밀러의 인사이드 공격에 이은 인앤아웃 게임으로 외곽 득점 기회를 만들려고 한다”라고 설명했다.

인사이드 공략에 무게를 두기로 한 삼성의 변화는 3라운드 첫 경기 DB전에서 어느 정도 효과를 발휘했다. 펠프스가 30점 16리바운드, 밀러가 14점 11리바운드를 기록하며 팀의 7연패 탈출을 이끌었다. 특히 평소보다 8kg이나 늘어난 120kg의 체중으로 코트를 누볐던 밀러는 오히려 육중한 몸으로 골밑에서 존재감을 드러냈다.

다만 삼성은 숙제도 떠안았다. 이날 삼성은 12개의 3점슛을 던져 단 3개만 성공하는 데 그쳤다. DB(3점슛 31개 시도, 8개 성공)와의 외곽 화력 싸움에서 오히려 뒤진 것이다. 기대했던 대로 골밑 공략은 어느 정도 효과를 봤지만 그로 인한 외곽 공격의 파생 효과는 드러나지 않았다.

과연 삼성의 작은 변신은 성공할 수 있을까? 삼성은 9일 LG를 상대로 연승에 도전한다.

 

사진 = KBL 제공

저작권자 © ROOKIE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