팀 평균 어시스트 -19.1개(리그 25위)
[염용근 기자] 2013-14시즌 일정의 1/4 정도가 소화된 가운데 상위권과 하위권의 구분이 점차 뚜렷해지고 있다. 개막 전 예상대로 순항하는 팀이 있는 반면 기대에 못 미치는 팀 역시 존재한다. 특히 플레이오프권 전력을 구축했다는 평가에도 불구하고 하위권을 멤돌고 있는 몇몇 동부 컨퍼런스의 팀의 감독들은 벌써부터 경질설이 발생하고 있다.
 
가장 실망이 큰 팀은 야심차게 시즌을 준비한 브루클린 네츠다. 하위권을 멤돌고 있는 현재 성적뿐만 아니라 경기력과 전술 자체가 우승은 커녕 플레이오프 진출조차 장담할 수 없는 상황이다. 제이슨 키드의 감독 자리 역시 풍전등화의 위기다.
 
브루클린 네츠(7승 14패/동부 컨퍼런스 11위) - 제이슨 키드(신임 감독)
 
팀 평균 득점 - 94.9점(리그 25위)
팀 평균 실점 - 102.0점(리그 22위)
팀 평균 리바운드 마진 - -1.2개(리그 22위)
팀 평균 어시스트 -19.1개(리그 25위)
 
오프 시즌 대대적인 전력 보강을 단행한 브루클린은 동부 컨퍼런스의 유력한 플레이오프 진출 후보 중 하나였다. 무난하게 시즌을 치를 경우 디팬딩 챔피언 마이애미 히트의 유력한 대항마가 될 수도 있다는 평가였다.
 
감독 인선 역시 무척 파격적이었다. 지난 시즌 뉴욕 닉스를 마지막으로 은퇴를 선언한 전설적인 포인트 가드 제이슨 키드를 감독으로 영입한 것이다.  화끈한 '러시아식 리빌딩'으로 유명세를 탄 구단주 미하일 프로호로프는 키드 영입을 통해 성적 강화는 물론 언론의 대대적인 관심까지 유도하는 두 마리 토끼를 노렸다.
 
지난 6월 키드가 감독으로 선정되었을 때의 반응은 대체로 호의적이었다. 현역 시절 탑 포인트 가드 출신으로 뛰어난 전술 이해 능력과 작전 전개로 명성이 높았던 키드라면 감독으로서의 전술 구사 역시 문제가 없을 것이라는 평가가 꽤 많았다. 유난히 슈퍼 스타가 많은 선수단 구성을 감안하면 역시 슈퍼 스타 출신인 그가 무리없이 선수단을 장악할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 역시 존재했다.
 
과거 뉴저지 네츠와 디트로이트 피스톤스에서 9시즌 동안 감독을 역임한 베테랑 로렌스 프랭크를 어시스턴트 코치로 붙여준 것도 신인 감독를 위한 배려였다. 흥미로운 사실은 과거 키드가 뉴저지에서 뛰던 시절 프랭크와 감독과 선수로 한솥밥을 먹었다는 부분이다. 키드와 프랭크는 언론 인터뷰를 통해 둘의 공존에 전혀 문제가 없다는 점을 강조했다.
 
막상 뚜껑을 열어보니 브루클린의 시즌 초반 행보는 최악 그 자체였다. 강호 마이애미를 격파하는 등 시즌 첫 4경기에서 2승 2패를 기록하며 무난한 스타트를 끊었지만 이후 17경기에서 고작 5승 12패에 그쳤다. 더욱 우울한 사실은 같은 기간동안 5할 승률 이상 팀과의 대결에서 승리한 경우는 피닉스 선즈전이 유일했다. 우승 후보는 커녕 동네북으로 전락한 셈이다.
 
또한 패배가 늘어나면서 잡음이 끊임없이 새어 나왔다. 시즌 개막 전 문제가 없을거라 호언장담했던 키드와 프랭크의 관계는 벌써부터 돌아올 수 없는 다리를 건넜다. 선수단 장악과 전술 지시 주도권을 놓고 이견이 쌓였고, 결국 프랭크가 코치직 일선에서 물러나는 것으로 마무리되었다. 문제는 이 과정에서 서로간에 폭언이 오가는 등 갈등이 고스란히 언론을 통해 보도된 것이다.
 
키드의 어처구니없는 감독 플라핑(?) 역시 세간의 조롱거리가 되었다. 지난 11월 28일 L.A. 레이커스와의 경기 4쿼터 막판 승부처에서 브루클린은 작전 타임을 모두 소진하고 없었다. 경기 종료 8.3초를 남기고 96-94로 뒤지고 있는 상황. 여기서 키드는 소속 선수에게 고의로 자신과 충돌해 음료수를 쏟으라는 황당한 지시를 내린다. 코트에 음료수를 쏟아 이를 처리하는 과정동안 작전 지시를 하겠다는 심산이었다.
 
다행히 선수가 감독의 지시를 잘 이행해 찰나의 시간을 벌었지만 'Hit me!'라고 말한 키드의 입 모양은 방송을 타고 전 세계 NBA 팬들에게 전해졌다. 미국 전역에서 조롱과 비난이 쇄도했음은 물론이다. 설상가상으로 해당 경기는 키드의 자작극에도 불구하고 레이커스의 99-94 승리로 마무리되었다.
 
변명거리는 있다. 데론 윌리엄스, 브룩 로페즈, 폴 피어스, 안드레이 키릴렌코 등 주축 선수들의 부상이 속출했다. 실제로 로페즈와 윌리엄스, 피어스가 복귀한 최근 2경기에서 모두 승리를 거두기도 했다. 느리고 노장 선수가 많은 선수단 구성상 그가 원하는 농구를 구현하기 힘들다는 지적도 있다.
 
그러나 감독직은 결과로 말하는 자리다. 우승 후보로 평가받았던 팀이라면 더욱 변명의 여지가 없다. 다행이라면 13일 L.A. 클리퍼스전 후 5할 승률 미만 팀들과의 경기가 계속된다는 점이다. 약체들을 상대로 연승을 거둔다면 당분간은 경질 여론도 잠잠해질 가능성이 높다.
 
만약 약체들과의 대결에서도 만족할만한 성과를 거두지 못한다면? 브루클린은 크리스마스를 전후로 인디애나 페이서스, 시카고 불스, 샌안토니오 스퍼스 등 강호들과 연전을 치르게 된다. 키드의 2014년은 실업과 함께 시작될 수도 있다.
 
사진 제공 = NBA 미디어 센트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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