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루키 이승기 기자] 프로의 세계는 냉정했다.
 
올랜도 매직의 루키, 빅터 올라디포(21, 193cm, 98kg)가 혹독한 프로 무대 신고식을 치렀다.
 
올랜도는 30일(한국시간) 인디애나폴리스에 위치한 뱅커스 라이프 필드하우스에서 열린 2013-14 NBA 정규리그 개막전에서 인디애나 페이서스에 97-87로 패했다.
 
많은 기대를 모으며 데뷔전을 치른 올라디포는 프로의 매운맛을 제대로 체험해야 했다. 벤치에서 출격한 올라디포는 이날 22분 35초를 소화하며 12점, 3리바운드, 2어시스트, 3실책을 기록했다. 11개의 야투 중 4개만 성공시켰고, 5개의 자유투 중 2개를 놓쳤다. 또, 세 차례 블록을 당하며 프로의 높은 벽을 실감했다.
 
올라디포는 현재 가장 강력한 신인왕 후보로 손꼽히고 있다. 시즌 개막 직전 30개 구단 단장들을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조사에서 무려 80.0%의 지지를 받으며 '올해의 신인'으로 예상됐다. 지난 8월 말에는 2013 드래프트 동기들에게도 인정을 받았다. "누가 신인상을 차지할 것인가?" 항목에서 24.2%의 표를 받아 1위에 오를 만큼 뛰어난 기량을 인정 받고 있다.
 
2013 드래프트 전체 2순위로 올랜도에 지명된 올라디포는 인디애나 대학이 배출한 유망주다. 올라디포는 3학년 때 평균 13.7점, 6.2리바운드, 2.2스틸을 기록하는 등 각종 개인상을 휩쓸며 주가를 높인 바 있다. 그런데 아이러니하게도 인디애나 홈 팬들 앞에서 프로 데뷔전을 치르게 됐다.
 
1쿼터 5분 38초 경 올라디포가 교체 투입되자 다소 이례적인 광경이 펼쳐졌다. 인디애나의 홈 관중들이 상대 팀의 신인을 향해 기립박수를 치기 시작한 것이었다. 인디애나 대학을 이끌었던 올리디포를 향한 인디애나 지역 팬들의 화답이었다. 심지어 올라디포를 응원하는 플랜카드를 만들어 온 팬들도 눈에 띄었다.
 
올라디포의 프로 데뷔 득점은 1쿼터 종료 3분 여를 남기고 이뤄졌다. 포스트-업을 시도하던 니콜라 부체비치는 자신에게 더블-팀 수비가 몰리자 공을 바깥으로 빼줬다. 3점 라인에서 공을 받은 올라디포는 그대로 3점슛을 적중시켰다. 인디애나의 홈 관중들은 올라디포에게 아낌없는 응원의 박수를 보냈다.
 
잠시 후, 올라디포가 속공을 시도했다. 올라디포는 쏜살같이 코트를 내달려 레이업을 시도했으나, 뒤에 따라온 페이서스의 폴 조지에게 블록 당하고 말았다. 인디애나의 지역 캐스터는 "Welcome to the NBA!"라고 외쳤다. 4쿼터 초반에는 이안 마힌미에게 블록을 당한 뒤 당황한 나머지 트레블링까지 범했다. 몇 분 뒤에는 로이 히버트에게 블록을 당하며 체면을 구겼다.
 
올라디포로서는 혹독한 신고식을 치른 셈이었다. 하지만 당하기만 한 것은 아니었다. 여러 차례 멋진 하이라이트를 만들어 내며 가능성을 내비치기도 했다. 그 중 운동능력은 단연 돋보였다. 별다른 도움 닫기 없이 투 핸드 덩크를 터뜨린 장면은 백미였다. 또, 수비수를 비집고 레이업을 성공시켰으며 가볍게 풀-업 점프슛을 꽂아넣기도 했다.
 
인디애나 대학 시절에는 승리에 익숙했을지 모른다. 하지만 이제부터는 쉽지 않아 보인다. 어쩌면 대학 3년간 당했던 패배보다 이번 시즌에 기록할 패배가 더 많을 수도 있다. 앞으로는 패배를 통해 발전해야 한다. NBA가 주목하는 신인 올라디포가 올랜도를 상징하는 프랜차이즈 플레이어로 성장할 수 있을까. 올라디포는 이제 프로로서 작지만 큰 첫걸음을 내딛었다.
 
 
사진 제공 = NBA 미디어 센트럴
이승기 기자(holmes123@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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