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루키 염용근 기자] 오클라호마시티 썬더의 슈퍼스타 케빈 듀란트가 암울했던 루키 시즌을 회상해 화제다.
 
듀란트는 8일(이하 한국시간), 필라델피아 인콰이어 지(紙)와의 인터뷰를 통해 '탱킹 시즌'의 어려움에 대해 토로했다. 영국 맨체스터에서 오클라호마시티와 프리 시즌 경기를 가지는 필라델피아 세븐티식서스는 이번 시즌 대표적인 탱킹 팀 중 하나다.
 
*탱킹 시즌(tanking season) - 특정 팀이 시즌 성적을 포기하고 차기 드래프트 최상위권 지명권을 노리는 행위를 뜻한다. NBA 드래프트 제도 하에서는 좋지 못한 성적을 기록할수록 차기 드래프트 상위 지명권을 받을 가능성이 높아지기 때문이다. 물론 리그 사무국이 노골적인 탱킹을 방지하기 위해 '로터리 픽'이라는 제도를 실행하고 있지만 성적이 낮을수록 1번 픽을 얻는 가능성이 높아지는게 엄연한 현실이다. 특히 2014년 드래프트의 경우 유독 많은 특급 유망주들이 참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복수의 팀들이 프랜차이즈의 운명을 바꾸기 위해 2013-14시즌에 탱킹을 시도할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듀란트의 루키 시절이었던 2007-08시즌은 오클라호마시티(당시 시애틀 슈퍼소닉스)가 노골적인 탱킹을 시도했던 시기였다.  단장 샘 프레스티는 간판 스타였던 레이 알렌(마이애미 히트)과 라샤드 루이스(마이애미 히트)의 'R-R 포'를 해체한 후 듀란트를 중심으로 리빌딩을 시도했다.
 
당연히 해당 시즌 성적은 20승 62패로 최악이었다. 시애틀 역사상 가장 낮은 승률이기도 했다. 이듬해 팀은 오클라호마시티로 프랜차이즈를 이동하게 된다. 흥미로운 사실은 해당 시즌 오클라호마시티보다 더욱 진한(?) 탱킹을 시도했던 팀이 바로 마이애미 히트(15승 67패)였다. 현재 마이애미와 오클라호마시티 두 팀 모두 리그를 주름잡는 프랜차이즈로 변모했다는 점을 감안한다면 격세지감이 아닐 수 없다.
 
듀란트는 인터뷰에서 "나와 같이 어린 선수들에게는 특히 어려운 시기였다.  드래프트가 될 당시만 하더라도 올스타들인 알렌, 루이스와 함께 뛸 것으로 생각했다."며 당시를 회상했다.
 
듀란트는 대학 생활을 1년만 하고 곧바로 드래프트에 직행했다. 아직 정신적으로 성숙되기 전이었던 셈이다. 또한 프레스티 단장은 드래프트에서 듀란트를 지명했던 당일에 알렌을 보스턴 셀틱스로 트레이드했다. 듀란트의 장미빛 청사진은 24시간이 되기도 전에 깨졌다. 2주 후에는 루이스가 사인&트레이드를 통해 올랜도 매직으로 떠났다.
 
인터뷰를 이어간 듀란트는 "승리하기 힘들다는 사실을 알고 있었기 때문에 매 경기 치르는 것이 너무 힘들었다. 그러나 매 경기 최선을 다해 임했다. 결국 힘든 시기는 지나가기 때문이다"며 멘탈(?)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실제로 오클라호마시티의 탱킹은 효과가 있었다. 듀란트부터 시작해 2008년 러셀 웨스트브룩과 서지 이바카, 2009년 제임스 하든(휴스턴 로켓츠) 등 연속된 드래프트에서 프랜차이즈의 근간이 된 선수들을 연속해서 지명할 수 있었다. 그리고 듀란트와 이바카, 하든, 웨스트브룩이 중심이 되어 2009-10시즌 플레이오프 무대에 복귀했다.
 
또한 오클라호시티의 탱킹 과정은 현재 리빌딩을 시도하는 팀들의 교과서 같은 역할을 하고 있다. 지난 시즌 플레이오프 진출이 좌절된 필라델피아 역시 즈루 할러데이와 앤드류 바이넘 등 핵심 선수들을 트레이드하며 오클라호마시티의 전철을 밞고 있다.
 
과연 리빌딩을 시작한 필라델피아가 듀란트&오클라호마시티처럼 역경을 딛고 프랜차이즈를 재건할 수 있을지 여부를 지켜보자.
 
사진 제공 = NBA 미디어 센트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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