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루키 염용근 기자] 필라델피아 76ers가 마침내 차기 시즌 새로운 감독을 선정했다.
필라델피아는 13일(이하 한국시간), 샌안토니오스 스퍼스의 어시스턴트 코치 등을 역임한 브렛 브라운을 차기 감독으로 선택했다. 경쟁자들로는 보스턴 셀틱스 코치 제이 라랜가, 시카고 불스 코치 애드리언 그리핀, 애틀랜타 호크스 코치 케니 애킷슨 등이 있었다.
올해 만 52세인 브라운은 보스턴 대학 시절 4년간 농구 선수로 활약했다. 대학 졸업 후 일찌감치 코치 생활을 시작했으며 2003년까지 호주 리그에서 주로 활동했다. 지난 2003년부터는 샌안토니오의 그렉 포포비치 사단에 영입되면서 본격적인 NBA 코치 경력을 쌓았다.
이번 시즌 리빌딩을 선언한 필라델피아 입장에서 브라운을 감독으로 선임한 것은 좋은 선택이 될 전망이다. 리그에서 가장 탄탄한 시스템을 자랑하는 샌안토니오에서 잔뼈가 굵은 만큼 어린 선수들에게 동기 부여를 하면서 동시에 리빌딩을 안정적으로 진행시켜 줄 것으로 기대받고 있다.
한편, 필라델피아는 지난 시즌 기대에 못 미치는 성적을 기록한 끝에 전격적인 리빌딩을 선언했다.
시작은 명장 덕 콜린스 감독의 사임이었다. 필라델피아는 콜린스 감독이 팀을 지휘한 3시즌동안 각각 컨퍼런스 파이널 1회, 플레이오프 라운드 진출 1회를 달성했다. 그러나 지난 시즌 앤드류 바이넘 영입이라는 도박수가 완벽한 실패로 귀결되면서 성적이 곤두박질쳤다. 결국 콜린스 감독은 시즌 종료 후 은퇴를 선언했다.
물론 즈루 할러데이, 테디어스 영, 에반 터너 등 전도유망한 어린 선수들을 주축으로 다시 한 번 플레이오프에 도전할 수도 있었다. 그러나 우승권 전력이라고 평가하기에는 무리가 많았다. 마이애미 히트와 인디애나 페이서스 등 버거운 라이벌들의 전력이 향후 2~3시즌 정도는 그대로 유지될 것이라는 전망도 리빌딩 선택을 강요했다.
전격적인 리빌딩을 선택한 필라델피아는 빠르게 프런트와 선수단을 재편했다. 샘 하인키 단장과 스캇 오닐 CEO가 새롭게 임명되었고, 감독까지 교체했다. 또한 2013년 드래프트에서 팀내 가장 가치있는 선수였던 즈루 할러데이를 트레이드 카드로 활용해 빅맨 너렌스 노엘을 지명했다. 당연히 바이넘과의 재계약은 없었다.
특히 할러데이 트레이드는 충격으로 다가왔다. 2012-13시즌에 첫 올스타로 선정되는 등 한창 A급 포인트가드 반열에 올라서고 있는 선수를 트레이드 카드로 활용했기 때문이다. 반대 급부였던 노엘은 무릎 부상으로 인해 2013-14시즌 개막전 출전이 어려운 선수다. 노골적인 리빌딩 기조를 알린 것이나 다름없었다.
필라델피아의 노림수는 명확하다. 이번 시즌 리빌딩으로 인한 저조한 성적표를 받아 들이는 대신 2014년 드래프트에서 상위 지명권을 획득한다는 복안이다. 만약 자비라 파커, 앤드류 위긴스, 줄리어스 랜들 등 프랜차이즈의 역사를 바꿀 수 있는 선수를 지명할 수 있다면 리빌딩은 반쯤 성공한 것이나 다름없다. 필라델피아는 지난 1996년 드래프트에서 앨런 아이버슨을 지명하면서 프랜차이즈의 역사가 바뀐 경험이 있다.
결국 필라델피아의 청사진은 2013년 드래프트에서 지명한 노엘과 마이클 카터, 2014년 드래프트 지명자 등을 주축으로 다시 챔피언쉽 컨텐더로 부상하는 것이다. 이 과정에서 위치가 애매해진 터너와 영 등이 팀을 떠날 가능성도 존재한다.
필라델피아는 주사위를 던질 기회를 잠시 뒤로 미뤘다. 아마 본격적인 승부는 2015년 이후에나 가능할 것이다. 그리고 승부의 중심에는 브라운 신임 감독과 리그 2~3년차 신인급 선수들이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사진 제공 = NBA 미디어 센트럴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