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루키=이학철 기자] 정선민 코치의 집중적인 지도를 받으며 혹독한 비시즌을 보냈던 김연희가 마침내 자신이 가진 재능을 꽃피우고 있다. 

인천 신한은행 에스버드는 10일 인천도원체육관에서 열린 우리은행 2018-2019 여자프로농구 정규리그 용인 삼성생명 블루밍스와의 경기에서 68-63으로 이겼다. 

개막 3경기 만에 거둔 시즌 첫 승. 심지어 신한은행은 외국인 선수인 쉐키나 스트릭렌이 햄스트링 부상으로 인해 교체되면서 국내선수들만으로 이날 경기에 나섰다. 어려운 여건 가운데서도 국내선수들이 하나로 똘똘 뭉친 신한은행은 삼성생명의 거센 반격을 뿌리치고 체육관에 모인 홈팬들에게 승리라는 선물을 안겼다. 

이날 신한은행 승리의 중심에는 혼자서 29점을 폭발시키며 삼성생명의 수비를 무너뜨린 김단비의 활약이 있었다. 그러나 외국인 선수의 이탈로 열세가 예상되던 골밑을 기대이상의 활약으로 지켜낸 김연희의 존재감 역시 빼놓을 수 없었다. 

이날 김연희는 상대 외국인 선수인 아이샤 서덜랜드 수비의 중책을 맡은 채 경기에 나섰다. 결과는 대성공. 34분 7초 동안 코트를 누빈 김연희는 서덜랜드를 단 8득점으로 틀어막으며 임무를 120% 수행해냈다. 동시에 김연희는 공격 코트에서도 16점을 기록하며 김단비에 이어 팀 내에서 가장 많은 득점을 기록하는데 성공했다. 이처럼 공수에서 맹활약한 김연희의 존재가 없었다면 신한은행의 시즌 첫 승은 또 다시 다음 기회로 미뤄질지도 모를 일이었다. 

2015 WKBL 신입선수 선발회에서 전체 4순위로 신한은행에 입단한 김연희는 지난 시즌까지 1군 무대에 단 3경기만 나섰을 정도로 두각을 드러내지 못하고 있었다. 그러나 이번 비시즌 기간 동안 그는 한국여자농구의 레전드인 정선민 코치에게 매일같이 1:1 과외를 받으며 기량을 갈고 닦았다. 반복되는 혹독한 훈련에 지칠 법도 했지만, 묵묵히 이를 이겨낸 김연희는 이번 시즌 확연히 달라진 기량을 선보이며 1군 무대에 성공적으로 안착하고 있다. 

삼성생명과의 경기 후 수훈선수로 선정된 김연희는 감정이 북받쳐 오르는 듯 뜨거운 눈물을 연신 쏟아냈다. 이어진 인터뷰에서 그는 “비시즌 훈련이 기량 향상에 정말 큰 도움이 됐다. 코치님께서 정말 1:1 과외선생님 같은 느낌으로 지도해주셨는데 코치님 말씀을 들으면서 하다보니까 자연스레 발전할 수 있었다”며 자신을 지도해준 정선민 코치에 대한 감사한 마음을 드러냈다.

호랑이선생님 같은 모습으로 김연희를 혹독하게 단련했던 정선민 코치는 이날 경기에서 김연희가 득점을 올릴 때마다 벤치에서 그 누구보다 크게 환호하며 기쁨을 숨기지 않았다. 이러한 레전드의 관심과 가르침을 듬뿍 받고 자라난 김연희라는 꽃이 마침내 환하게 피어오르고 있다.

사진 = 이현수 기자 stephen_hsl@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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