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루키=최기창 기자] 2016-2017시즌 플레이오프를 거쳐 챔피언결정전에 진출했던 삼성생명은 2017-2018시즌에도 플레이오프행이 유력한 팀이었다. 박하나와 배혜윤, 김한별 등 국가대표 선수들이 즐비했기 때문. 내심 16-17시즌의 경험을 발판 삼아 우승을 차지하는 것이 삼성생명의 목표였다. 수비 농구를 기본으로 공격 농구를 장착하겠다는 야심찬 계획도 세웠다. 주축인 엘리사 토마스와도 재계약에 성공하며 재정비를 마쳤다. 

하지만 모든 것이 어긋났다. 주전급 선수들의 부상으로 시즌 초반부터 삐걱댔다. “뭘 해보려고 하면, 다치는 선수가 나온다”는 임근배 감독의 푸념이 매 경기 이어졌다.

삼성생명은 지난 시즌의 실패를 거울삼아 이번 시즌 좋은 성적을 거두겠다는 계획이다. 부상 방지를 위해 기초 트레이닝 단계부터 신경을 쓰며 2018-2019시즌을 대비해 왔다.

■ 2017-18 REVIEW 
① 토마스의 원맨쇼, 쓰러진 토마스

지난 시즌 삼성생명의 핵심은 단연 엘리사 토마스였다. 시즌 첫 경기였던 10월 30일 하나은행전에서 20점 16리바운드 10스틸로 트리플더블을 기록하며 산뜻한 출발을 알렸던 그는 시즌 내내 공수에서 팀의 핵심으로 활약했다. 

가장 빛났던 토마스의 역할은 단연 속공이었다. 수비리바운드 이후 빠른 트랜지션을 바탕으로 대부분 원맨 속공을 통해 공격을 마무리했다. 지난 시즌 파울 콜은 유독 관대했지만, 좀처럼 그의 저돌적인 움직임을 막아서지 못했다. 

그러나 토마스가 시즌 초반 쓰러졌다. 3승 2패를 기록했던 1라운드를 마친 뒤였다. 결국 2라운드 첫 경기였던 16일 우리은행전부터 22일 하나은행전까지 내리 결장했다. 1라운드 5경기에서 평균 35분 23초 동안 22.2점 14리바운드 5.2어시스트 2.8스틸을 기록하며 팀의 핵심으로 활약해온 토마스가 빠지자 삼성생명은 흔들렸다.

토마스가 뛰지 못한 3경기에서 삼성생명은 모두 패배를 기록했다. 2번째 외국인 선수인 케일라 알렉산더 부진한 상황에서 큰 치명타였고, 시즌 초반부터 어려운 행보를 이어갔던 이유였다. 

② 국내 선수 부상과 부진에 발목 잡히다

토마스의 장요근 부상으로 시즌 초반부터 삐걱댔던 삼성생명은 국내 선수들의 부상과 부진에도 발목을 잡혔다. 박하나가 개막 직전 허벅지를 다치며 제 컨디션이 아닌 채로 시즌에 돌입했다. 여기에 고질적인 무릎 통증이 있던 김한별도 제대로 된 경기력을 선보이지 못했다.

속공에서 토마스와 함께 큰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를 모았던 고아라도 족저근막염으로 시즌 중반 약 한 달 동안 자리를 비웠다. 삼성생명은 고아라가 결장했던 7경기에서 2승 5패로 부진했다. 

무엇보다 가장 뼈아팠던 것은 배혜윤의 부진이었다. 16-17시즌 팀이 치른 35경기에 모두 나와 평균 32분 10초 동안 10.14점 4.89리바운드 3.14어시스트를 기록했던 배혜윤은 지난 시즌 경기당 평균 6.87점에 그쳤다. 평균 출장 시간도 23분 43초로 줄었다. 그마저도 6라운드부터는 10분대로 줄었고, 결장하는 경기도 생겨났다. 베테랑 허윤자가 마지막 불꽃을 불태웠지만, 시즌 막판 연패의 늪에 빠지며 끝내 봄 농구 초대장을 받지 못했다. 

■ 2018-19 POINT 
① 김익겸 트레이너와 함께한 비시즌 초반 3개월

지난 시즌 부상으로 골머리를 앓은 임근배 감독은 이번 비시즌 훈련을 앞두고 훈련의 다양화에 힘썼다. 기초 트레이닝에 일가견이 있는 김익겸 트레이너와 함께 약 3개월 동안 밸런스 훈련에 돌입했다.

훈련 형태의 변화도 있었다. 부임 이후 임 감독의 지론은 ‘체육관 훈련’이었지만, 김 트레이너의 조언에 따라 트랙, 고지대, 체육관 등 훈련 장소를 다양화했다. 선수들은 당시 “힘들지만, 하루하루 몸이 좋아지는 것을 느낀다”고 밝혔다. 임근배 감독도 만족감을 표시했다. 그는 “일단은 선수들이 잘 다치지 않는다. 혹시 다치더라도 회복 속도가 빠르다. 이 부분에 만족감을 느끼고 있다”고 말했다.

물론 시즌 때는 더 지켜봐야 한다. 개막 직전 양인영과 최희진의 몸 상태가 별로 좋지 않다는 소식이 전해졌다. 하지만 지난 시즌 주전급 선수들의 큰 부상에 골치 아팠던 삼성생명은 일단 지난 시즌보다는 이번 시즌에 조금 더 건강한 시즌을 보낼 가능성이 크다. 

② 하킨스-서덜랜드, 토마스 공백 지울까?

이번 시즌 삼성생명이 지난 시즌과 가장 크게 달라진 점은 엘리사 토마스의 유무다. 미들슛 능력이 부족하다는 치명적인 단점에도 그는 지난 두 시즌 동안 삼성생명의 핵심으로 활약했다. 특히 속공에서 큰 보탬이 됐다. 삼성생명이 지난 시즌 팀 속공 1위를 기록한 것도 토마스의 활약 덕분이었다.

하지만 조금 더 세부적으로 살펴보면, 이야기가 달라진다. 토마스는 지난 시즌 총 129개의 속공에 성공했다. 경기당 4.03개다. 이는 지난 시즌 삼성생명이 기록했던 264개의 약 48.9%를 차지한다. 물론 옆에서 다른 선수들이 트레일러 역할을 해주는 등 함께 뛰어서 성공한 경우도 많다. 그러나 토마스의 가장 큰 장점은 원맨 속공이며, 토마스와 함께 달렸던 고아라도 FA 자격을 얻은 뒤 팀을 떠났다. 결국 삼성생명은 이번 공격 전술을 처음부터 다시 준비해야 한다는 부담이 있다. 

일단 삼성생명은 드래프트에서 티아나 하킨스를 선발하며 외국인선수에서 파생되는 공격의 다각화를 시도하는 모습이다. 하킨스가 골밑과 외곽 모두에서 활약할 수 있는 선수이기 때문. 그는 워싱턴 미스틱스 소속으로 활약한 2018 WNBA 정규리그에서 3점슛 성공률 35.7%를 기록했다. 지난 시즌 페인트 존에서만 공격을 전개했던 토마스와 대비되는 장면이다. 

그러나 이 계획 역시 수정이 필요해 보인다. 하킨스의 합류가 12월 중순으로 미뤄졌기 때문이다. 삼성생명은 부랴부랴 대체 선수를 알아봤고, 지난 시즌 우리은행과 OK저축은행(전 KDB생명)에서 활약했던 아이샤 서덜랜드를 임시 대체 외국인선수로 낙점했다.

다만 서덜랜드가 외곽플레이와 골밑 모두에서 익숙한 것은 아니다. 그는 지난 시즌 3점슛 성공률이 22.9%에 그쳤고, 또 페인트 존보다는 미들슛을 선호하는 모습을 보였다. 또 지난 시즌 태업 논란이 있었던 것도 있다. 시즌 초반 전망이 밝지 않은 이유다.

③ 살아나야 할 배혜윤, 양인영의 활약도 중요
이번 시즌은 2쿼터를 국내 선수로만 치러야 한다. 배혜윤과 김한별 등 리그 정상급 포스트자원을 보유하고 있는 삼성생명은 분명 다른 팀보다 2쿼터에 비교 우위를 차지할 것으로 보인다.

삼성생명은 일단 배혜윤이 제 몫을 해줘야 한다. 삼성생명은 지난 시즌을 마치고 베테랑 센터 허윤자가 유니폼을 벗었다. 백업 선수층이 얇아진 상황에서 주전급으로 활약하게 될 배혜윤의 어깨가 더욱더 무거워졌다. 

결론은 배혜윤의 몸 상태다. 매년 잔 부상을 다소 안고 있다는 것이 다소 흠이다. 그러나 이번 비시즌 기간 배혜윤은 대표팀에 합류하지 않은 채로 온전히 소속팀 훈련만 소화했다는 것은 긍정적이다. 

배혜윤의 뒤를 받쳐줄 양인영의 활약도 중요하다. 양인영은 늘 가능성 있는 유망주로 평가받으면서도 그동안 자신의 성장을 증명하지 못했다. 그러나 이제는 백업 선수층이 헐거워진 팀 사정상 반드시 식스맨으로 거듭나야 할 상황에 몰렸다. 게다가 외국인선수 규정 변화에 따라 국내 센터진의 분전이 필요한 상황. 양인영의 활약이 팀 성적을 결정할 가능성이 있다. 

■ Comments

임근배 감독 : 일단 아이샤 서덜랜드가 팀에 합류하기 전까지 제대로 운동을 하지 못한 것으로 알고 있다. 일단 시즌 초반에는 다소 뻑뻑할 수도 있다. 시즌 초반에는 국내 선수들과의 호흡에 조금 더 신경을 쓸 계획이다. 

비시즌 밸런스 트레이닝을 받은 이후 선수들의 몸 상태가 많이 좋아졌다. 움직이는 모습도 괜찮아졌다. 시즌을 치르다 보면 잔 부상이 있기 마련인데, 부상에서 정상적인 상태로 돌아오는 회복 속도가 예년보다 빠른 편이다. 또 일단 배혜윤의 몸 상태가 지난 시즌보다 좋다. 이 부분은 긍정적이다. 

현재 우리 팀 상황에서는 국내 백업 센터가 중요하다. 그 역할은 양인영이 맡을 계획이다. 지난 시즌 아쉽게 많은 시간을 출장하지 못했는데, 이번 비시즌에는 특별하게 아픈 곳이 없었다. 기복은 다소 있었지만, 기량이 좋아진 것도 분명 사실이다. 

앞선에서 활약할 어린 선수들에도 기대를 걸고 있다. 윤예빈과 이주연이 이제는 조금 더 올라와 줘야 한다. 강계리까지 포함해서 상대에 따라 가드진을 다르게 꾸릴 생각이다. 

목표는 일단 플레이오프 진출과 어린 선수들의 성장을 동시에 이뤄내는 것이다. 과정을 충실히 하다 보면, 결과는 자연스레 따라온다고 생각한다. 어린 선수들이 잘 성장한다면, 성적도 잘 나올 것이라고 본다. 

해당 기사는 <루키 더 바스켓> 2018년 11월호에 게재된 기사를 추가/각색했습니다.   

사진 = 이현수 기자 stephen_hsl@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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