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루키=박상혁 기자] 지난 시즌 챔피언결정전에서 아쉽게 우리은행에 패하며 우승을 거두지 못했던 KB스타즈가 절치부심하며 다가오는 시즌을 준비하고 있다. 

센터 박지수는 비시즌 동안 WNBA(미국여자프로농구) 무대와 국가대표로 아시안게임과 여자농구 월드컵 등 굵직한 무대에서 경험을 쌓으며 노련미를 늘렸다. 여기에 KEB하나은행에서 FA(자유계약선수)로 풀린 가드 염윤아를 영입해 가드진의 운용폭을 늘렸고 센터 김수연을 복귀시켜 골밑의 탄탄함을 더했다. 기존의 강아정과 심성영, 김민정, 김진영, 정미란 등의 멤버들도 건재해 선수기용의 폭도 한층 넓어졌다. 외국인선수로는 국내 경험이 풍부한 카일라 쏜튼을 영입해 전력을 한층 업그레이드했다. 

이렇게 비시즌 동안 차근차근 조직력을 담금질해 온 KB스타즈의 올 시즌 목표는 역시 팀의 우승이다. 

■ 2017-18 REVIEW 
① 가공할만한 위력 보여준 박지수-단타스의 트윈타워

지난 시즌 KB스타즈는 다미리스 단타스와 박지수의 트윈 타워를 앞세워 여자농구 6개 구단 중 가장 강력한 골밑을 구축했다. 프로 입단 2년차에 접어든 박지수가 수비와 리바운드로 궂은일을 도맡았고, 해외 경험이 풍부한 데다 득점력이 좋은 단타스가 수비 부담을 덜고 장기인 미드레인지는 물론이고 잇단 골밑슛으로 득점을 올리는 등 두 센터 사이에 확실한 역할 분담이 이뤄졌다. 

이는 기록으로도 드러난다. 지난 시즌 정규리그에서 KB스타즈는 경기당 평균 38.8개의 팀 리바운드를 잡아내며 전체 1위를 차지했다. 골밑이 이렇듯 안정되며 팀 득점이 높아지는 건 당연한 수순이었다. KB스타즈는 지난해 팀 득점에서도 73.4점을 올리며 전체 1위에 올랐고, 실점 부문에서도 66.5점으로 1위에 올랐다. 여기에 어시스트와 블록슛 부문에서도 각각 16.2개와 3.9개로 부문 1위를 차지하면서 무려 4개 부문에서 선두를 달리는 기염을 토하기도 했다. 

이렇듯 포스트가 안정되면서 외곽의 커리와 강아정도 리바운드에 대한 부담을 덜어내고 마음껏 공격할 수 있었다. 무엇보다 고비처에서 득점을 올리고 수비로 실점을 줄이면서 위기대처능력이 생겼다는 것도 팀이 얻은 수확 중 하나였다. 

물론 백전노장들이 많은 우리은행에게 밀리며 정규리그 우승을 내주긴 했지만 지난 시즌 KB스타즈의 골밑 만큼은 그 어떤 팀도 쉽게 넘어설 수 없는 철옹성과도 같았다. 

② 마지막 부족했던 2%, 바로 집중력

이렇듯 승승장구하던 KB스타즈는 내심 정규리그 우승까지 노렸으나 막판 우리은행의 기세에 밀리며 2위에 만족해야 했다. 하지만 이때까지만 해도 괜찮았다. 플레이오프에서 2연승을 거둔 뒤 챔피언결정전에서 우리은행과 한 번 제대로 된 승부를 보겠다는 복안이 있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신한은행과의 플레이오프에서 1차전은 75-57로 이겼으나 인천에서 열린 2차전에서 68-72로 패하면서 계획이 틀어졌다. 물론 이틀 뒤 열린 3차전에서 70-52로 승리하며 챔프전에 진출하는 데는 성공했지만 강아정과 박지수, 단타스 등 주축 선수들의 체력 안배라는 명제를 해결하지 못한 채 우리은행과 마주치게 됐다.   

적지인 아산에서 열린 1차전에서 안덕수 감독은 첫 경기의 중요성을 감안해 선수들이 힘든 가운데도 강하게 상대를 밀어붙였지만 상대 박혜진과 임영희, 나탈리 어천와를 막지 못하며 57-63으로 패하고 말았다. 모든 힘을 쏟아부었던 1차전에서 패하면서 KB스타즈 선수들은 육체적으로도, 정신적으로도 힘든 상황에서 2,3차전을 맞아야 했다. 강아정의 슛은 우리은행의 수비에 막혀 시도조차 이뤄지지 않았고 단타스 역시 부진에 부진을 거듭하며 제 몫을 해주지 못했다. 박지수와 커리가 그나마 두 자릿수 득점을 올리며 고군분투했지만 나머지 선수들의 득점 가담이 이뤄지지 않으면서 2,3차전을 내리 패하며 우승컵을 우리은행에게 내줘야 했다.  

■ 2018-19 POINT 
① 국내 경험이 풍부한 카일라 쏜튼의 가세 

KB스타즈의 안덕수 감독은 올 시즌을 함께 할 외국인선수로 지난 시즌 신한은행에서 뛰었던 카일라 쏜튼을 선택했다. 쏜튼은 2년전 하나은행, 그리고 지난해 신한은행을 거친 검증된 외국인선수. 한국 농구에 대한 이해도가 높고 인사이드에서의 포스트업은 물론이고 외곽에서의 미드레인지, 그리고 트랜지션 상황에서의 속공 가담 능력이 뛰어난 선수다. 지난 시즌 높이에 강점이 있었지만 필요할 때 한 방이 터지지 않았던 KB스타즈의 약점을 커버할 수 있는 탁월한 선택이라는 것이 주위의 평가.  

실제로 KB스타즈의 일본 전지훈련에서 쏜튼은 팀의 기대대로 움직였다. 팀에 합류한지 1주일이 채 안 되는 시점이었기에 원활한 움직임을 보여주지는 못했지만 박지수가 없는 가운데 일본팀을 상대로 높은 리바운드 장악력을 보였고 이후 상대편 코트로 빠른 속도로 넘어가 직접 속공의 마무리까지 하는 등 이타적인 플레이를 선보였다. 

안덕수 감독은 쏜튼에 대해 “빅맨은 아니지만 골밑으로의 빠른 컷인, 그리고 포스트업 능력 등 내외곽을 할 줄 안다는 강점이 있다. 속공 상황에서 혼자서도 빠르게 드리블로 상대 코트로 치고 나가는 능력도 지녔다. 앞으로 손발을 맞춰가면서 독단적인 플레이보다는 팀플레이를 중시하는 습관을 들이고 또 어시스트를 통해서 다른 선수의 득점까지 이끌어낼 수 있으면 좋을 것 같다”고 평가했다.  

② 염윤아와 김수연의 가세로 탄탄해진 선수층

KB스타즈는 비시즌 동안 즉시전력감의 선수를 둘이나 영입했다. 우선 하나은행에서 FA 자격을 얻은 가드 염윤아를 계약기간 3년에 연봉 2억 5500만원의 조건으로 영입했다. KB스타즈는 지난 시즌까지 센터에 박지수, 포워드에 강아정 등 각 포지션별로 무게감 있는 선수를 보유하고 있었으나 가드만은 그렇지 못했다. 주전가드인 심성영이 국가대표로 발탁되기도 하는 등 나름의 성장을 보였지만 경기 리딩에 있어 안정감을 보여주지는 못했다. 가드로서도 작은 신장(165cm) 때문에 앞선 수비에 문제가 있다는 점도 걸림돌이었다. 이런 가드진의 약점을 메우기 위해 데려온 것이 바로 염윤아다. 177cm로 비교적 장신가드에 속하는 염윤아는 앞선에서의 수비는 물론이고 필요시 외곽에서의 한 방도 갖춘 선수다. 안덕수 감독은 “(염)윤아가 아직은 본인이 점수를 올려야 한다는 생각을 덜하고 있는데 조금 더 팀 득점에 가세할 필요가 있다. 평균 15점 정도는 올려줄 것을 이야기했다. 또 외곽에서 3점슛 한두개만 넣어주면 수비가 분산되면서 경기가 매끄럽게 풀릴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여기에 KB스타즈는 부상 후유증으로 은퇴했던 센터 김수연을 다시금 복귀시켰다. 184cm의 장신 센터인 김수연은 박지수와 더불어 KB스타즈의 골밑을 든든히 지켜줄 백업 자원이다. 가장 큰 역할은 박지수의 휴식시간 보장으로 보이는데 경기당 10~15분만 버텨주더라도 팀 입장에서는 큰 도움이 될 전망이다. 여기에 슈팅력도 있고 골밑에서의 피딩 능력도 있는 선수인 만큼 KB스타즈 전력에 확실한 플러스 알파로서 제 몫을 할 것이다. 

③ 역시 관건은 에이스 박지수의 체력
KB스타즈 입장에서 첫째도 둘째도 신경 써야 할 것은 다름 아닌 박지수의 체력이다. 리그 3년차 밖에 안 되지만 명실상부한 에이스로 올라선 그의 컨디션 여부에 따라 팀의 성적이 좌우될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올해 박지수는 좀처럼 쉴 틈이 없었다. 시즌을 마친 뒤 휴가를 보내던 중 WNBA 라스베이거스 에이시스 입단이 결정됐고 큰 꿈을 이루기 위해 휴식을 마다하고 미국에서 리그를 소화했다. 이후에는 곧바로 대표팀에 차출돼 2018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에 참가했고 스페인에서 열린 FIBA 여자농구 월드컵에도 나섰다. 20대 초반의 젊은 나이라고 하지만 누가 봐도 컨디션 조절이 쉽지 않은 일정이다. 

이에 KB스타즈는 여자농구 월드컵을 마친 박지수에게 일본 전훈에 참가시키는 대신 휴가를 주어 국내에서 쉴 수 있게 배려했다. 쏜튼을 비롯해 강아정과 심성영 등 모든 선수들이 한데 모여 손발을 맞출 수 있는 시간이었지만 박지수가 체력을 회복하는 게 우선이라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안덕수 감독은 박지수의 컨디션에 대해 “지난 시즌 중반에도 미치지 못하는 몸 상태다. 비시즌을 힘들게 소화하다보니 체력이 많이 떨어져 있는 상태다. 하지만 갑자지 끌어올릴 수는 없으니 차근차근 올려나가고 있다. 그래도 기본 능력이 있는 선수인데다 팀 훈련을 하면서 경기 체력을 끌어올리고 있다. 쏜튼과의 손발도 맞춰가고 있고 1대1이나 속공 상황에서 트레일러로서의 가담 같이 자신이 할 수 있는 것들은 잘 해줄 것이라 생각한다”고 말했다. 

 

■ Comments

안덕수 감독 : 외국인선수로 국내 경험이 풍부한 카일라 쏜튼을 데려왔고 일본 전지훈련 기간에 동행시켜 국내선수들과 손발도 맞췄다. 쏜튼이 내외곽 플레이가 능하고 리바운드 후 빠른 트랜지션에도 능해 속공이 많이 늘었다. 박지수는 비시즌 동안 WNBA를 비롯해 국가대표로도 활동했기 때문에 아직은 체력이 많이 떨어진 상태다. 그렇다고 급하게 올릴 수 있는 것은 아니니 출전시간을 적절히 조절해주면서 차근차근 체력을 올릴 생각이다. 두 선수가 골밑에서 호흡을 맞춘다면 좋은 시너지효과가 날 것으로 기대한다. 

비시즌에 FA로 가드 염윤아를 데려왔고, 센터인 김수연도 팀에 복귀했다. 염윤아의 경우는 리딩은 물론이고 득점에서도 역할을 해줘야 하는데 아직 기존 선수들과 손발을 맞추는 단계다. 워낙 성실한 선수기 때문에 자신의 몫을 해줄 것이라 보고 있다. 김수연도 꾸준히 몸 상태를 끌어올리고 있는데 박지수의 백업 센터로서 역할을 해줘야 한다.  

재활 중이던 강아정도 팀에 합류해 훈련을 소화하고 있고 전체적으로 크게 부상인 선수는 없다. 다만 다 같이 손발을 맞춘 것이 한 달이 채 되지 않다는 게 걱정이지만 리그를 치르면서 나아질 것이라 기대하고 있다. 

벌써부터 우승후보로 꼽아주시는 분들이 많은데 이런 주위의 평가나 이야기보다는 우리의 플레이를 제대로 펼치는 것이 첫 번째라고 생각한다. 우리가 해야할 것을 정상적으로 하면서 정규리그를 잘 정리해 플레이오프를 치르려고 한다. 목표는 지난 시즌보다는 높은 자리에 올라가야하지 않나 생각한다. 매 경기 결승이라는 마음으로, 그리고 도전자의 입장에서 최선을 다하겠다. 

 

해당 기사는 <루키 더 바스켓> 2018년 11월호에 게재된 기사를 추가/각색했습니다.   

사진 = 이현수 기자 stephen_hsl@naver.com, KB스타즈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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