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루키 이승기 기자] 시리즈의 진짜 주인공은 따로 있었다.
 
골든스테이트 워리어스의 슈팅가드, 클레이 탐슨(23, 201cm)이 서부 컨퍼런스 2라운드 시리즈를 쥐락펴락하고 있다.
 
탐슨은 샌안토니오 스퍼스와의 2라운드 2차전에서 34점을 퍼부으며 팀 승리를 주도했다. 3점슛은 9개를 던져 8개나 적중시켰다. 8개는 골든스테이트의 프랜차이즈 신기록이다. 또, 전반에만 29점을 퍼부으며 팀에 62-43, 18점차 리드를 안겼다.
 
골든스테이트는 이후 리드를 잘 지켜 샌안토니오 원정 30연패 사슬을 끊었다. 골든스테이트가 샌안토니오 원정에서 승리를 거둔 것은 1997년 2월 14일 이후 처음이었다.
 
탐슨은 경기 후 인터뷰에서 "스테픈 커리와 함께 최선을 다해 플레이할 뿐"이라고 운을 뗀 뒤, "커리가 대활약하는 것은 많이 봤다. 그래서 이번에는 내가 활약할 때가 왔다고 생각했다"고 밝혔다. 샌안토니오의 그렉 포포비치 감독은 "커리와 탐슨이 경기마다 번갈아가며 터지고 있다"며 참담한 심정을 전했다.
 
이날 탐슨의 활약은 수비에서도 빛났다. 경기 최다인 무려 14개의 리바운드를 따냈다. 뿐만 아니라 샌안토니오의 공격 첨병, 토니 파커를 잘 수비하며 샌안토니오의 공격을 무력화했다.
 
지난 1차전도 마찬가지였다. 워리어스의 마크 잭슨 감독은 1차전에서도 탐슨이 파커를 막도록 했다. 파커는 탐슨의 수비에 봉쇄당하며 4쿼터 종료 4분여 전까지 12점에 그치는 부진을 보였다.
 
하지만 탐슨이 4쿼터 종료 3분 37초를 남기고 6반칙 퇴장 당하자 반전이 일어났다. 스퍼스가 16점차의 열세를 뒤집고 연장 승리를 따낸 것이었다. 파커는 탐슨의 수비에서 벗어나자 훨훨 날았다. 4쿼터 막판 4분여부터 2차 연장까지 16점을 쓸어담으며 역전승을 이끌었다.
 
탐슨은 "벤치에서 팀의 역전패를 지켜보는 것은 대단히 괴로운 일이었다"고 회고했다. 이어 "덕분에 (반칙 관리에 대해) 많이 배웠고, 내가 배운 것을 보여줘야겠다고 생각했다"고 덧붙였다. 탐슨은 2차전에서 세 개의 반칙만 범하며 파커를 잘 막아냈다.
 
잭슨 감독이 파커의 수비수로 탐슨을 붙이는 것은 간단한 이유에서다. 탐슨의 수비력이 커리보다 낫기 때문이다. 커리는 파커보다 공격옵션이 단조로운 대니 그린을 수비하면서 체력을 비축해 공격에 전념할 수 있다. 탐슨은 월등한 체격을 앞세워 파커를 몰아붙이고 있다.
 
스퍼스는 탐슨의 존재 때문에 커리를 겹수비할 수가 없다. 대신 카와이 레너드나 대니 그린 등이 1대1로 커리를 막는다. 이 경우 파커가 탐슨을 막게 되는데, 탐슨은 이때마다 미스-매치를 십분 활용하여 손쉬운 득점을 올리고 있다.
 
이처럼 탐슨은 스퍼스에게 공수 양면에서 골치를 안겨주고 있다. 앞으로 잭슨 감독이 탐슨을 어떻게 활용할지, 포포비치 감독은 어떤 대비책을 세울지, 양 팀 수장의 지략 대결에도 팬들의 관심이 모이고 있다.
 
한편, 적지에서 1승을 따내며 1승 1패를 만든 골든스테이트는 홈으로 돌아가 3, 4차전을 치른다. 양 팀의 3차전은 11일(한국시간) 오전 11시 30분에 펼쳐진다.
 

사진 제공 = NBA 미디어 센트럴
루키 이승기 기자(holmes123@hanmail.net)
저작권자 © ROOKIE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