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루키=박상혁 기자] 지난 시즌 4강에 오르며 시즌을 마친 안양 KGC인삼공사는 올 시즌을 앞두고 많은 변화를 겪었다. 시즌 중 트레이드를 통해 김민욱과 김기윤을 케이티로 보내는 대신 이재도와 김승원을 받아들였고, 비시즌에는 강병현과 이원대를 LG로 보내고 기승호와 배병준을 영입했다. 이외에 FA로는 박형철을 영입하는 등 선수 구성에 많은 변화가 있었다. 

외국선수 역시 새로운 얼굴들이 가세한 것을 고려했을 때 양희종과 오세근 정도를 제외한 주전 라인업이 거의 모두 바뀌었다고 봐도 무방하다. 이런 변화 속에 김승기 감독은 올 시즌의 목표를 현실적으로 6강 진출로 설정했다. 눈앞의 성적보다는 새로운 선수들이 KGC인삼공사의 팀 컬러에 녹아들고 부상 후유증에 시달리는 기존 선수들이 제 컨디션을 회복하기 위한 충분한 시간을 고려한 결정이다. 

하지만 김승기 감독은 올 시즌을 포기한다는 말도 하지 않았다. 시즌 중반 새로운 선수들이 팀플레이에 적응하고 조직력이 갖춰지는 시점이 되면 6강 이상을 노릴 수도 있다는 속뜻을 내비치기도 했다. 

■ 2017-18 REVIEW 
① 우승 후유증에도 일군 3년 연속 4강 진출

KGC인삼공사는 2016-2017시즌 우승이라는 달콤한 결과물을 내기도 했지만 기쁨은 잠시였다. 우선 우승 직후 나란히 FA 자격을 얻은 이정현과 오세근의 잔류가 큰 숙제였다. 결국 센터인 오세근을 잡는 데는 성공했지만 슈터 이정현이 FA 시장에 나서게 됐고 이는 KGC인삼공사의 외곽 공격력 약화로 이어졌다. 여기에 단신 외국선수로 팀에 활력을 불어넣던 키퍼 사익스마저 시즌 직전 터키 리그행을 결정하면서 공백이 생겼다. 

결과론적으로 우승을 일군 베스트 5중에 두 명이 빠져나갔다. 남게 된 양희종과 오세근, 데이비드 사이먼도 크고 작은 부상과 후유증으로 고생 아닌 고생을 해야 했다. 오세근은 비시즌 동안 재활에만 매진해야 했고 양희종 역시 경기에 나서긴 했지만 크고 작은 부상에 시달려야 했다. 사이먼이 그나마 좋은 컨디션을 유지했지만 혼자서 모든 걸 감당하기에는 역부족이었다. 그나마 시즌 중반부터 오세근이 제 몫을 해내고 케이티와의 트레이드로 이재도와 김승원을 데려오면서 득점력과 높이를 보강한 데 이어 슈터 전성현이 팀의 새로운 득점원으로 올라서면서 정규리그 5위와 4강 PO 진출까지 이룰 수 있었다. 

하지만 오세근이 부상으로 나서지 못하는 빈자리를 메우지 못하면서 KGC인삼공사는 4강에서 원주 DB에 3연패를 당하며 시즌을 마감했다. KGC인삼공사로서는 4강에 오르며 디펜딩 챔피언의 자존심을 어느 정도 세웠지만 마지막 한 고비를 넘지 못한 아쉬운 시즌이었다. 

② 결국은 극복하지 못한 외곽 공격력 부재 
지난 시즌을 앞두고 이정현과 사익스의 공백이 생기면서 가장 큰 숙제로 부각된 것은 외곽 공격력과 속공이었다. 당장 이정현의 부재로 KGC인삼공사는 공격력 부재에 시달려야 했다. 외곽에서 시원시원한 3점슛으로 공격의 물꼬를 터주던 이정현과 파워풀한 속공으로 팀에 활기를 불어넣던 사익스의 공백은 생각보다 컸다. 

김승기 감독은 사익스 대신 마이클 이페브라를 데려와 득점 공백을 메우려 했으나 정작 이페브라는 시즌 개막 후 상대의 집중적인 견제와 컨디션 난조에 시달리며 저조한 득점력을 보였다. 돌파 능력이 없는 이페브라는 슛이 말을 듣지 않자 순식간에 기대주에서 팀의 계륵이 돼버렸다. 결국 KGC인삼공사는 이페브라를 큐제이 피터슨으로 바꿨으나 피터슨 역시 원하는 만큼의 시원시원한 경기력을 보이지는 못했다. 무엇보다 경기력의 기복이 크다는 것이 단점이었다. 

이러면서 상대팀들의 수비는 오세근과 사이먼이 지키는 골밑으로 집중됐고 이런 견제 속에 오세근이 급기야 부상과 높은 피로도를 호소하며 경기에 나서지 못하는 상황에까지 이르렀다. 이전 시즌 내외곽에서 조화를 이루던 때와는 180도 다른 상황이 전개된 것. KGC인삼공사로서는 외곽 공격력 부재가 뼈아프게 다가온 시즌이었다. 

■ 2018-19 POINT 
① 기대를 모으는 매킨토시, 테일러는 결국 교체

팀의 상징과도 같던 데이비드 사이먼이 KBL의 신장제한 규정에 걸리면서 결국 KGC인삼공사는 새로운 외국선수를 선발해야 했다. 이런 과정 속에 구단에 선발된 선수들이 미카일 매킨토시(195.1cm)와 마이클 테일러(185.6cm). 그러나 테일러는 개막을 맞이하기도 전에 랜디 컬페퍼(178.4cm)로 교체됐다. 

이름부터 남다른 매킨토시는 신장은 장신 외국선수치고 작은 195.1cm지만 다재다능한 선수로 알려져 있다. 김승기 감독은 “이 선수가 갖고 있는 재능이 많다. 슛, 패스, 로우 포스트 플레이도 할 줄 아는 선수다. 또 속공 전개에서 잘 치고 나가는 능력도 있다. 내외곽을 고르게 할 수 있어서 많은 기대를 걸고 있다”라고 설명했다. 

과거 한 차례 KGC인삼공사의 유니폼을 입었던 테일러는 좋지 않은 무릎 상태로 인해 결국 팀을 떠나게 됐다. 그를 대신해 새롭게 팀에 합류한 선수인 컬페퍼는 득점뿐만 아니라 수비에서도 두각을 드러내는 선수. 김승기 감독은 그에 대해 “키퍼 사익스와 비슷한 유형의 선수라고 보면 된다”고 설명했다. 

② 팀의 버팀목, 양희종과 오세근의 건강 유지가 관건 
KGC인삼공사의 구심점이자 주축 역할을 하는 선수를 꼽으라면 당연히 주장인 양희종과 센터 오세근이다. 양희종은 코트 위의 정신적 지주로 궂은일과 수비를 아끼지 않고 있고 오세근은 팀의 골밑을 튼튼히 지키는 듬직한 빅맨이다. 실제로 KGC인삼공사는 두 선수가 코트 위에 있느냐 없느냐에 따라 경기력 차이가 많이 나는데 특히 선수 구성에 많은 변화가 있는 올 시즌으로서는 두 선수의 존재가 그 어느 때보다 중요하게 다가온다. 

양희종은 그나마 부상에서 조금씩 회복돼 경기에 나서고 있다. 일본 전훈 기간 중에는 처음이라 어수선한 팀 분위기를 잡기 위해 본인이 자청해 많은 출전시간을 뛰기도 했다. 문제는 오세근이다. 골밑에서 여러 외국선수들과 몸싸움을 하다 보니 시즌이 끝나면 항상 치료와 재활에 매달려야 한다. 시즌 개막이 얼마 남지 않은 9월말 현재에도 완치가 되지 않아 재활을 하고 있다. 

김승기 감독은 “일본에 가서도 게임을 많이 뛰지 못했다. 경기당 5분 정도 밖에 뛰지 못했는데 지금 몸 상태가 그렇다. 그래도 농구를 잘 알고 하는 선수라 큰 걱정은 안 하지만 무릎 상태가 안 좋다 보니 선수가 많이 힘들어한다. 이런 가운데서도 본인은 꼭 게임을 뛰고 싶어하는 데 현재 상황으로는 개막전에 정상은 아니더라도 뛸 수는 있지 않을까 생각한다”라고 말했다.

③ 젊은 선수들의 성장에 기대를 건다
KGC인삼공사에는 현재 양희종과 오세근 정도를 제외하면 주축 국내 선수들이 대거 개편됐다. 지난 시즌 주전 슈터로 성장한 전성현과 주축 가드로 활약하던 이재도가 나란히 상무에 입대했고 베테랑 슈터 오용준도 FA 자격을 얻어 현대모비스로 떠났다. 강병현과 이원대도 2대2 트레이드를 통해 LG 유니폼을 입었다. 대신 기승호와 배병준, 박형철 등이 새롭게 가세했는데 김승기 감독은 이런 점을 고려해 올 시즌에는 식스맨과 벤치 멤버들의 기량 향상에 초점을 맞추겠다고 밝혔다. 

그는 “선수 구성이 많이 바뀌었다. 이 선수들이 우리 팀 농구를 이해하고 적응하려면 시간이 필요하다. 또 궁극적으로 팀의 미래를 위한다는 차원에서도 젊은 선수들이 성장할 필요가 있다. 기승호와 한희원, 김승원, 김철욱, 김윤태 등이 성장해 주전들과의 차이를 줄여줘야 한다. 그런 면에서 올 시즌은 성적도 성적이지만 젊은 선수들의 기량 향상에 포커스를 맞추고 시즌을 운영하려고 한다”고 했다.

■ Comments

김승기 감독 : 최근 두 시즌을 거치면서 선수들이 많이 빠졌다. 양희종과 오세근 빼고는 거의 다 바뀌었다고 보면 되는데 그만큼 전력이 약해진 측면이 있다. 그래서 올 시즌은 눈앞의 성적보다는 긴 안목으로 선수들의 성장에 초점을 두고 임할 생각이다. 일본 전지훈련을 통해서 새로 온 선수들의 성향을 파악하고 팀 패턴에 적절히 투입하는 것을 고려하고 있다. 물론 선수들의 장점에 맞춰 팀 전술에 약간의 변화를 꾀하고 있는 것도 있다. 

국내선수 건 외국선수 건 마찬가지인데 지금까지 해왔던 것에서 좋은 것을 가져가고 나쁜 것은 버리는 과정이다. 기승호는 워낙 잘하는 선수기 때문에 어떤 성장을 기대하기보다는 자신감을 갖고 자신이 가진 기량을 자유롭게 펼칠 수 있게 해주려고 한다. 이외 배병준이나 김철욱, 한희원, 김윤태 등은 자신감을 물론이고 지금보다 더 성장을 해야 한다. 사실 이런 것들이 쉬운 것은 아니지만 꾸준히 시도할 생각이다. 

외국선수는 매킨토시는 내외곽을 오가며 잘 해줄 것이라 기대하고 있다. 선수 구성이 많이 바뀌었지만 KGC인삼공사만의 빠른 농구, 재밌는 농구는 변함없이 추구할 생각이다. 우승후보로는 현대모비스와 SK, KCC 등 3팀 정도로 생각하고 나머지 팀들은 백중지세 같다. 우리는 젊은 선수들이 한 단계 성장하고 오세근이 컨디션을 회복한다면 해볼만하다. 일단 현실적인 목표는 6강을 잡았는데 앞서 언급한 국내선수들이 성장한다면 그 이상도 노려볼 생각이다. 

해당 기사는 <루키 더 바스켓> 2018년 10월호에 게재된 기사를 추가/각색했습니다. 

사진 = KBL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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