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루키=박상혁 기자] 현대모비스가 달라졌다. 화려한 공격 대신 꽉 짜여진 수비농구를 메인 컬러로 하던 팀이 지난 시즌부터 변신했다. 수비를 기본적으로 하면서 다득점을 노리는 공격농구로 변신을 시도한 것이다. 

그리고 이런 흐름은 올 시즌에도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 외국선수에 리바운드에 이은 트랜지션이 가장 빠른 라건아가 영입됐고 단신 외국선수로 선발된 섀넌 쇼터 역시 검증된 스코어러다. 여기에 외곽에서는 한 방을 터트려줄 문태종과 오용준이 가세했다. 재활 중인 센터 이종현과 슈팅가드 이대성도 컨디션을 회복해 다가오는 시즌에 제대로 된 한 방을 보여줄 기세. 기존의 양동근, 함지훈 등과 함께 약점이 없는 선수 구성을 보인 현대모비스는 다가오는 시즌 빠른 공격농구로 우승컵을 가져온다는 야망을 숨기지 않고 있다.

 

■ 2017-18 REVIEW 

① 수비농구에서 공격농구로의 새로운 변신

지난 2017-2018시즌 울산 현대모비스는 기존과는 다른 팀 컬러를 선보였다. 이전까지 현대모비스는 실점을 최대한 줄이고 속공이나 패턴에 따른 확실한 공격이 아니면 공격 횟수를 늘리지 않는 다소 지나칠 정도로 수비를 강조하는 수비 농구를 펼쳐왔다. 이것은 현대모비스에게 6번의 리그 우승이라는 달콤한 결과물을 가져다주기도 했지만 팬들의 관심과 흥미를 떨어뜨리는 스타일의 농구라는 양면성을 지니기도 했다. 

하지만 지난 시즌부터 현대모비스는 팀 컬러에 변화를 줬다. 수비에 더 많은 신경을 썼던 팀 컬러를 바꿔 다득점이 가능한 스타일의 농구를 펼쳤다. 적극적인 외곽슛 뿐 아니라 빠른 공격으로 공격 횟수 자체를 늘리는 방법을 택했다. 미국에서 돌아온 이대성이 전방위에서 공격을 시도했고 외국선수였던 레이션 테리 역시 물 만난 고기처럼 득점을 쏘아 올렸다. 이는 기록으로도 나타난다. 2016-2017시즌까지만 해도 팀 득점이 평균 74.6점으로 10개 구단 중 가장 적은 수치를 기록했던 현대모비스는 2017-2018시즌에는 84.9점을 기록하며 10.3점이나 높은 기록을 올렸다. 지난 시즌 전 팀 득점 평균 5.0점 이상을 높이려던 목표 이상을 달성한 셈이다. 

② 이종현의 예상치 못한 부상에 주저앉은 시즌

지난 시즌 현대모비스는 공격농구로 변신하며 정규리그를 4위로 마치고 6강 플레이오프에 진출했다. 미국 무대에 도전했던 이대성이 12월에 복귀하고 KCC에서 영입한 박경상이 팀에 녹아들면서 빠른 속공과 외곽 공격이 가능해 6강 그 이상을 바라보기에도 충분했다.

하지만 빅맨 이종현이 정규리그 막바지인 2월 아킬레스 건 파열 부상을 당해 시즌 아웃 판정을 받으며 부침을 겪었다. 남은 정규리그는 함지훈이 이종현의 공백을 메우며 골밑에서 버텼지만 플레이오프가 문제였다. 하필 맞닥뜨린 상대가 오세근과 데이비드 사이먼이 버티는 KGC인삼공사였기 때문.

테리와 마커스 블레이클리 등 외국선수들이 높이가 낮거나 외곽 타입의 선수였기 때문에 그동안 현대모비스의 골밑은 이종현 혼자 지켰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었다. 그런데 이런 역할을 해줄 이종현이 부상으로 빠지면서 현대모비스의 골밑은 약해질 수밖에 없었고 결국 6강에서 KGC인삼공사에게 1승 3패로 패하며 무너지고 말았다. 이때 만약 이종현이 건재했다면 현대모비스는 4강 그 이상의 냈을 지도 모르는 일이다. 유재학 감독 역시 KGC인삼공사와의 경기 직후 “한창 올라오던 이종현이 다친 게 아쉽다"라고 말했을 정도다. 

 

■ 2018-19 POINT 

① 든든한 라건아 컴백, 득점력을 겸비한 쇼터 

현대모비스는 올 시즌을 같이 할 외국선수에 장신에는 라건아(199cm), 단신 선수로는 섀넌 쇼터(29, 185.9cm)를 선발했다. 라건아는 더 이상의 설명이 필요 없는 KBL 최고의 외국선수. 더구나 현대모비스와는 한국 무대에서의 시작을 같이 했으며 유재학 감독의 조련 하에 3년 연속 우승을 차지했던 좋은 기억도 있다. 199cm의 신장에 리바운드와 블록, 골밑슛 등 포스트 플레이에서 발군의 기량을 갖고 있으며 빠른 속공 가담에도 능하다. 에너자이저와 같은 지칠 줄 모르는 체력은 이런 플레이가 오랜 시간 코트에서 가능하게 하는 원동력이기도 하다. 

섀넌 쇼터 역시 가드로 동료들의 찬스를 살피는 이타적인 플레이를 펼치며 내외곽에서 득점이 가능한 선수다. 국내외에서의 연습경기와 마카오에서 열린 터리픽 12 대회를 통해 조직력을 맞췄으며 경기력에서도 어느 정도 합격점을 받았다. 유재학 감독 역시 여러 매체를 통해 “외국선수가 안정적이다. 그래서 편안하다. 다른 팀 선수를 봐야겠지만, 근래 들어 외국선수가 안정적이다. 라건아도 그렇고, 쇼리(섀넌 쇼터)는 인성이 좋고, 열심히 하고 몸 관리도 잘한다. 특출난 것은 없지만 두루두루 다 한다. 동료들과 잘 어울린다”고 말할 정도다. 여기에 현대모비스는 라건아의 대표팀 차출에 대비해 195.8cm의 센터 DJ 존슨도 선발하며 올 시즌 외국선수 구성을 마쳤다. 

 

② 아킬레스 건 부상 이겨낸 이종현이 돌아온다

지난 2월 왼쪽 아킬레스건 파열로 코트를 떠났던 센터 이종현의 모습을 올 시즌 코트에서 볼 수 있을 전망이다. 이런 기적적인 재활 페이스에 선수 본인은 물론이고 현대모비스 역시 활짝 웃고 있다. 현대모비스 측은 이종현이 약 6개월간의 혹독한 재활을 거쳐 9월말부터 정상적인 훈련을 소화하고 있다고 했다. 

유재학 감독은 "이종현의 몸 상태가 좋아 정말 다행이다. 주치의의 소견 뿐만 아니라 연습을 통한 수차례의 몸 상태 체크에서도 전혀 이상이 없다. 이종현 본인은 부상전보다 몸 상태, 특히 발목 상태가 더 좋아졌다고 한다. 개막전에도 뛴다. 다쳤을 당시만 해도 나도 눈앞이 캄캄했는데 (이)종현이가 정말 잘 해줬다. 이를 악물고 버틴 결과"라고 했다.

이종현은 9월말 마카오에서 열린 터리픽12에 참가해 올 시즌 자신의 새로운 골밑 파트너인 라건아와 함께 골밑 플레이를 펼쳤다. 라건아의 존재만으로 지난 시즌과 달리 골밑 수비와 리바운드에 대한 부담이 상당히 줄어들었기 때문에 막 회복 단계에 들어선 이종현으로서는 시즌 초반 자신의 컨디션을 끌어올릴 수 있는 절호의 기회다. 그리고 이종현이 제 컨디션을 100% 회복한다면 라건아와 함께 지키는 현대모비스의 골밑은 KBL 10개 구단 중 최강이 될 가능성이 충분하다. 

 

③ 장기 레이스, 식스맨들이 해줘야 한다

현대모비스는 비시즌 동안 많은 선수 보강을 했다. FA로 슈터인 문태종과 오용준을 영입했고 삼성으로부터 김태형도 영입했다. 또 신인으로 이민영과 손홍준, 김윤 등을 선발하며 선수 구성을 다양화했다. 그리고 현대모비스는 비시즌 동안 양동근과 함지훈 등 기존 전력 외에 앞서 언급한 이들 준척급 및 신인들의 경기력 향상을 위해 온 힘을 쏟았다. KGC인삼공사에서 팀을 옮긴 오용준은 비시즌 동안 슈팅 감각을 끌어올렸고 센터 김동량 역시 연습경기 내내 주전 센터로 활약하며 경기력을 올렸다. 

유재학 감독은 “지난 시즌과 마찬가지로 올 시즌 역시 우리는 공격농구로 가려고 한다. 장기 레이스에서 우리의 농구를 펼치기 위해서는 양동근과 함지훈, 이종현, 라건아, 쇼터 같은 주전들 외에 백업 멤버들이 잘 해줘야 한다. (문)태종이나 (오)용준이, (이)대성이, (김)동량이 같은 선수들이 제 몫을 해줘야 우리의 플레이를 펼칠 수 있다. 태종이는 이름값 그대로 제 몫을 하고 있고 용준이는 우리 팀에 와서 최근 슈팅이 늘었다. 동량이도 비시즌 동안 연습경기에서 기량이 올라와서 기대를 많이 하고 있다”고 말했다. 

 

■ Comments

유재학 감독 : 시즌 준비라고 특별할 것 없이 늘 하던 데로 하고 있다. 다만 외국선수들이 새로 합류해 기존 국내 선수들과 손발을 맞추는 것, 그리고 부상당한 이종현이나 이대성이 재활에서 완벽히 복귀하는 것에 포커스를 맞추고 있는 것이 예년과는 조금 다른 점이다. 그 외에는 똑같다. 새롭게 외국선수로 가세한 섀넌 쇼터는 포인트가드와 슈팅가드를 소화할 수 있어 뽑았다. 외국선수다보니 공격 빈도가 많은 건 어쩔 수 없지만 볼 소유시간이 다소 긴 모습이 있어 다듬어야 할 것 같다. DJ 존슨은 샐러리캡 안에서 선발할 수 있는 선수들 가운데서는 그나마 나은 선수다. 군말 없이 지시에 잘 따르고 열심히 하는 선수를 골랐는데 아직 스타일이나 경기력까지는 좀 더 지켜봐야할 것 같다. 

올 시즌을 앞두고 선수 구성에 다소 변화가 있었다. 군입대한 전준범의 공백을 메우기 위해 한 방이 있는 문태종과 오용준을 데려왔는데 책임감 있게 잘 해줄 것이라 믿는다. 우리는 지난 시즌과 마찬가지로 공격적으로 나가려고 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양동근과 함지훈 같은 주전 멤버들 외에 오용준과 문태종, 이대성, 김동량 같은 선수들이 잘해줘야 한다. 이종현이 부상에서 복귀할 때까지는 동량이가 잘 버텨줘야 하고 또 종현이가 복귀해서도 해줘야할 몫이 있다. 최근에 연습경기를 통해 기량이 올라온 만큼 기대를 하고 있다.

그동안 늘 시즌 목표를 6강이라고 말했지만 올해는 챔피언결정전에 가는 게 목표다. 다만, 다른 팀 전력이 어떨지 몰라서 조심스럽긴 하지만 일단 챔프전 진출을 목표로 나서겠다. 

 

해당 기사는 <루키 더 바스켓> 2018년 10월호에 게재된 기사를 추가/각색했습니다. 

사진= KBL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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