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루키 오언석 기자] 노장은 죽지 않는다!
오클라호마시티 썬더의 베테랑 가드, 데릭 피셔(38, 185cm)가 경험의 힘을 보여주고 있다.
피셔는 6일(한국시간) 열린 2012-13시즌 플레이오프 컨퍼런스 세미-파이널 1차전 멤피스 그리즐리스와의 경기 막판, 좋은 수비로 팀 승리를 견인했다.
경기 종료 17.9초 전, 멤피스의 마이크 콘리는 돌파를 시도했다. 피셔는 노련하게 뒤에서 공만 쳐냈다. 루즈볼을 잡은 케빈 듀란트는 그대로 공을 몰고가 91-90 역전 득점을 해냈다. 오클라호마시티가 승기를 잡는 순간이었다. 피셔는 이날 8점 1스틸을 기록하며 팀 승리에 일조했다. 3점슛은 세 개를 시도해 2개를 적중시켰다.
고무적인 것은 최근 피셔가 이번 플레이오프에서 꾸준히 활약하고 있다는 것이다. 피셔는 휴스턴 로케츠와의 1라운드 4차전에서 3점슛 5개 중 4개를 성공시키며 12점을 올렸다. 6차전에서는 3점슛 5개를 던져 4개를 넣으며 11점 4리바운드 2스틸을 기록했다.
시즌 초반만 하더라도 피셔는 무직 신세였다. 11월 말이 되어서야 댈러스 매버릭스와 109만 달러에 단년 계약을 맺었다. 하지만 아홉 경기만 뛰고 방출되는 수모를 겪었다.
또 다시 무직이 된 피셔에게 구원의 손길을 내민 것은 오클라호마시티였다. 2월 말, 피셔는 오클라호마시티와 시즌 잔여 계약을 맺은 덕에 선수생활을 이어갈 수 있게 되었다.
피셔는 지난 시즌 오클라호마시티 소속으로 뛰며 어린 선수들에게 경험을 전수해준 바 있다. 오클라호마시티는 이번 시즌에도 피셔의 경험이 어린 선수들에게 도움이 될 것으로 보고 계약한 것으로 추정된다.
하지만 피셔는 시즌 내내 비판의 눈에서 자유롭지 못했다. 장기인 슛은 번번이 림을 외면했고 수비에서 특히 문제점을 많이 노출했기 때문이다.
팬들은 피셔를 중용하던 스캇 브룩스 감독마저 비판하며 성토의 목소리를 높였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브룩스 감독은 꿋꿋이 피셔를 기용했다. 그 결과, 믿음의 효과가 이번 플레이오프에서 잘 나타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오클라호마시티는 러셀 웨스트브룩의 이탈로 인해 위기를 맞은 상태다. 선수 인생 마지막 도전에 나선 피셔를 지켜보도록 하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