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BA의 미래는 우리 것!
주목할 만한 영건들
농구선수의 최고 전성기는 28세~32세라는 것이 중론이다. 신체적인 완성은 물론, 많은 경험이 쌓이게 되는 시기이기 때문이다. 현재 리그에서 가장 잘 나가는 슈퍼스타급 선수들 역시 1982년에서 1986년 사이에 출생한 선수들이 주를 이룬다. 그렇다면 2020년 이후 리그를 지배할 선수들로는 누가 있을까? 리그에서 가장 어린 유망주들인 1990년 대생 선수들을 살펴보면 어느 정도는 해답을 찾을 수 있을 것이다. 『루키』가 선정한 전도유망한 6명의 영건들을 만나보자.
( ※ 시즌 기록은 정규리그 종료 후 기록으로 수정했습니다.)
글ㆍ염용근 사진ㆍNBA 미디어 센트럴

카이리 어빙ㆍ클리블랜드 캐벌리어스
생년월일 1992년 5월 23일
포지션 포인트가드
2012-13시즌 평균 22.5점, 3.7리바운드, 5.9어시스트, 1.5스틸, FG 45.2%, 3P 39.1%
카이리 어빙은 데뷔 2년차에 이미 올스타에 선정되었을 정도로 실력과 인기를 동시에 인정받고 있다. 2011년 드래프트 전체 1순위로 뽑힌 이후 데뷔 시즌 신인왕을 수상했고 올-루키 팀에도 이름을 올렸다. 르브론 제임스가 떠난 이후, 클리블랜드 캐벌리어스가 내세울 수 있는 새로운 프랜차이즈 스타임은 두 말 할 나위가 없다.
어빙은 대단히 공격적인 선수다. 빠른 스텝과 변칙적인 리듬을 통해 손쉽게 돌파를 성공시킬 뿐만 아니라 외곽슛도 정교하다(통산 3점슛 성공률 40.7%). 특히 4쿼터만 되면 불타오르는 승부사 기질이 다분한데 리빌딩 팀의 리더로 나서기에 부족함이 없다. 어빙은 동부 컨퍼런스에서 4쿼터 평균 득점 1위에 올라 있다.
게임 리딩, 수비력이 다소 부족하지만 이제 2년차에 불과한 만큼 크게 걱정할 수준은 아니다. 다만 몸관리는 좀 더 신경을 써야 한다. 고작 2년차 선수가 벌써 부상으로 27경기를 쉬었다. 올스타 이상의 선수로 성장하기 위해선 ‘유리몸’ 이미지를 하루 빨리 불식시켜야 할 것으로 보인다.

즈루 할러데이ㆍ필라델피아 76ers
생년월일 1990년 6월 12일
포지션 포인트가드
2012-13시즌 평균 17.7점, 4.2리바운드, 8.0어시스트, 1.6스틸, FG 43.1%, 3P 36.8%
1990년생인 즈루 할러데이는 이른 나이에 프로 생활을 시작했다. 1990년생이지만 벌써 리그 4년차 베테랑으로 활약하고 있다.
드래프트 당시만 하더라도 필라델피아의 도박이라는 평가가 주를 이뤘다. 하지만 이는 기우에 불과했다. 어엿한 올스타에다 평균 1,100만 달러의 연봉을 받는 에이스로 거듭나기에 이르렀다. 어린 나이에 프로 행을 택한 선수에게나, 그를 뽑은 팀에게나 모두 윈-윈이 된 선택인 셈이다.
할러데이는 장기계약을 체결한 이번 시즌, 일취월장한 기량을 자랑하고 있다. 동료들의 움직임을 파악하는 시야가 한층 넓어졌고 슛 정확도도 몰라보게 좋아졌다. 가끔 어이없는 실책으로 덕 콜린스 감독 이마를 찌푸리게 만들기도 하지만 아직 23살의 어린 선수인 만큼 발전의 여지는 충분하다.
이대로만 순조롭게 성장한다면 어빙, 월, 데릭 로즈 등과 함께 동부 컨퍼런스를 대표하는 포인트가드로 성장할 수 있을 것이다.

그렉 먼로ㆍ디트로이트 피스톤스
생년월일 1990년 6월 4일
포지션 센터
2012-13시즌 16.0점, 9.6리바운드, 3.5어시스트, 1.3스틸, 0.7블록슛, FG 48.6%
성장세가 다소 주춤하긴 했지만 그렉 먼로는 가장 높은 완성도를 자랑하는 유망주 빅맨으로 꼽힌다. 데뷔 시즌 올-루키 팀에 선정되었고 디트로이트의 지명을 받은 후 32경기 만에 주전을 차지하는 등 가파른 성장세를 보였다. 이제는 팀 핵심 선수로 발돋움하며 벤 월라스, 라쉬드 월라스가 떠난 디트로이트의 골밑 지킴이로 자리매김했다.
먼로는 미드레인지 점프슛과 더불어 다양한 피벗 플레이를 소화할 수 있는 개인기, 원활한 패싱 능력까지 다양한 공격 재능을 갖췄다. 부족한 운동능력 탓에 터프한 매치업을 상대로는 종종 약점을 보이는데 이는 보완이 필요한 대목.
1993년생 신인이자 동료 빅맨 안드레 드루먼드가 무럭무럭 성장한다면 골밑 부담이 훨씬 줄어들 것이다. 동시에 4번으로 변신해 새로운 도전에 나설 여지도 있다. 그가 지난 드래프트에서 구단에 드루먼드의 픽을 권유한 이유이기도 하다.
1990년 이후 출생한 NBA 빅맨들 중 먼로만큼 팀에서 확고한 입지를 다지고 있는 선수도 없다. 디트로이트가 동부 컨퍼런스의 강호로 거듭나는 날이 온다면 그 중심에는 먼로가 있을 것이다.

폴 조지ㆍ인디애나 페이서스
생년월일 1990년 5월 2일
포지션 스몰포워드
2012-13시즌 평균 17.4점, 7.6리바운드, 4.1어시스트, 1.8스틸, FG 41.9%, 3P 36.2%
포지션 경쟁자의 장기 부상은 유망주의 성장에 지대한 영향을 끼치는 경우가 많다. 어린 선수에게 가장 필요한 출전시간과 경험이라는 자양분을 공급해주기 때문이다. 팀 입장에서는 아쉬운 일이겠지만 유망주의 성장 측면에서는 기대 이상의 결과를 끌어낼 수도 있다.
폴 조지의 이번 시즌 맹활약에는 팀 내 포지션 경쟁자이자 에이스인 대니 그레인저의 부상이 큰 배경으로 작용했다. 조지의 역할이 크게 늘어났으니 말이다. 그레인저를 대신해 에이스 롤을 맡은 조지는 팀의 기대에 완벽하게 부응하며 생애 첫 올스타에 뽑히는 영광까지 누렸다. 여기에 인디애나는 동부 지구 2위를 달리며 레지 밀러 시대 이후 가장 훌륭한 시즌을 보내고 있다.
코트 어디에서나 득점포를 터뜨릴 수 있는 긴 슛 거리와 동 포지션 대비 최고 수준의 리바운드 능력, 탁월한 시야와 신체조건을 활용한 스틸까지 무엇 하나 빠지는 부분이 없다. 원래 장기였던 수비력은 다소 헐거워졌지만 평균 이상의 수비수임은 분명하다.
이번 시즌 조지의 활약이 얼마나 대단했는지는 프랜차이즈 스타인 그레인저의 입지가 불안해졌다는 사실만 봐도 쉽게 알 수 있다. 그레인저는 복귀 이후 다시 쓰러졌다. 그래도 페이서스 팬들의 눈빛엔 불안함이 없다. 페이서스의 새로운 에이스, 폴 조지 덕분이다.

데미안 릴라드ㆍ포틀랜드 트레일 블레이저스
생년월일 1990년 7월 5일
포지션 포인트가드
2012-13시즌 평균 19.0점, 3.1리바운드, 6.5어시스트, 0.9스틸, FG 42.9% 3P 36.8%
포지션 포인트가드
2012-13시즌 평균 19.0점, 3.1리바운드, 6.5어시스트, 0.9스틸, FG 42.9% 3P 36.8%
이번 시즌 가장 강력한 ‘올해의 신인’ 후보. 대학 4년을 모두 보내고 온 탓에 포지션 경쟁자인 존 월, 즈루 할러데이와 나이가 같은 ‘노땅 신인’이다. 물론, 대학에서 보낸 4년이 자신의 실력을 갈고 닦는데 있어 귀중한 시간으로 작용했지만 더 이상 성장할 여지가 없다는 시선도 적지 않았다.
하지만 데미안 릴라드는 이러한 시선이 틀렸음을 제대로 입증해내고 있다. 서부 컨퍼런스 ‘이 달의 신인’을 모조리 독식하며 사실상 신인왕 수상을 굳혔다. 릴라드는 신인 같지가 않다. 과감한 돌파와 정확한 중거리 슛을 통해 팀 공격을 이끌다가도 어느 사이 침착한 리딩으로 팀원들을 조율한다. 공격형 1번이지만 포인트가드의 본분을 잊지 않는 셈.
변변한 백업이 없어 평균 38.5분을 소화하고 있지만 후반기 들어서도 전혀 페이스가 떨어지지 않았다. 그만큼 시즌 준비를 잘해왔다는 뜻. 차세대 포인트가드들은 대체로 공격 부문에서 높은 점수를 받고 있다. 릴라드 역시 수비보다는 공격에 재능이 치우쳐 있다. 평균 이하인 수비력만 보강한다면 리그를 대표하는 포인트가드로 성장할 수 있을 것이다.

카와이 레너드ㆍ샌안토니오 스퍼스
생년월일 1991년 6월 29일
포지션 스몰포워드
2012-13시즌 평균 11.9점, 6.0리바운드, 1.7스틸, FG 49.4%, 3P 37.4%, FT 82.5%
여타 대형 유망주들이 리빌딩 팀에서 에이스 역할을 맡으며 주목받고 있는데 반해 카와이 레너드는 우승권 팀의 주요선수로 각광받고 있다. 샌안토니오 스퍼스 특유의 시스템 농구에 적응한 우수한 BQ와 탁월한 수비력, 대학 시절보다 오히려 더 좋아진 슈팅 능력 등은 레너드가 향후 루올 뎅, 테이션 프린스 같은 다재다능한 선수로 성장할 수 있을 것이라는 의견에 힘을 보탠다. 여기에 레너드는 그렉 포포비치 감독이 실로 오랜만에 로터리 픽에서 콕 집어 선택한 선수다. 그만큼 팀이 거는 기대가 대단히 높다.
스퍼스가 올 시즌 우승으로 향하는 길목에서 만날 팀과의 성패는 레너드의 활약에 달려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팀에 부족한 젊음과 운동능력, 다재다능함을 갖춘 영건이기 때문이다.
롤 플레이어라는 이미지에 가려져 있지만 레너드는 준수한 운동능력과 빠른 기동력까지 보유하고 있다. 올 시즌은 물론, 스퍼스의 미래에 있어 가장 중요한 조각으로 자리매김한 그의 활약을 지켜보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