①편에 이어... 

[루키=최기창 기자] 점심 식사 후 잠시 낮잠을 잔 뒤 본격적인 오후 훈련이 진행됐다. 시작은 역시 스트레칭. 신한은행 선수단은 스트레칭 이후 본격적인 농구 훈련을 진행했다.

“한 번 제쳤으면, 기다려줘야지!”
스트레칭 이후 가장 먼저 진행한 것은 스텝 훈련이었다. 다양한 기구들을 바닥에 놓고 다양한 스텝을 통해 몸을 풀었다. 한창 훈련을 하는 중에 김아름이 다가왔다. 그는 “왜 토킹을 안 하느냐”고 나무란 뒤 “일일 체험을 하는 만큼 실제 ‘토킹’을 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흔히 말해 운동마다 외치는 “파이팅!”, “좋아!” 이런 것들을 선수들처럼 외치라는 소리였다. 

“입이 떨어지지 않을 만큼 힘들다”고 말하고 싶었지만, 주눅이 들었다. 결국 선수들처럼 파이팅을 외치며 “좋아!”라고 소리쳤다. 손뼉도 힘껏 쳤다. 그러나 선수들 눈에는 맘에 들지 않은 모양이다. 옆에 있던 양지영이 “더 크게 하셔야 한다. 이렇게 작게 외치면 우리는 혼난다”고 조언했다. 선수라는 직업은 정말 쉬운 일이 아니다.

스텝 훈련을 하던 중 교사가 되기도 했다. 물론 선생님이라는 뜻은 절대 아니다. 바로 반면교사(反面敎師)였다. 스피드와 방향전환에 도움이 되는, 콘을 빠르게 도는 스텝 훈련을 할 때였다. 트레이너는 내 스텝을 언급하며 “너희 지금 기자님이 한 것처럼 크게 콘을 돌면 안 된다”고 말했다. 선수들은 알았다는 듯이 크게 “네!”하고 대답했다. 여기저기서 웃음소리가 들렸다.

이후 신기성 감독은 1대1 훈련도 해봐야 한다며 손목을 잡아끌었다. 드리블도 제대로 못 하는 사람에게 농구 선수와 1대1이라니... 상대는 양지영이었다. ‘여기서는 웃음거리가 되지 말아야 한다’는 생각으로 최선을 다했다. 사실 드리블이라고 하기보다는 ‘치고 달리기’에 가까웠다. 그런데 이게 웬걸! 우여곡절 끝에 양지영을 따돌릴 수 있었다. 그러자 양지영이 “저 선을 넘어서 드리블을 하면 안 된다”고 알려줬다. 역시는 역시다. 

1대1 수비 훈련에서는 당연히 망부석이 됐다. 선수들의 순간 스피드를 따라잡기가 너무 힘들었다. 자세를 최대한 낮추고 공에 집중했지만, 선수들을 막기엔 역부족이었다. 그러자 뒤에서 신 감독이 선수들을 향해 소리쳤다. “기자님을 한 번 제쳤으면, 그냥 치고 나가지 말고 따라올 때까지 기다려줘야지!”라고 말이다. 고개를 들 수가 없었다. 

이후에도 신 감독의 특훈은 계속됐다. 그는 스크린을 활용한 움직임을 알려줬다. 선수들의 동작을 충분히 익힌 뒤 가장 마지막에 도전할 수 있었다. 겨우 쉬는 시간을 맞이했다. 이제는 힘든 훈련이 끝나는 듯했다.

김연희의 훈련 파트너로 거듭나다
이후 정선민 코치가 멀리서 불렀다. 김연희의 훈련 파트너가 되어달라는 부탁이었다. 현재 신한은행은 센터 유망주 김연희에게 많은 투자를 하고 있다. 정 코치는 마치 일대일 과외처럼 매일 김연희를 지도하고 있다. 정선민 코치의 지도에 따라 다양한 움직임을 했다. 주로 김연희의 수비에 대한 내용이었다. 김연희는 헬프 수비를 갔다가 제자리로 돌아오기, 상대 돌파를 막아 세우기 등을 연습했다. 또 코트에서 자리를 잡는 훈련도 했다. 

그런데 문제가 있었다. 이 동작들 모두 자연스레 몸을 부딪칠 수밖에 없다. 결국 농구선수와 몸싸움을 해야 한다는 소리다. 그것도 신한은행에서 가장 몸이 좋은 김연희와 말이다. 몸싸움할 때마다 부딪친 부위가 너무 아팠다. 

무릎과 허리를 비롯해 등, 어깨, 팔 등 다양한 부분에서 통증이 왔다. 훈련 종료 뒤 김연희는 걱정스러운 눈빛으로 다가와 괜찮냐고 물었다. 많이 아팠지만, “괜찮다”는 말 이외에는 할 수 있는 답변 없었다. 그러자 정 코치는 웃으면서 말했다. 

“오늘 밥값은 한 것 같아!”

이후 신한은행은 전술 다지기에 돌입했다. 그러나 더는 할 수 있는 훈련이 없었다. 신한은행 선수들은 스위치와 디나이 디펜스 등 다양한 수비 전술을 연습했다. 또 속공 전개 훈련 및 속공 저지 수비도 함께 연습했다. 그저 벤치에서 바라볼 수밖에 없었다. 

그렇게 이날도 훈련 체험이 종료됐다. 다시 서울에 도착한 뒤 회복하는 데 다시 일주일이라는 시간이 걸렸다. 훈련이 끝날 때마다 “다음 달에는 절대 못 하겠다”고 얘기하고 있다. 그렇지만 의견은 항상 받아들여지지 않는다. 심지어 “다음 달에는 매일 지옥 훈련을 하는 구단을 보낼 테니 각오를 하고 있으라”는 소리도 들었다. 

어쨌든 이번 훈련은 신한은행 선수들과 코칭스태프가 얼마나 땀방울을 흘리고 있는지 알 수 있는 시간이었다. 또 평소 배워보고 싶었던 다양한 웨이트 기구 사용법도 신한은행 선수단 덕분에 배울 수 있었다. 

신한은행은 2018-2019시즌을 시작하기도 전에 외국인 선수 교체라는 악재를 만났다. 비시즌 구슬땀을 흘린 신한은행 선수단이 어려움을 이겨내고 좋은 성적을 거뒀으면 좋겠다. 특히 훈련 파트너였던 김연희 선수가 리그를 대표하는 센터로 성장하길 기대해본다.

해당 기사는 <루키 더 바스켓> 2018년 9월호에 게재된 기사를 추가/각색했습니다.

사진 = 박진호 기자 ck17@rooki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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