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루키 오언석 기자] 듀란트의 부담을 줄여라!
 
오클라호마시티 썬더는 30일(한국시간) 휴스턴 로케츠의 홈 구장 도요타 센터에서 열린 2012-13시즌 서부 컨퍼런스 플레이오프 1라운드 4차전에서 105-103으로 패했다. 휴스턴은 3연패 뒤 귀중한 1승을 챙기며 기사회생했다.
 
시리즈는 여전히 오클라호마시티가 유리해보인다. 이변이 없는 한, 오클라호마시티가 플레이오프 2라운드에 진출할 전망이다. 하지만 위기가 찾아온 것은 분명해보인다. 팀내 또 다른 슈퍼스타, 러셀 웨스트브룩의 빈자리 때문이다.
 
지난 2차전, 웨스트브룩은 휴스턴의 가드, 패트릭 베벌리와의 충돌로 인해 무릎 반월판이 찢어지는 부상을 당했다. 경기가 끝난 뒤, 웨스트브룩은 봉합 수술을 받았다. 오클라호마시티는 "웨스트브룩은 이번 플레이오프에 출전하지 않고 재활에 전념할 것"이라고 공식 발표했다.
 
이에 따라 슈퍼스타 케빈 듀란트의 어깨가 무거워졌다. 공격에서의 부담이 심해졌기 때문이다. 듀란트는 3차전에서 41점 14리바운드를 올리며 팀 승리를 이끌었다. 4차전에서는 38점 8리바운드 6어시스트로 이름값을 해냈다. 또, 16개의 슛을 던져 12개나 성공시켰으며, 15개의 자유투를 얻어내 13개를 넣기도 했다.
 
문제는 경기 내용이었다. 오클라호마시티의 경기력은 눈에 띄게 떨어졌다. 3차전에서는 104-101로 신승했다. 하지만 경기 종료 41.9초를 남기고 터진 듀란트의 '행운의 슛'이 아니었다면 패했을 가능성이 높았다. 전반 한때 26점차로 크게 앞섰으나, 4쿼터 막판 역전을 허용하는 등 체력 문제를 드러냈다. 전반에만 27점을 맹폭했던 듀란트는 후반 들어 별 다른 힘을 쓰지 못했다.
 
4차전도 비슷한 흐름이었다. 오클라호마시티는 전반 막판 13점차 리드를 잡았으나 결국 역전패하고 말았다. 2쿼터 마지막 1분여부터 3쿼터 초반 3분여 동안 15점을 내리 내주며 단 1점도 올리지 못한 것이 뼈아팠다.
 
케빈 맥헤일 감독은 201cm의 장신슈터, 프란시스코 가르시아를 적극 기용해 듀란트를 막고 있다. 가르시아는 3차전 후반, 듀란트에게 바짝 붙어 찰거머리 같은 수비를 펼쳤다. 볼 핸들링이 좋지 않은 듀란트의 약점을 노린 맞춤형 수비 전략이었다.

결과는 성공적이었다. 듀란트는 슛을 난사하는 등 부진한 후반전을 치렀다. 맥헤일 감독은 이에 고무된 나머지, 4차전에서 가르시아를 선발 출장시켰다. 가르시아는 기대에 보답했다. 4쿼터 마지막 순간 듀란트를 철저히 막아내며 휴스턴의 승리에 일조한 것이었다.

오클라호마시티에는 듀란트의 짐을 덜어줄 선수가 없다. 듀란트는 경기 운영부터 득점까지 홀로 너무 많은 역할을 떠안고 있다. 그러다보니 실책이 크게 늘었다. 1, 2차전에서는 도합 3개의 실책만을 범했다. 하지만 4차전에서만 7개의 실책을 저지르는 등 3차전 이후 11개의 실책을 기록했다.

볼 핸들러였던 웨스트브룩의 공백을 실감할 수 있는 부분은 더 있었다. 오클라호마시티는 4차전에서 두 차례나 샷 클락 바이얼레이션에 걸렸다. 이 중 한 번은 4쿼터 막판 승부처에서 나왔다. 경기 해설자들은 계속해서 "이것이 웨스트브룩이 필요한 이유"라며 웨스트브룩의 부재를 지적했다.

휴스턴은 대놓고 듀란트에게 더블-팀 디펜스를 펼쳤다. 다른 선수들에 대한 수비를 느슨하게 하는 대신 듀란트만 철저히 막는 작전이었다. 웨스트브룩이 있었다면 상상도 못할 전술이었다.

4차전 종료 35.9초 전, 휴스턴 선수들은 듀란트의 돌파를 막기 위해 몰려들었다. 함정 수비에 걸린 듀란트는 공격자 반칙을 범하며 동점 찬스를 날려보냈다. 경기 종료 직전도 마찬가지였다. 듀란트는 위닝샷을 노렸으나 가르시아의 철벽수비에 막혀 슛 조차 던지지 못했다.

듀란트의 부담을 줄이기 위해서는 케빈 마틴과 서지 이바카가 더 분전해야 한다. 마틴은 3차전 직후 인터뷰에서 "4차전에서는 듀란트의 압박감을 덜어줄 것"이라 말했으나 큰 도움이 되지 못했다. 이바카 역시 마지막 동점 슛을 놓치는 등 최악의 경기를 했다.

듀란트는 2차전 이후 평균 45.0분을 소화하고 있다. 1라운드를 통과한다고 해도 체력적 과부하가 걸릴 가능성이 높다. 듀란트가 방전될 경우, 오클라호마시티의 탈락은 불보듯 뻔하다. 스캇 브룩스 감독이 과연 어떤 대책을 마련할지 지켜볼 필요가 있다.
 
 
사진 제공 = NBA 미디어 센트럴
루키 오언석 기자(kobeckham@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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