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왕조 건설을 향한 거침없는 진격 마이애미 히트
 
디펜딩 챔피언, 마이애미 히트의 기세가 무섭다. 2월 4일(이하 한국시간), 토론토 랩터스 전 승리 이후 무려 21연승을 질주하고 있는 마이애미는 동부 컨퍼런스 1위를 넘어 리그 전체 선두 자리까지 넘보고 있다. 리그 역사상 5개 팀밖에 없는‘20연승 클럽’에 가입한 마이애미의 거침없는 질주 비결을 분석해보았다.
(기사는 3월 13일 기준)

글ㆍ염용근 사진ㆍNBA 미디어 센트럴
 

 
계속 진화하는 마이애미

마이애미 히트는 보면 볼수록 더 흥미가 생기는 팀이다. 최고 전성기에 접어든 2003년 드래프트 동기 3명의 슈퍼스타가 서로의 연봉을 조금씩 양보해 새로운 슈퍼 팀을 구성한 히트는 ‘빅 3’ 결성 첫 시즌부터 현재까지 가시적인 성과를 꾸준하게 거두어왔다.
 
결성 첫 해, 파이널에서 댈러스 매버릭스에 패하며 많은 사람들의 조롱거리가 되기도 했다. 애초에 우승을 바라보고 구성된 팀이었으니 그럴 만도 했다. 그러나 다음 시즌, 여러 가지 난관을 이겨내며 마침내 우승을 차지했고 언론과 팬들 모두 그들의 도전정신과 열정을 인정하기에 이르렀다. 특히 보스턴 셀틱스를 상대로 업셋 위기에서 거둔 동부 결승 역전승은 대단히 극적이었다.
 
히트가 우승이라는 목표를 이루고 난 후 맞이한 이번 시즌, 팬들은 또 다른 기대감에 부풀었다. 지난 시즌 선보인 전력이 워낙 뛰어났기 때문이다. 그러나 마이애미는 기존 전력에 만족하지 않았다. 에릭 스포엘스트라 감독과 ‘빅 3’, 나머지 팀원들의 끊임없는 노력에 힘입어 최고의 경기력을 과시하고 있다.
 
현재 히트는 리그에서 가장 빠르고 높이 뛰는 팀이며 승리에 대한 갈망과 목표의식이 뚜렷한 선수들로 가득 차 있다.

표 1. ‘빅 3’ 결성 후 3년
 
                             정규시즌             승률     최다연승    최종성적
2010-11시즌 58승 24패(동부 2위)  70.7%    12연승       준우승
2011-12시즌 46승 20패(동부 2위)  69.7%      9연승        우승
2012-13시즌 48승 14패(동부 1위)  77.4%    19연승         (?)


스몰볼의 최종 진화 단계
 
국내 농구 팬들이 NBA에 본격적으로 관심을 가지게 된 시기인 1990년대는 마이클 조던과 시카고 불스의 시대였다. 조던이 이끄는 시카고는 압도적인 전력으로 90년대에만 6차례나 우승을 차지했다.
 
그러나 전체적으로 보면 선 굵은 농구와 강력한 수비, 빅맨 중심의 ‘빅볼’이 대세를 이룬 시기였다. 흔히들 얘기하는 ‘4대 센터’가 리그를 주름잡던 시절이기도 한 이 당시, 빅맨을 중심으로 한 공격과 수비 시스템을 쉽게 찾아 볼 수 있었다.
 
2000년대로 넘어오면서 센터의 부재, 지역수비의 제한적 허용, 역대급 스윙맨들의 대거 등장으로 스몰볼이 득세하기 시작한다. 실제로 2012 파이널에서 자웅을 겨룬 오클라호마시티 썬더, 마이애미는 모두 특급 스윙맨과 가드들을 전면에 내세워 빠르고 공격적인 농구를 구사했다. 히트는 이런 리그의 흐름을 대표하는 스몰라인업의 정점을 보여주고 있다.
 
올 시즌 들어 히트는 스몰라인업의 위력을 제대로 증명해내는 중이다. 르브론 제임스와 드웨인 웨이드, 크리스 보쉬가 이루는 ‘빅 3’를 중심으로 화려한 속공과 정교한 세트 오펜스를 앞세워 순식간에 경기 주도권을 가져온다.
 
수비력도 탄탄하다. 강력한 1선 압박에 이은 유기적인 헷지&리커버리, 상대의 실책을 유발하는 트랩과 빠른 도움수비로 상대 득점을 최소화한다.
 
여기에 마리오 챌머스, 셰인 베티에, 크리스 앤더슨, 레이 알렌 등 기존 동료들과 새로운 영입파들의 호흡이 톱니바퀴처럼 맞물려가며 100% 이상의 시너지효과를 냈다. 팀의 중심을 잡아주는 ‘빅 3’에 롤 플레이어들까지 제 역할을 해내며 완전무결에 가까운 팀을 완성해가고 있다.
 
시즌 초반을 돌아보자. 히트는 동부 라이벌인 뉴욕 닉스와 시카고 불스에 고전한데 이어 수비와 높이가 돋보이는 인디애나 페이서스, 멤피스 그리즐리스에 덜미를 잡혔다. 뛰어난 에너지를 바탕으로 화려한 쇼타임 농구를 구사하는 LA 클리퍼스에게도 맥을 추지 못했다. 일각에서는 ‘스몰라인업의 한계’라며 무용론을 제기하기도 했다.
 
그렇다면 2013년 이후 행보를 살펴보자. 히트는 연승기간 동안 위에서 언급했던 모든 팀들을 상대로 복수에 성공했다. 클리퍼스, 인디애나, 시카고를 쉽게 잡아냈고 멤피스와 뉴욕도 접전 승부 끝에 승리를 이끌어냈다.
 
가시적인 전력보강은 없었다. 단지 자신들이 추구하는 농구를 더욱 갈고닦아 상대를 격파했을 뿐이다. 샌안토니오 스퍼스와 함께 서부 최강으로 평가받는 오클라호마시티에게도 2전 전승을 수확했다. 상대적으로 전력이 떨어지는 동부 컨퍼런스에서는 히트에 대적할 만한 팀이 없다. 서부에서도 샌안토니오 정도만이 호적수로 꼽힐 정도다.
 
압도적인 공격력과 더불어 접전에서 팀을 승리로 이끌 수 있는 슈퍼스타들의 존재까지, 히트는 2012-13시즌에도 우승 후보 1순위 지위를 유지하고 있다.


표 2. ‘스몰볼’의 주요 공격지표
 
평균 득점        1위 휴스턴 106.8점 5위 마이애미 103.4점
야투 성공률         1위 마이애미 49.5%              2위 샌안토니오 48.7%
3점슛 성공률 1위 골든스테이트 39.7% 3위 마이애미 38.7%
팀 TS% 1위 오클라호마시티 58.5% 2위 마이애미 58.3%
팀 PER 1위 오클라호마시티 17.55 2위 마이애미 17.29
팀 공격효율         1위 오클라호마시티 110.6 2위 마이애미 110.3

표 3. 승부처 수비 지표
 
상대 4쿼터 득점 1위 브루클린 21.7점      6위 마이애미 22.8점
상대 후반 득점     1위 멤피스 43.9점         5위 마이애미 45.8점
4쿼터 득점 마진 1위 뉴욕 +2.4점          4위 마이애미 +1.9점
상대 실책 유발     1위 클리퍼스 16.6개      5위 마이애미 15.8개

표 4. ‘성깔 있는 팀’ 마이애미
 
                                2월 이전 2월 이후
vs 5할 승률 이상 팀 15승 9패 10승 1패



역대 최고 선수를 향해 달려가고 있는 LBJ
 
그렇다면 히트의 고공행진을 선두에서 이끌고 있는 선수는 누구일까? 압도적인 활약으로 역대 최고 선수 대열에 진입하고 있는 르브론 제임스를 언급하지 않을 수 없다.
 
‘과연 한계는 어디까지일까?’라는 의문이 들 정도로 르브론의 활약이 대단하다. 과거를 돌이켜보자. 데뷔 초기만 해도 르브론의 플레이는 빼어난 운동능력과 신체조건에 대한 의존도가 높았다. 하지만 베테랑으로 거듭나면서 점프슛, 포스트-업, 자유투, 3점슛을 차례로 모두 갖추며 완전체로 거듭났다. 기존의 괴물 같은 수비력과 기동력을 그대로 유지한 채 말이다.
 
이제는 더 이상 약점이 없어 보인다. 미숙한 언론 대처 능력? 누구나 미디어를 상대로 한 번쯤은 실수하기 마련이다. 탈모? 그에게는 최첨단 현대의학을 이용할 수 있는 부(富)와 멋진 헤드밴드가 있다.
 
히트의 무적 행진이 시작된 2월, 르브론의 기록은 놀라울 따름이다. 평균 29.7점, 7.5리바운드, 7.8어시스트, 1.8스틸을 비롯해 야투 성공률 64.1%, 3점슛 성공률 43.2%, 자유투 성공률 80.9%라는 믿기 힘든 수치를 냈다. 경기당 17개 가까운 슛을 던진 선수의 야투 성공률이 64.1%라니!
 
르브론이 선보인 말도 안 되는 기록들은 리그 역사를 살펴봐도 거의 나오지 않은 위대한 수치다. ‘신(神)이 빚어낸 농구기계’라 표현해도 무방할 정도. 현역 최고의 선수가 누구라는 질문에 더 이상 다른 이의 이름을 언급할 필요마저 없어졌다. 그만큼 그의 지배력은 압도적이다.

표 5. LBJ, 대체 어디까지 진화할 것인가?
 
                    평균 득점  리바운드   어시스트  FG%   3P%
커리어 평균       27.5점      7.3개       6.9개   48.9%  33.6%
2012-13시즌     26.5점      8.1개       7.1개   55.9%  40.0%

표 6. 역대 2차 스탯 점령까지 노린다?
 
PER         1위 마이클 조던 27.91 2위 르브론 제임스 27.53(현역 1위)
WS/48 1위 마이클 조던 .2505 6위 르브론 제임스 .2387(현역 2위)
WS         1위 카림 압둘-자바 273.41 20위 르브론 제임스 148.55(현역 5위)


2연패와 왕조건설은 가능할까?
 
2연패를 향한 히트의 행보는 순탄하다. 온전한 전력이 아닌 뉴욕과 보스턴은 더 이상 그들의 발목을 잡기 힘들 전망. 골밑이 강한 인디애나와 밀워키 벅스가 플레이오프 시리즈에서 마이애미를 상대로 4승을 거둘 가능성 역시 크지 않다.
 
결국 서부 컨퍼런스에서 올라오는 파이널 상대에 초점이 모아진다. 우선, 지난 시즌 파이널 매치업 상대였던 오클라호마시티는 이미 히트를 상대로 한계를 보여주었다. 긍정적인 변수조차 크지 않다. 샌안토니오는 최근 두 시즌 동안 훌륭한 정규시즌을 보냈지만 플레이오프에서 매번 고배를 마셨다.
 
여기에 현재 성적대로라면 히트가 파이널까지 플레이오프 홈경기 어드밴티지를 차지할 가능성이 높다. 히트가 경계를 늦추지 않고 있는 멤피스나 클리퍼스 같은 서부 강팀들이 원정에서 4승을 거둘 가능성은 그리 크지 않다.
 
‘빅 3’의 계약은 2013-14시즌을 끝으로 만료된다. 르브론, 웨이드, 보쉬는 향후 2년간 플레이어 옵션을 사용할 수 있는 권리를 갖고 있다. 2003년 드래프트 동기이자 최고의 동료애를 자랑하는 세 선수가 히트를 떠나는 장면은 쉽게 상상이 가질 않는다.
 
3연패 이상을 통한 왕조건설이 현실화된다면 팀을 떠날 가능성은 더욱 낮다. 리그 역사상 최고의 팀원으로 남을 수 있는 기회를 제 발로 걷어찰 이유는 없지 않을까. ‘빅 3’가 잔류하는 이상, 지난 2년간 그랬듯 우승을 노리는 수준급 베테랑 선수들은 언제나 히트 구단의 문을 두드릴 것이다.
 
리그 초창기의 미네아폴리스 레이커스, 60년대의 보스턴 셀틱스, 80년대의 레이커스와 보스턴, 90년대의 시카고 불스, 2000년대의 레이커스 모두 리그 역사를 수놓은 위대한 왕조로 꼽힌다. 2010년대의 히트가 새로운 NBA의 왕조로 편입할 수 있을까? 이들의 남은 여정을 지켜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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