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례없었던 무더위만큼 NBA의 오프시즌도 뜨거웠다. 르브론 제임스는 데뷔 후 처음으로 서부로 향했고, 드마커스 커즌스는 ‘충격과 공포’ 속에 골든스테이트와 계약했다. 카와이 레너드가 토론토 유니폼을 입으면서 더마 드로잔은 배신의 희생양이 되었으며, 카멜로 앤써니는 절친 크리스 폴과 휴스턴에서 뭉쳤다. 이번 루키 방담에서는 2018년 NBA 여름 이적시장을 되돌아보도록 하자.

참여: 이동환, 이학철, 원석연
진행 및 정리: 이동환

 

이동환(이하 동환)_ 2018년 이적시장을 얘기할 때 이 주제를 뒤로 미루는 건 말이 안 되는 것 같아요. 드마커스 커즌스가 골든스테이트로 갔습니다. 그것도 530만 달러라는 헐값에요. 소식을 처음 접했을 땐 솔직히 너무 충격적이어서 저는 한동안 멍하게 있었던 기억이 나네요. 커즌스의 골든스테이트행이 막 보도됐을 때 두 분은 어떤 생각이 가장 먼저 들었나요?

이학철(이하 학철)_ 욕해도 되나요..? 처음 보도가 들려왔을 때는 정말 저도 모르게 입에서 욕이 튀어나왔습니다. 개인적으로 골든스테이트와 같은 슈퍼팀을 정말 정말 정말 선호하지 않거든요. 듀란트, 커리, 탐슨, 그린이 이미 있는 팀에 커즌스라.. 정말 비디오 게임에서도 만들어놓으면 욕먹을 라인업이 탄생한 것 같습니다.  

원석연(이하 석연)_ 요새 유행하는 말처럼 ‘잘하는 애 옆에 잘하는 애, 그 옆에 또 잘하는 애’잖아요. 처음에는 충격적이었는데, 묘하게 재밌더라고요. 현지서도 그렇고, 우리나라 팬분들도 그렇고 전체적으로 ‘反 골든스테이트’ 정서가 더욱 심화됐습니다. 저는 그 부분이 좋더라구요. 아, 골든스테이트를 싫어하는 게 아니라 물론 지난 시즌도 그랬지만 이제 다가오는 시즌 29개 팀 목표가 하나가 된 거잖아요? 골든스테이트 타도. 아주 아주 흥미로운 시즌이 될 것 같습니다.

 

동환_ 커즌스의 골든스테이트행에 조금 다르게 바라보는 시각도 있습니다. 그의 부상 부위가 다름 아닌 아킬레스건이라는 것 때문입니다. 실제로 과거에 아킬레스건 부상 때문에 많은 스타들의 선수 생명이 끝났던 바 있습니다. 하지만 현대 스포츠 의학과 재활 시스템이 계속 발전하고 있다는 점을 거론하며 커즌스의 건강한 복귀를 예상하는 사람도 적지 않습니다. 과연 커즌스는 건강하게 돌아올 수 있을까요? 그리고 건강한 커즌스가 합류한 골든스테이트는 얼마나 강한 팀일까요?

학철_ 2013년 미국 스포츠 의학지에서 발행된 연구에 따르면 1988년과 2011년 사이에 NBA에서 아킬레스건 부상을 입었던 18명의 선수들 중 부상 이전과 같은 수준의 기량을 보인 선수는 오직 도미니크 윌킨스뿐이었다고 합니다. 그만큼 아킬레스건 부상은 농구선수에게 있어서 치명적인 부상입니다. 그나마 커즌스의 경우 운동능력에 크게 의존하는 유형의 선수가 아니라는 점과 현대 의학이 당시보다는 발달했다는 점을 미루어볼 때 건강하게 돌아올 가능성이 존재한다고는 할 수 있지만 이전과 비교해 기량적인 측면의 하락은 어쩔 수 없다고 생각해요. 다만 그가 정상적으로 합류한 골든스테이트는 정말 상상이 되지 않을 정도로 무시무시한 팀이 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석연_ 커즌스가 지난 시즌 찍던 스탯을 절반으로 나눠도 골든스테이트의 기존 빅맨진 맥기, 파출리아의 스탯보다 높거든요. 커즌스가 건강하게 돌아온다면 골든스테이트는 NBA 역대 최초로 플레이오프 전승 우승을 노려볼 만한 팀이지 않을까요.

 

동환_ 이번엔 반대의 이야기를 해볼까요? 커즌스가 건강하게 복귀하지 못하거나 그의 기량이 부상 전에 비해 많이 떨어져 있을 경우 꽤 다른 그림이 예상됩니다. 사실 올여름 골든스테이트는 많은 빅맨을 잃었습니다. 자베일 맥기, 자자 파출리아는 팀을 떠났고 데이비드 웨스트는 은퇴했습니다. 개인적으로는 커즌스가 없는 골든스테이트 빅맨진은 경쟁력이 굉장히 떨어질 수도 있겠다는 생각도 듭니다. 두 분은 커즌스가 빠진 골든스테이트 혹은 커즌스의 기량이 정상이 아닌 골든스테이트는 다음 시즌 리그에서 어느 정도의 위치에 있다고 보나요? 골든스테이트는 커즌스 없이도 리그 3연패에 도전할 만한 팀일까요?

석연_ 저는 가장 중요한 변수라고 보는 것이, 커즌스가 복귀하는 시점이 시즌 중이라는 점이에요. 커즌스가 아무리 잘하는 친구라지만 어쨌든 동료들과 함께 호흡도 못 맞춰보고 실전에 바로 투입된다는 거잖아요? 게다가 그린, 듀란트, 커즌스 이 세 명은 리그에 소문난 테크니컬 파울 수집가들이에요. 잡음이 한 번쯤은 날 것이라 예상합니다. 

학철_ 지난 시즌 플레이오프를 보면 그나마 골든스테이트를 괴롭힌 팀은 휴스턴 정도뿐이었어요. 문제는 이번 시즌의 휴스턴은 지난 시즌과 비교해 전력이 약화될 것이 우려되는 상황이라는 거죠. 전반적으로 서부의 경쟁이 한층 치열해지긴 하겠지만 커즌스가 없다고 하더라도 4승을 먼저 따내야 하는 다전제에서 골든스테이트를 잡을만한 팀은 보이지 않습니다. 

동환_ 한편 르브론 제임스는 데뷔 후 처음으로 LA에 둥지를 틀었습니다. 본인의 커리어보다는 가족 혹은 은퇴 이후의 사업을 위한 이적이라는 분석이 많습니다. 하지만 르브론이 합류한 레이커스는 만만치 않은 경쟁력을 갖춘 팀인 것도 사실입니다. 다음 시즌 레이커스는 서부지구에서 어느 정도의 모습을 보여줄까요? 혹시 르브론의 9년 연속 파이널 도전도 가능하다고 보시나요?

학철_ 플레이오프 진출 정도만 하면 성공적인 시즌이 되지 않을까요? 르브론이 지난 8년 동안 빠짐없이 NBA 파이널 무대에 진출하긴 했지만 마이애미 시절에는 그의 옆에 웨이드와 보쉬가 있었고 클리블랜드 시절에는 어빙과 러브가 있었죠. 지금 그와 함께할 론조 볼, 브랜든 잉그램 등은 아직 기량이 더 올라와야 한다고 봅니다. 거기다 르브론이 이번 시즌 활약할 무대는 동부가 아닌 서부죠. 즉, 르브론의 9년 연속 파이널 도전은 결코 쉽지 않은 도전이 될 것입니다. 

석연_ 레이커스가 동부였다면 9년 연속 파이널에 과감하게 베팅했을텐데... 아쉽게도 골든스테이트와 휴스턴이 있는 서부입니다. 이번 시즌은 젊은 선수들에게 플레이오프 경험을 심어주는 정도가 되지 않을까 싶네요.

 

동환_ 사실 돌이켜 보면 르브론 영입 이후 레이커스는 인상적인 움직임을 가져가지는 못했습니다. 자베일 맥기, 랜스 스티븐슨은 불과 지난 시즌만 해도 30분 이상 뛰는 주전 선수가 아니었습니다. 라존 론도는 론조 볼과 플레이타입이 비슷하고 슈팅력이 부족합니다. 때문에 론도와 르브론의 궁합에 대해 우려하는 시선이 많습니다. 일각에서는 레이커스가 2019년 여름을 기다리고 있고 오는 시즌은 사실상 쉬어갈 것이라고 보기도 합니다. 과연 레이커스의 속내는 무엇일까요? 레이커스에게 오는 시즌은 정말 ‘버리는 시즌’일까요?

학철_ 르브론의 영입 이후 레이커스가 맺은 계약들을 살펴보면 그들의 속내를 알 수 있다고 생각해요. 맥기, 스티븐슨, 론도 등 모든 계약들이 1년짜리 단기계약이었습니다. 즉, 그들에게 이번 시즌은 당장 대권에 도전하는 시즌이라기보다는 적절하게 플레이오프 진출을 노리면서 젊은 선수들에게 경험을 쌓게 해줄 수 있는 시즌이 될 것 같습니다. 

석연_ 레이커스에게 이번 시즌은 ‘2보 전진을 위한 1보 후퇴’ 정도라고 봅니다. 젊은 선수들에게 플레이오프를 경험시키는 것만으로 충분한 수확이 될 테니까요. 르브론의 스타일 변화에 대해 현지에서도 말이 참 많은데, 사실 르브론은 지난 시즌 플레이오프부터 볼 소유를 크게 줄이고 득점에 집중하는 모습을 보였습니다. 점퍼를 장착했거든요. 이번 시즌 예언 하나 해볼게요. 르브론은 2008년 이후 10년 만에 다시 득점왕 타이틀을 가져올 겁니다.

 

동환_ 내년 여름 레이커스가 노릴 FA 중 레이커스와 가장 잘 맞을 선수는 누구일까요? 혹은 누구를 영입해야 효과가 가장 클 것이라고 보시나요? 카와이 레너드? 클레이 탐슨? 지미 버틀러? 혹은 케빈 듀란트? 두 분의 생각이 궁금합니다.

석연_ 앞서 말씀드린 것처럼, 저는 레이커스의 이번 시즌을 버리는 시즌이라 생각하지 않아요. 기존의 레이커스 팬분들이 들으면 섭섭하실 수도 있겠지만, 이번 시즌은 레이커스의 진정한 ‘옥석가리기’ 시즌이 되지 않을까 싶습니다. 론조 볼, 잉그램, 쿠즈마 모두 뛰어난 유망주이긴한데 아직 올스타 레벨은 아니잖아요? 이번 시즌 르브론과 뛰는 모습을 보고, 르브론에 맞춰 팀을 재편할 것으로 봅니다. 예를 들어 론조 볼과 르브론의 호흡이 별로다? 내년 여름 론조 볼을 트레이드하고 그 자리에 카이리 어빙을 데려온다든가, 잉그램이 별로다 싶으면 레너드를 데려오는 거죠. 개인적으로는 르브론과 클레이 탐슨이 함께 뛰는 모습을 보고 싶긴 합니다.

학철_ 레이커스의 입맛대로(?) 고를 수 있다는 가정 하에 언급된 선수들 중에는 케빈 듀란트의 효과가 가장 클 것 같네요. 사실 현재 기량의 듀란트는 어느 팀으로 가더라도 그 팀의 레벨을 2,3단계는 올려줄 수 있는 선수인 것 같아요. 

 

동환_ 지난 시즌 리그 1위를 차지했던 휴스턴의 변화에 대해서도 이야기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트레버 아리자, 루크 음바무테를 모두 놓친 가운데 카멜로 앤써니를 영입했습니다. 앤써니 영입이 오히려 마이너스로 작용할 거라고 보는 사람이 적지 않습니다. 휴스턴은 지난 시즌만큼 강한 모습을 보여줄 수 있을까요?

석연_ 약해졌죠. 휴스턴은 이미 공격 면에서는 완성된 팀이었잖아요. 만약 한 경기에 필요한 득점이 100점이라 치면 하든이랑 폴 둘이서 아이솔레이션만 해도 100점 다 채워 넣을 수 있을 정도로 공격력은 리그 최고였어요. 문제는 수비죠. 리그 최고의 수비수(아리자, 음바무테) 자리에 리그 최악의 수비수(앤써니)가 들어가는 꼴이니까요. 휴스턴의 자랑인 스위치 디펜스 시스템을 다 뜯어고쳐야 될 겁니다.

학철_ 휴스턴은 지난 시즌의 전력이 가장 정점이었다고 봅니다. 정규시즌 65승을 따내며 골든스테이트를 끌어내리고 리그 1위 자리에 올랐다는 점만 보더라도 잘 알 수 있죠. 즉, 휴스턴은 지난 시즌이 우승할 수 있는 가장 적기였다고 생각해요. 휴스턴 입장에서는 지난 시즌 서부 결승 5차전에서 햄스트링 통증으로 쓰러진 크리스 폴의 부상이 너무나도 아쉬울 수밖에 없을 것 같네요. 

 

동환_ 카멜로 앤써니의 경우 현재 벤치 출전 가능성이 거론되고 있는 중입니다. 앤써니는 그간 벤치행을 거부해온 것으로 알려졌으나, 최근 ESPN 애드리안 워나로우스기 기자는 ‘결국 마이크 댄토니 감독은 앤써니를 식스맨으로 활용할 것이다’라고 하더군요. 과연 앤써니는 선발로 나오면 안 되는 선수일까요? 앤써니의 식스맨 이동에 대한 두 분의 생각이 궁금합니다.

학철_ 현재의 휴스턴은 절대적으로 하든과 폴이 공을 많이 소유할 수밖에 없는 팀입니다. 앤써니가 이들과 함께 선발로 뛴다면 시너지 효과는 전혀 기대할 수 없을거에요. 차라리 앤써니에게 벤치 에이스 역할을 맡기는 편이 팀과 앤써니 본인을 위해서 최선의 방법이 될 것이라고 봅니다. 물론 앤써니의 자존심이 이러한 부분을 허락할 수 있느냐가 최대 변수가 되겠지만요. 

석연_ 저는 앤써니의 휴스턴행 기사를 볼 때마다 떠오르는 팀이 있어요. 지난 시즌 웨이드와 클리블랜드요. 르브론과 함께 뛰고 싶어 식스맨도 괜찮다며 야심차게 클리블랜드 유니폼을 입었으나, 결국 자신의 롤에 만족 못했고 라커룸에서 이슈도 일으키면서 시즌 중 이별했죠. 앤써니의 휴스턴행은 절친 크리스 폴의 영향이 컸습니다. 제가 지금까지 봐온 앤써니의 ‘에고(Ego)’는 웨이드보다 더하면 더했지 절대 덜하지 않거든요. 처음에는 어디든 괜찮다며 식스맨도 받아들이겠지만, 결국 스스로가 견디지 못할 겁니다.  

 

동환_ 휴스턴에 잔류한 클린트 카펠라 얘기도 해보죠. 재계약에 난항을 겪던 카펠라는 결국 휴스턴과 5년 9,000만 달러에 사인했습니다. 스스로 득점을 창출하는 능력이 부족한 카펠라에게 너무 큰 장기계약을 안겼다는 시각도 있습니다. 다른 리그 탑급 빅맨들과 비교했을 때 카펠라의 가치는 어느 정도라고 보시나요? 그리고 이번 계약은 휴스턴과 카펠라 양측 모두에게 합당한 계약일까요?

석연_ 계약 잘했다고 봅니다. 휴스턴도 카펠라만한 센터 못 구하고 카펠라도 휴스턴만한 팀 못 구하잖아요. 무엇보다도 아리자랑 음바무테가 떠난 마당에 카펠라도 못 잡았으면 휴스턴의 수비는 그대로 붕괴되지 않았을까요?

학철_ 아리자와 음바무테를 잃은 휴스턴 입장에서는 카펠라마저 없었다면 그야말로 수비에 재앙이 들이닥쳤을 겁니다. 다만 그것은 어디까지나 휴스턴 입장에서의 이야기일 뿐 카펠라의 개인 능력 자체는 리그의 탑급 빅맨들과 비교해 현격히 떨어진다고 봐요. 다른 팀이었다면 카펠라가 이 정도 성적을 기록하지 못했을 것이며 저 정도 규모의 계약도 따내지 못했을 것이라 봅니다. 즉, 카펠라는 팀을 잘 만나서 잘 풀린 케이스라고 볼 수 있겠네요. 

 

동환_ 한편 오클라호마시티는 카멜로 앤써니를 처분하는 과정에서 애틀랜타의 데니스 슈로더를 영입했습니다. 슈로더가 합류한 오클라호마시티는 앤써니를 데리고 있던 지난 시즌의 오클라호마시티에 비해 과연 더 좋은 팀일까요? 더불어 오는 시즌 오클라호마시티의 경쟁력에 대해 두 분은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학철_ 슈로더의 기량 자체만 놓고 보면 나쁘지 않아요. 다만 문제는 이 친구 역시 만만치 않은 트러블메이커라는 점이죠. 잘못하면 ‘레지 잭슨 시즌 2’가 될 수도 있다고 생각합니다. 개인적으로 오클라호마시티의 경우 슈로더의 합류보다는 안드레 로벌슨의 복귀가 더욱 큰 플러스 요인이 되지 않을까 싶어요. 

석연_ 이번 시즌 오클라호마시티를 개인적으로 엄청 기대하고 있습니다. 슈로더가 1옵션일 때야 욕받이지, 식스맨으로 쓴다면 또 그만큼 든든한 득점원이 어디 있을까 싶어요. 또 오클라호마시티는 무엇보다 ‘친한파’ 아담스의 팀이잖아요? 제발 한국인이면 아담스 응원합시다!

 

동환_ 카와이 레너드 이야기로 넘어가봅시다. 반 년 가까이 방영됐던 ‘카와이 레너드 드라마’는 결국 레너드의 토론토행으로 끝났습니다. 하지만 레너드를 영입한 토론토가 너무 위험한 도박을 했다는 시각도 있습니다. 과연 토론토는 어떤 의중을 가지고 이 트레이드를 진행한 걸까요? 그리고 토론토는 내년 여름에 레너드를 잔류시킬 수 있을까요?

석연_ 토론토가 이번 트레이드를 통해 얻은 것은 레너드, 그리고 ‘유동성’입니다. 계약 기간이 많이 남은 드로잔을 처분하면서 샐러리캡을 깔끔하게 만들었어요. 토론토는 당장 내년에 레너드를 잡아도 그만, 못 잡아도 그만입니다. 그리고 많은 분들이 벌써부터 레너드의 차기 행선지를 예측하고 있지만, 사람 일은 모르는 거죠. 폴 조지가 오클라호마시티에 남을지 누가 알았겠어요?

학철_ 레너드를 꼭 데리고 와야겠다는 생각보다는 어떻게든 드로잔을 처분해야겠다는 생각이 컸을 겁니다. 사실상 지난 몇 시즌 동안 라우리-드로잔 콤비로는 플레이오프 무대에서의 한계를 절실하게 느꼈을 토론토니까요. 레너드의 토론토 잔류의 경우 그 가능성이 크지 않다고 봐요. 물론 누가 봐도 레이커스 유니폼을 입을 것으로 보였던 폴 조지의 오클라호마시티 잔류를 보면 확신은 할 수 없습니다. 그러나 레너드는 조지보다 잔류 가능성이 더 떨어진다고 봅니다.

 

동환_ 샌안토니오는 던컨의 후계자로 꼽히던 레너드를 보내면서 더마 드로잔을 영입했습니다. 샌안토니오는 이미 지난 시즌에 레너드 없이 플레이오프에도 진출했던 팀입니다. 과연 드로잔이 합류한 샌안토니오는 오는 시즌 서부에서 어느 정도의 위치에 오를 수 있을까요?

석연_ 지난 시즌 순위가 7위였거든요. 이번 시즌도 비슷하지 않을까 싶어요. 샌안토니오의 전력은 확실히 올라갔는데, 올시즌 르브론이 합류한 서부는 더 심한 ‘Wild Wild West’입니다. 레이커스랑 덴버, 그리고 댈러스까지 강해졌잖아요. 아, 피닉스도 있네요.

학철_ 토론토에 버림받다시피 한 드로잔은 감정적으로는 정말 안타까운 케이스지만 샌안토니오와의 궁합은 상당히 좋을 것으로 보입니다. 작년에 사실상 레너드 없이도 플레이오프 무대에 올랐던 샌안토니오에 드로잔이 합류한 것과 마찬가지니 이번 시즌에도 플레이오프는 충분히 노릴 만하다고 봐요. 다만 문제는 다른 서부 팀들이 너무나도 강해지고 있다는 점이겠죠. 

 

동환_ 동부지구에서는 인디애나의 전력 보강이 인상적이었습니다. 타이릭 에반스와 덕 맥더멋을 동시에 영입하면서 벤치를 보강했는데요, 오는 시즌 인디애나는 동부지구 4위를 노릴 수 있을까요? 동부 3강으로 꼽히는 보스턴, 필라델피아, 토론토와의 격차는 어느 정도라고 봐야 할까요?

석연_ 4위는 가뿐하지 않을까요? 앞서 언급하신 세 팀 말고 동부에서는 그나마 밀워키와 워싱턴이 좀 위협적인데 밀워키의 아데토쿤보는 성장이 정체 중이고, 워싱턴의 존 월은 존재감이 예전만 못한 느낌입니다. 

학철_ 서부가 아닌 동부이기 때문에 충분히 가능하다고 봅니다. 사실상 이번 시즌 동부 팀들 중에서는 이렇다 할 전력보강을 이뤄낸 팀이 없다고 보이는데 인디애나의 경우 눈에 띄는 움직임은 없었지만 상당히 알차게 팀 전력을 끌어올렸습니다. 이번 시즌 동부의 패권을 놓고 다툴 것으로 보이는 보스턴과 필라델피아, 레너드가 건강하게 뛴다면 충분히 위협적인 토론토를 제외하면 인디애나를 끌어내릴 팀은 보이지 않네요. 

 

동환_ 저니맨들의 행보도 흥미로웠습니다. 드와이트 하워드는 워싱턴에, 아이재아 토마스는 덴버에, 제레미 린은 애틀랜타에 둥지를 틀었습니다. 오는 시즌 셋은 어떤 활약을 보여줄까요? 특히 은사 마이크 말론 감독과 다시 뭉친 토마스의 부활 가능성은 어느 정도로 보시는지 궁금합니다.

학철_ 토마스의 경우 벤치 에이스 역할을 수행한다면 충분히 제 몫은 해줄 선수라고 봅니다. 물론 고관절 부상의 회복 여부가 중요하겠지만요. 보스턴에서의 활약을 재현하기는 힘들겠지만 베테랑 미니멈 계약 수준에서는 만족할만한 활약을 보일 수 있을 겁니다. 하워드와 린은 개인적으로 그다지 기대가 되지는 않네요. 

석연_ 토마스라. 어느 정도 반등은 하겠지만 보스턴 시절의 토마스는 다시 보기 힘들지 않을까요. 보스턴이야 워낙 수비 잘하는 동료들이 많아서 수비 구멍이었던 토마스가 득점에만 집중할 수 있었던 반면, 덴버는 그런 팀이 아니니까요. 4쿼터 내내 기회를 받기도 힘들 뿐더러 승부처에서는 수비 때문에 벤치에 앉아야 할 때도 많겠죠. 저는 워싱턴의 하워드가 기대됩니다. 오프시즌 인터뷰를 보니까 존 월에 대한 신뢰가 대단하더라고요. 사실 샬럿에서 하워드는 팀보다는 개인 스탯을 먼저 생각하는 선수처럼 보였거든요. 좋아하는 선수와 함께 ‘행복 농구’하는 하워드는 어떤 모습일지 기대가 됩니다.

 

사진 제공 = 나이키, 펜타프레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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