②편에서 계속... 

[루키=박상혁 기자]

천연을 간직한 망그로브, 그리고 클라우드 나인

셋째 날 향한 곳은 시알가오 서쪽에 위치한 청정 지역, 망그로브였다. 현지 가이드에 따르면 사람의 손길이 거의 닿지 않은 천혜의 장소로 외부인은 이동을 포함해 2시간 밖에 머물지 못하는 곳이라고 했다. 델 카르멘에서 방카를 타고(3박 5일의 시간 동안 방카를 탄 시간만 20시간은 족히 될 것 같다) 20여분 정도를 들어갔는데 여러 수상 가옥들을 지나니 정말 그림 같은 에메랄드 빛 바다가 우리를 기다리고 있었다. 

이곳 망그로브는 이향 아나운서와 이소정이 이번 일정에서 가장 기억에 남는 곳이라고 꼽은 장소였다. 이향 아나운서는 “자연이 너무 아름다웠고 특히 물이 너무 깨끗했다. 마치 한 폭의 그림 같았다”라고 찬사를 보낼 정도였다. 이소정 역시 “너무 예쁜 장소였다. 여기서는 개인적으로 셀카를 여러 장 찍기도 했다. 언제 다시 올 수 있을지 모르기 때문이다. 힘든 일정 속에서도 그 장소는 지금도 기억나고 가고 싶다”라고 했다. 

그곳에는 다이빙 대를 비롯해 렌탈용 카약과 패들보드들이 있었지만 환경 보호를 위해 음료를 팔거나 하지는 않았다. 이곳에서도 우리의 모델들은 사진 촬영을 위한 프로정신을 발휘했는데 수영을 못하는 안지현은 예쁜 사진을 찍어야 한다는 편집장의 요구에 높은 다이빙대에 올라가 떨어지지는 않을까 걱정하는 가운데서도 세상에서 제일 예쁜 미소를 지어야 했다. 물론 사진 상의 포즈와 표정은 200% 완벽했다. 여기에 패들보드에 올라가 촬영에 임했는데 노젓는 것이 익숙지 않아 엉뚱한 방향으로 보드가 흘러가 곤경에 처하기도 했다. 물론 그녀의 어려움을 지켜보던 서핑 동호회 남자들, 그중에서도 동호회장의 적극적인 구출 작전(?)으로 안지현은 무사히 몸에 물 한 방울 안 묻히고 육지에 돌아왔다. 

망그로브에서 두 시간을 보낸 뒤 시원한 망고 주스와 식사로 배를 채운 일행은 이번 여정의 마지막 장소인 클라우드 나인으로 향했다. 앞서 언급한 대로 클라우드 나인은 서퍼들의 천국이자 성지와도 같은 곳. 이곳의 자연과 카페를 배경으로 어마어마한 양의 사진과 동영상을 찍은 후에야 모델들의 서핑 체험이 시작됐다. 

하지만 바다에서 물살을 가르는 스포츠인 만큼 강제할 수는 없는 것. 논의 끝에 물에 자신이 있고 도전 정신이 넘치는 박한솔과 이소정이 서핑 체험에 나섰고 안지현과 이향 아나운서는 바닷가의 코코넛 나무 아래서 시원한 바닷바람과 음료수를 마시며 이들을 응원하기로 결정했다. 

우선 모래사장에서 필리핀 현지 서핑 가이드들의 1대1 맞춤형 지도가 있었다. 한국의 미녀들을 봤기 때문인지 이들이 눈빛과 동작 역시 남달랐는데 특히 박한솔 치어리더의 가이드는 굳이 교육 전 악수를 청하며 이런저런 터치(?)로 자세를 교정해줬다. 모델의 안전이 달려 있다고 하니 그냥 눈앞에서 지켜볼 밖에. 

약 10분 정도의 교육 후 서핑 가이드의 지도 하에 드디어 바다로 나섰다. 하지만 처음부터 제대로 할 리는 만무. 엎드려 자세로 바다로 나가는 것은 좋았으나 정작 보드 위에 서지 못해 여러 차례 바닷물을 먹은 뒤에야 조금씩 자세가 잡혔다. 처음 타는 파도에 ‘꺄아악!’ 비명을 지르며 놀라 바다에 빠지기도 했지만 어느새 파도에 적응하며 재미를 붙인 듯 했다. 특히 이소정의 경우는 이번 투어에 동행한 한국 잠수협회 관계자로부터 ‘서핑에 소질이 있다’라는 칭찬까지 듣기도 했다. 동호회에서는 회원 가입 권유를 받기도 했다. 이소정 본인 역시 “처음 해본 것이지만 너무 재밌다. 파도와 바람을 타는 느낌이 어떤 것인지 조금은 알 것 같다. 이제 뭔가 알 것 같은데 돌아가게 돼 너무 아쉽다”라고 했다. 

박한솔 역시 서핑의 매력에 한껏 빠졌다. 이소정 만큼은 아니지만 제법 자세가 나와 잘한다는 칭찬과 함께 역시 가입 권유를 받았다. 그는 “TV나 인터넷으로만 봤던 서핑을 배워서 처음에는 너무 긴장되고 걱정했지만 칭찬까지 들으며 서핑해서 아주 즐거웠다. 한번 기회가 된다면 제대로 배워보고 싶다”라고 했다. 

너무도 힘들었던 일정, 그래서 더 기억에 남아 

3박 5일간 더운 날씨와 힘든 여정에 고생을 많이 한 4명이지만 그래도 즐거웠다고 말했다. 

맏언니인 이향 아나운서는 “오고 가는 길이 좀 힘들긴 했지만 아름다운 자연을 볼 수 있어 좋았다. 특히 바닷물이 너무도 예뻤는데 이런 곳에서 사진도 찍고 즐길 수 있어 좋았다”라고 했다. 

농구 유망주에서 서핑 유망주로 떠오른 이소정은 “전체적인 일정이 좀 힘들긴 했지만 그래도 좋은 사람들과 좋은 추억을 만들고 온 것 같다. 언니들과도 많이 친해졌다. 지금은 당장 힘들지만 막상 한국에 가면 이곳에서의 추억이 떠오를 것 같다”라고 소감을 말했다. 

안지현은 “해외를 처음 나왔는데 생각했던 것과 달리 힘든 점도 있었지만 혼자 간 여행이 아닌 많은 사람들과 함께 투어를 같이해서 의미 있었고 좋았다. 개인적으로 클라우드 나인이 제일 기억에 남는데 바다색도 예뻤고 바닥까지 훤히 보일 정도로 바닷물이 맑고 깨끗했다”고 했다.

마지막으로 박한솔은 “서핑이라는 것을 처음 접했는데 너무 신기하고 재밌었다. 이런 기회가 주어진 것에 너무 감사하고 잊지 못할 추억을 만들고 온 거 같아서 너무 행복하다. 마지막에 이것저것 챙겨주던 호텔 관계자랑 정이 너무 많이 들어서 필리핀에선 팔지 않는 한국 휴대용 선풍기를 선물로 드리고 왔던 것도 기억에 남는다”고 말했다.  

사진 박진호, 이현수 후원 필리핀 관광청, 하나투어

해당 기사는 <루키 더 바스켓> 2018년 6월호에 게재된 기사를 추가/각색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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