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루키=김동영 기자] ①편에 이어..  

에이브리, 농구장 가다
에이브리는 3월 13일 인천 삼산월드체육관에서 열린 인천 전자랜드 엘리펀츠와 울산 현대모비스 피버스와의 경기에서 애국가 제창 및 시투를 맡았다. 노래만큼은 어디를 가도 뒤처지지 않는 그룹인 만큼 애국가는 화려한 화음을 얹어 완벽하게 불러냈다. 방송 중계를 하던 해설진도 에이브리의 가창력에 감탄할 정도.

다만 문제는 시투였다. 사실 에이브리는 이날 시투를 위해 따로 농구 특훈의 시간을 가졌다. 오리의 꿈 뮤직비디오에서 농구를 하는 장면을 찍었던 남자 배우를 불러와 따로 슈팅과 드리블 강좌를 받을 정도로 열의가 넘쳤다.

가윤 : 슛을 던질 때 팔을 쭉쭉 펴라고 하더라고요. 힘이 약한 여자들은 양손으로 던지는 게 더 유리하다고도 배웠어요. 실은 연습 때 잘한 두 명만 슛을 던지고 나머지는 중계를 할 예정이었어요. 그런데 당일 시투 방식이 바뀌면서 다 한 번씩 공을 만지게 됐어요.

에이브리가 한 시투는 기존의 시투와는 좀 달랐다. 패스와 3점슛, 자유투, 골밑슛까지 4명의 멤버가 다양한 위치에서 각기 다른 농구의 기술을 선보였다.

먼저 설아가 하프라인 부분에서 춤을 춘 이후 공을 잡아 3점슛 라인에 있는 예지에게 공을 패스했다. 여기까진 무난했다. 공을 건네받은 예지가 바로 3점슛을 던졌는데 이 슛은 림에 미치지도 못한 채 바닥에 떨어지고 말았다. 예지의 변을 잠시 들어보자.

예지 : 골대 앞에서 쏘는 게 가장 쉽다 보니 농구를 잘 못하는 제가 일부러 멀리서 던지며 희생을 했어요. 근데 3점슛 라인은 너무 멀더라고요. 사실 섰을 때부터 이건 못 넣겠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그래도 정말 있는 힘껏 던졌는데…

말대로 정말 힘껏 던진 것은 맞았다. 다만 정말 턱도 없었던 슛이었던 것도 사실이다. 분명 학창시절 체육 수행평가에서 낙제점을 받았을 것이 분명하다. 그래도 성인 남성도 힘든 3점슛을 던지겠다는 마음을 먹었다는 것에 높은 점수를 주자.

예지의 슛 이후 다음 선수는 자유투 라인에서 대기하던 소은. 진지하게 림을 바라보던 소은은 회심의 슛을 던졌고 이는 림을 깔끔하게 갈랐다. 정말 엉성한 슛 자세였지만 신기하게도 림을 쏙 통과했다. 마지막으로 리더 가윤이 골밑에서 슛을 던졌지만 이도 림을 통과하지 못했다. 소은이 넣지 못했더라면 열심히 연습했던 노력이 헛수고가 될 뻔했다.

소은 : 당연히 넣을 줄 알았죠(웃음). 장난이고 정말 한 명이라도 넣어야 한다는 간절함이 있었어요. 지켜보신 아버지도 ‘어떻게 넣었냐’고 물어보실 정도였죠. 농구 게임기에서 다져진 실력이 도움이 된 것 같아요. 하하. 정말 다행이었어요.

이렇게 첫 농구장 나들이가 끝나고 에이브리는 여자농구 아산 우리은행 위비의 홈경기에서도 하프타임 공연을 펼치며 농구와의 인연을 이어갔다. 멤버들도 농구에 대한 관심이 높아졌다고.

가윤 : 저희도 농구장에 행사를 나가면서 당연히 관심이 생겼어요. 더구나 저희 이사님이 농구를 좋아하시거든요. 덕분에 따로 농구장 구경도 가봤어요. 확실히 속도가 빠르고 재밌더라고요.
설아 : 사실 전 이전까지 농구에 아예 관심이 없었어요. 그런데 실제로 농구장에 가보니까 왜 사람들이 농구를 보는지 알겠더라고요. 현장에서만 느끼는 그런 뜨거운 열기 때문에 관심이 생겼어요.
예지 : 중간중간 이벤트도 재밌더라고요. 예쁜 치어리더분들이 하는 응원을 따라 하기도 하고 경품을 주는 것도 좋고요.
설아 : 그리고 잘생긴 선수들도…하하. 확실히 키도 크고 하시니까 확 눈에 띄더라고요. 브라운 선수도 정말 멋졌어요.

전자랜드의 브라운 이야기가 나오자 멤버들의 관심이 모였다. ‘얼굴이 작았다’부터 시작해서 ‘윙 스팬이 길었다’는 섬세한 증언까지. 시투를 했던 날 농구를 열심히 본 게 분명하다.

이어 ‘잘생긴 농구 선수’란 주제가 나오자 소은이 나섰다. 소은의 고향은 안양. 잘생긴 농구 선수들의 집합소라는 안양 KGC인삼공사의 경기를 본 그는 할 말이 많은 듯했다.

소은 : 양희종 선수 정말 멋졌어요. 경기를 보고 인터넷에 찾아봤더니 KGC의 주장이시더라고요. 격한 수비로도 유명하시고요. 근데 무엇보다도 제 이상형에 가까운 외모였어요. 하하.

이후 소은은 오세근에 대한 이야기도 이어갔지만 양희종에 관해 이야기하는 것보단 관심도가 떨어지는 듯했다. 오세근이 아무리 최고의 선수라지만 잘생긴 양희종에게는 상대가 되지 않는다는 것을 실감한 순간이었다. 물론 양희종은 농구도 잘한다. 생각해보니 좀 불공평한 것 같아 얼른 다른 멤버에게 질문을 던졌다. 예지는 공연을 갔었던 우리은행 박혜진의 팬이 됐다.

예지 : 최고의 선수인데 겸손함을 잃지 않는 것을 보고 반했어요. 누구에게나 인정받는 선수인데 더 열심히 하는 모습이 정말 닮고 싶은 모습이에요. 이번에 또 우승을 거머쥐셨는데 축하드린다고 말하고 싶어요.

인터뷰 전날 우승을 차지한 우리은행의 우승까지 살뜰히 챙긴 예지. 분명 갑자기 농구에 큰 관심이 생길 수는 없겠지만 이렇게라도 농구에 하나씩 익숙해져 간다면 그것도 환영이다.

“농구가 주는 감동, 우리도 드릴게요!”
신인 가수 에이브리는 이제 시작이다. 비록 지금은 농구팬들에게 에이브리 브래들리보다 관심이 떨어질 순 있지만 앞으로 브래들리를 넘어설 가능성은 충분히 차고 넘친다. 에이브리도 일단 “에이브리 브래들리를 넘어서겠다”며 재밌는 각오를 밝히기도 했다.

가윤 : 저희가 처음 목표를 세운 것이 음악 차트 30위 안에 들어 며칠간 머무는 것이었어요. 그 목표를 아직 이루지 못했기에 계속해서 그 목표를 이어가려고 해요. 또 에이브리의 이름을 건 공연도 해보고 싶어요. 농구와 배구 등 실내스포츠와의 인연도 이어가고 싶고요. 더 나아가 야구 같은 시구도 해보고 싶어요.
소은 : 농구를 보며 느꼈는데 관중들이 경기에 집중하고 거기에 빠져드는 것이 인상적이더라고요. 에이브리도 농구와 같은 존재가 됐으면 좋겠어요. 좋은 기운도 드리고 또 여러 가지를 보여줄 수 있는 가수가 되고 싶어요.

사진 = 이현수 기자 stephen_hsl@naver.com

저작권자 © ROOKIE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