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루키=김동영 기자] NBA에 관심 있는 팬이라면 한 번쯤 들어봤을 것이다. 에이브리라는 이름을. 물론 NBA에서 활약하는 그 에이브리 브래들리가 월간 여신의 주인공은 당연히 아니다. 우리가 만난 에이브리는 훨씬 더 상큼하고 노래도 잘 부른다. 최근 남녀프로농구장에서 시투와 공연을 통해 자주 볼 수 있었던 그들. 신인 보컬 그룹 에이브리를 만났다.

해당 기사는 <루키 더 바스켓> 2018년 4월호에 게재된 기사를 추가/각색했습니다.

“에이브리요?”

처음 월간여신 대상자에 대해 들었을 때 생각나는 것은 단 하나였다. 필자뿐만이 아니라 <루키 더 바스켓>을 읽고 있는 수준 높은 독자들도 다 한 선수를 떠올렸을 거라고 생각한다. 바로 NBA LA 클리퍼스에서 활약하고 있는 에이브리 브래들리. 사실 우리가 아는 에이브리는 그것이 전부였다.

그래서 우리의 궁금증을 해결해주는 만능 검색창, 초록 검색창에 에이브리를 쳤다. 우리가 아는 친근한(?) 에이브리가 뜰 것이라는 예상과는 달리 4인조 가수 에이브리(ABRY)의 프로필이 먼저 떴다. 더불어 최근 농구장에서 시투와 공연을 한 기사까지 쭉 이어졌다. 잠시 잊고 있던 기억이 불현듯 떠올랐다.

“아 그 화음 넣은 애국가!”

에이브리 브래들리? 보컬 그룹 에이브리!
“아, 맞아요. 저희 그룹 이름을 치면 에이브리 브래들리라고 선수 기사가 먼저 떠요.”

이번 달 월간여신의 주인공 에이브리는 생각보다 쿨하게(?) 에이브리 브래들리보다 낮은 인지도를 인정했다. 그들도 인터넷에 검색해보면 농구 기사가 먼저 나온다는 것을 알고 있었다. 때문에 아직 가수 에이브리가 익숙지 않은 농구팬들을 위해 에이브리가 직접 자신들을 어필하는 시간을 가졌다.

에이브리(ABRY)는 ‘All Been ReadY’의 약자로 리더 가윤을 중심으로 소은, 설아, 예지가 뭉쳐 2017년 데뷔한 4인조 그룹이다. 데뷔곡 ‘오리의 꿈’은 ‘거위의 꿈’을 오마주한 곡으로 네 사람의 화음을 바탕으로 한 감미로운 발라드곡이다. 특별한 점은 멤버 모두 보컬을 맡고 있다는 점. 그만큼 노래에는 자신 있는 그룹이 에이브리다.

소은 : 4명 다 보컬을 전공 했어요. 그렇다보니 노래에 있어서는 확실히 자신감이 있는 것 같아요. 다른 팀에 비해 노래에 대한 고민도 있는 것 같고요.
가윤 : 정말 멤버들이 노래에 관심이 많아요. 아직 부족한 점은 많지만 멤버 모두 싱어송라이터를 꿈꿔요. 그만큼 노래에 대한 욕심도 많고요. 부족한 점이 많기에 여기저기 물어보며 배우는 것들이 많아요.
예지 : 멤버가 가진 목소리 톤도 확실히 달라요. 개성이 넘치죠. 화음을 쌓는데 낮은 음도 높은음도 있어요. 허스키한 목소리도 있고요.

멤버들도 에이브리의 장점을 주제로 꺼내자 노래 이야기를 한 보따리 꺼내놓는다. ‘정말 노래에 대한 것은 자신이 있구나’라는 생각이 절로 들 정도. 그도 그럴 것이 인터뷰 전 진행한 사진 촬영 중간중간에도 멤버들끼리 화음을 쌓으며 노래를 부르기도 했다. 정말 단순히 서로 놀기 위해서 말이다. 여기에 그룹을 소개하는 구호도 아카펠라처럼 화음을 쌓아 만들었다. 이쯤 되면 독자들도 에이브리의 목소리를 직접 듣지 않아도 알 것이다. 에이브리가 노래 실력을 갖춘 그룹이라는 것을.

All Been Ready, 모든 것이 준비됐다는 그룹명처럼 에이브리는 많은 우여곡절을 겪은 후에 탄생했다. 5~6년 동안을 데뷔만 바라보며 달려온 멤버도, 데뷔를 눈앞에 둔 상황에서 자신의 그룹이 없어지는 아픔을 겪은 멤버도 있다.

가윤 : 아이돌처럼 길게 준비한 것은 아니에요. 다만 비교적 늦은 나이인 스물한 살에서야 이 회사에 들어왔죠. 2012년 회사를 들어와 햇수로 5년을 기다렸어요. 빨리 대중에게 내 노래를 들려주고 싶다는 생각이 강했죠.
소은 : 전 어머니께서 어릴 적 가수를 준비하신 적이 있었기에 연예계에 부정적이었어요. 그래도 내 노래를 많은 사람에게 들려줄 수 있는 길은 이 길밖에 없겠다는 생각이 들더라고요. 이전에 걸그룹으로 준비를 하다 데뷔 직전 무산이 됐어요. 한 길을 꾸준히 걸어오며 도전해왔는데 허탈감이 컸어요.
설아 : 전 고등학교 1학년 때 처음으로 연습생 생활을 시작했어요. 연습생을 하는 동안에도 여러 회사를 이리저리 옮겨 다녀야 했고요. 저도 준비 과정에 들어갔다가 엎어진 경우도 많았고요.

오히려 짧은 데뷔 기간이 힘든 점으로 다가온 멤버도 있었다. 예지가 그랬다. 소은의 추천으로 에이브리에 합류한 그는 3~4개월의 짧은 기간 만에 합을 맞추고 데뷔를 해야만 했다. 그만큼 기존 멤버들이 맞춰온 것들을 따라가기 위해 몇 배는 더 노력해야 하는 힘든 과정이 있었다.

예지 : 늦게 들어왔다고 팀원들의 텃세가 있진 않았어요. 오히려 멤버들이 잘 챙겨줬죠. 다만 늦게 합류하다 보니 제가 따라가야 할 것이 너무 많았어요. 힘들었죠. 그래도 언니들이 다독여주면서 잘 적응할 수 있었던 것 같아요.
가윤 : 저희가 한 소절을 맞추는 것도 오래 걸리는 경우가 있었어요. 그런데 예지는 단기간에 많은 것을 맞춰야 했죠. 그래도 예지가 단기간에 잘 맞춰 따라 와줬고 음도 잘 익혀 와서 큰 어려움은 없었어요. 예지 합류 이후 소리가 더 풍성해지기도 했고요.

우여곡절 끝에 탄생한 소리는 성공적이었다. 그들이 겪어온 경험과 기다림, 노력만큼이나 에이브리의 노래는 풍성해졌다. 디지털 싱글 앨범으로 낸 ‘오리의 꿈’이 그랬다. 화음이 겹겹이 쌓여진 오리의 꿈은 확실히 에이브리의 실력을 알 수 있는 곡이었다. 에이브리의 뛰어난 실력이 궁금하다면 오리의 꿈을 검색해 들어보는 것을 추천한다. 분명 후회하지 않을 것이다.

②편에서 계속...

사진 = 이현수 기자 stephen_hsl@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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