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루키=김동영 기자] 최고의 자리에 오른 이를 인터뷰하기란 쉽지 않다. 인터넷 검색창에 이들의 이름만 쳐도 수도 없이 인터뷰가 쏟아질 정도로 이미 자신에 대해 많은 이야기를 했으니까. 강윤이 치어리더와 이미래 치어리더도 그랬다. 이름만 들어도 누군지 아는 유명 치어리더. 더구나 이미 본지에서도 박상혁 선임기자가 나서 두 치어리더와 긴 이야기를 나눴다. 선임기자의 글솜씨를 따라갈 깜냥은 되지 않으니 요령이라도 피워볼 모양으로 아예 두 여신을 함께 인터뷰에 초대했다. 시작부터 뻔한 인터뷰는 하지 않겠다고 선언했지만 사실 거창한 이야기는 없었다. 다만 수다 같던 인터뷰 속에서 그들의 속마음을 조금씩을 엿볼 순 있었다.

해당 기사는 <루키 더 바스켓> 2018년 3월호에 게재된 기사를 추가/각색했습니다.

“뻔하지 않은 인터뷰 해요!”

길었던 화보 촬영이 끝나고 인터뷰를 시작하며 ‘어떤 인터뷰를 하고 싶냐’고 물으니 곧바로 대답이 나온다. 역시 인터뷰를 꽤 해본 두 여신은 뻔한 이야기를 싫어하신다. 본지와의 인터뷰도 있었던 바. 많이들 묻는 ‘치어리더를 어떻게 시작하게 됐는지’ 등 고리타분한 질문은 과감히 생략하기로 했다.

집순이와 밖순이, 게임과 드라마
뻔한 질문은 하지 않기로 했으니 농구는 일단 제쳐두고 쉬는 날 뭘 하는지부터 물었다. 강윤이와 이미래의 대답이 엇갈린다. 먼저 입을 연 강윤이는 자신을 집순이라고 소개했다.

“전 쉬는 날 무조건 집이 좋아요. 만약 나간다 해도 그날 모든 할 수 있는 일은 다 하려고 해요. 약속 같은 것도요. 그러고 들어와서 쉬죠. 집에선 밥도 텔레비전 앞이나 컴퓨터 앞에서 먹어요.”

정말 전형적인 ‘집순이’의 모습. 특히 ‘외출할 때 모든 것을 한 번에 해결한다’는 말이 모든 것을 설명했다. 더구나 강윤이는 “다시 태어나면 프로게이머가 되고 싶다”는 농담을 할 만큼 게임을 좋아하기도 한다. 최신 게임에 대해 몇 마디 질문을 던지니 대답이 술술 나온다. 게임 내 등급을 의미하는 ‘티어’ 이야기부터 “이제는 늙어서 손가락이 잘 안 움직인다”는 푸념까지 이야기가 이어진다. 집순이에 게임 덕후.

이와 반대로 이미래는 ‘밖순이’다. 쉬는 날 늦잠을 잘 법도 하지만 아침 7~8시면 눈을 뜬다. 운동을 하거나 약속을 잡는 등 주로 밖에서 활동하는 것을 좋아한단다. 강윤이가 게임에 눈을 반짝인다면 이미래는 드라마를 보는 것을 즐긴다. 아침에 일어나 하는 일 중 하나가 아침 드라마를 챙겨보는 것이다.

“쉬는 날이면 뭔가 하기 위해 일찍 일어나요. 운동도 하고 밖으로 자주 나가고요. 드라마도 자주 봐요. 어머니들이 즐겨보시는 아침 드라마도 다 챙겨보는 편이에요. 얼굴에 물 쫙 붓고 그런 거요. 일 있는 날엔 밤에 끝나다 보니 드라마를 못 챙겨보는데 그것도 다 나중에 챙겨봐야 해요.”

그 뒤로도 드라마를 주제로 한 수다가 이어진다. 요즘 인기 있는 드라마부터 종영한 드라마 이야기까지. 인터뷰가 점점 산으로 가고 있다. 빨리 다음 주제로 넘어가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여신, 커리어 첫 우승을 노리다
결국 수다 같던 쉬는 날 이야기를 접어두고 일하는 날에 대한 이야기가 이어졌다. 강윤이는 3시즌 째, 이미래는 2시즌 째 원주 DB 프로미 치어리더를 맡고 있다. 원주는 팬들의 충성도가 높기로 유명한 곳. 인구 대비 관중 수 1위에 빛나는 도시도 바로 원주다. DB도 6라운드에 들어선 현재에도 단독 1위를 달리는 경기력으로 팬들의 성원에 보답하고 있다. 그만큼 홈 경기장의 열기를 끌어올리는 치어리더들도 힘이 날 수밖에 없다.

“이번 시즌 유독 명장면이 많아요. (디온테) 버튼 선수도 너무 잘하고 쇼맨십도 좋고요. 지고 있어도 덩크 같은 거 보여주면 체육관이 터져요. 버튼 선수의 대학 시절 영상을 보니까 엄청 잘했더라고요. 잘하니까 관심 있게 보고, 관심 있게 보니까 더 응원하고 싶고. 그러니까 더 잘하는 느낌이에요. 귀엽게 생겼잖아요. 이젠 버튼이 슬슬 볼 잡고 하프라인만 넘어가도 잘 생겨 보여요.”

이미래가 디온테 버튼 예찬론을 늘어놓는다. 강윤이도 “버튼이 왜 NBA를 못 갔을까요”라고 말하며 버튼의 칭찬에 여념이 없다. 사실 두 사람이 팀의 1위를 이끄는 버튼을 좋아할 수밖에 없는 이유가 있다. 강윤이와 이미래 모두 공교롭게도 데뷔 이래 아직도 우승 경험이 없기 때문이다. 이미래가 먼저 하소연을 쏟아낸다.

“처음 원주에 왔을 때가 치악체육관에서 종합체육관으로 옮긴 첫해였어요. 팀이 꼴찌를 했죠. 그러고 삼성으로 팀을 옮겼더니 또 성적이 안 좋았어요. 그래도 꼴찌는 아니어서 다행이다 했죠. 그런데 그 뒤에 갔던 팀이 야구 케이티 위즈인데 거긴 2년 연속 최하위였어요. 선수들 모두 최선을 다했고 저도 정말 열심히 응원했는데 진짜 우승 복이 없었죠.”

강윤이의 하소연도 이미래에 못지않았다.

“소속팀이 플레이오프에 간 적은 있는데 우승을 못 했어요. 야구 LG를 할 때도 그랬고요. 농구에선 우승했던 KGC를 갔더니 그 다음해 성적이 안 좋았어요. 옛날에 목표가 ‘(박)기량이를 한 번 넘어보자’는 거였어요. 근데 기량이는 정말 죽어도 못 넘을 거 같아요. 그래서 이제는 응원팀 우승을 목표로 잡았어요.”

응원팀 우승이라는 그럴싸한 목표를 세운 강윤이. “우승하면 은퇴를 해도 될 것 같다”라는 깜짝 선언을 하기도 했다. 단순한 농담은 아니었기에 이야기가 깊어지다 보니 김주성처럼 은퇴 투어를 해줘야 하는 것 아니냐는 이야기까지 나왔다. 케이티 원정 경기에 가서 박기량이 꽃다발과 은퇴 선물을 주는 그런 은퇴 투어. 치어리더계 3대장이라 불리는 분이 은퇴한다면 당연히 그 정도는 해야 되지 않겠는가. 강윤이는 “생각만 해도 끔찍하다”며 몸서리쳤다. 사실 아무리 성대한 은퇴식이 있다 해도 팬들은 강윤이의 은퇴를 반기지 않을 것이다. 정답은 나왔다. 그의 은퇴를 막고 싶다면 DB의 우승을 막으면 된다. 참 쉽죠? ←응?

②편에서 계속... 

사진 = 박진호 기자 ck17@thebasket.kr, 이현수 기자 stephen_hsl@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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