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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틀리프 온다면?’ KCC, SK, 현대모비스의 ‘3색3몽’

[루키=이동환 기자] 결국 3개 팀으로 압축됐다. 리카르도 라틀리프의 행선지는 KCC, SK, 현대모비스 중 하나가 될 전망이다.

26일 KBL센터에서는 리카르도 라틀리프 드래프트가 진행된다. 라틀리프 드래프트는 영입의향서를 낸 복수의 팀들이 1/N 확률 추첨을 통해 경쟁하는 방식으로 진행된다. 25일 오후 6시까지였던 마감시한까지 영입의향서를 제출한 팀은 단 3개 팀. KCC, SK, 현대모비스였다.

많은 팀들이 라틀리프 영입을 놓고 비용 대비 효율 문제를 심각하게 고민한 것으로 알려졌다. 라틀리프를 영입하는 팀은 연봉과 세금 등을 포함해 매년 100만 달러의 돈을 라틀리프 한 명에게만 써야 한다. 또한 나머지 외국인 선수 2명에게 줄 수 있는 총 연봉은 42만 달러로 제한된다. 때마침 2019-2020시즌부터는 외국인 선수 신장 제한 규정이 다시 사라질 것이라는 전망도 나오고 있었다. 때문에 의외로 각 구단들의 반응이 미온적이었다. 결국 가장 적극적이었던 KCC를 포함해 SK, 현대모비스까지 3개 팀만 드래프트 참가를 결정했다. 세 팀은 나란히 33.3%의 확률을 안고 26일에 열릴 추첨식을 기다릴 예정이다.

몇 가지 리스크가 있지만 라틀리프를 데려온다면 어떤 팀이든 전력이 업그레이드되는 것만큼은 확실하다. KCC, SK, 현대모비스가 라틀리프 영입을 통해 얻게 되는 이득은 과연 무엇일까?

 

◆ 압도적 높이를 구축할 수 있는 KCC

하승진이 입단한 이래 KCC는 언제나 높이에서 자신감을 가질 수 있는 팀이었다. 만약 리카르도 라틀리프가 합류한다면 그 높이는 더욱 압도적인 수준이 된다.

하승진(221cm)과 라틀리프(199cm)가 함께 뛰는 KCC의 높이는 다른 팀들에게 당연히 재앙이다. 하승진이 빠졌을 때의 높이 문제도 아주 손쉽게 해결된다. 라틀리프가 코트에 남아 그 자리를 메우면 그만이기 때문이다.

KCC는 지난 플레이오프 내내 ‘하승진 딜레마’에 시달렸다. 하승진이 코트에 나서면 어쩔 수 없이 2-3 지역방어를 자주 써야 했는데 이때 허점이 많이 보였다. 공수 전환이 너무 느려 상대의 빠른 공격에 쉽게 득점을 허용한다는 문제도 있었다. KCC가 6강 플레이오프에서 전자랜드에게 고전하고 4강 플레이오프에서는 SK의 집요한 속도전에 무릎을 꿇었던 이유다.

하지만 라틀리프가 합류하면 ‘하승진 딜레마’에서 단숨에 벗어날 수 있다. 라틀리프는 높이 대비 기동성이 뛰어난 빅맨으로 꼽힌다. 공격에서 속공 가담이 훌륭할 뿐만 아니라 수비 시에도 백코트가 빠른 편이다. 다른 팀들의 스피드를 막아낼 힘이 생긴다. 라틀리프는 지역방어 이해도가 높은 편은 아니나 하승진보다는 수비 범위가 넓은 선수다. 지난 플레이오프 최대 아킬레스건이었던 지역방어 붕괴와 속공 수비 불안을 한꺼번에 해결할 수 있는 셈이다.

단순하게 생각해도 라틀리프를 영입할 경우 KCC는 하승진, 라틀리프로 인사이드를 확실하게 구축하고 이정현과 다른 외국인 선수 2명으로 앞선을 구성하는 그림이 가능해진다. 당연히 우승후보 1순위로 떠오를 전망이다.

 

◆ 프런트코트 ‘벌떼 농구’ 펼칠 SK

디펜딩 챔피언 SK는 리그 최고 수준의 국내 프런트코트진을 구축한 팀이다. 최준용, 최부경, 김민수, 안영준을 보유하고 있고 이들이 올해 우승에 크게 기여했다. 이들이 존재하는 상황에서 라틀리프가 합류한다면 SK의 프런트코트는 단연 리그 최고 수준이 된다.

이미 SK는 애런 헤인즈와의 재계약을 아주 긍정적으로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문경은 감독 역시 최근 애런 헤인즈와 계속 함께 하고 싶다는 의사를 인터뷰를 통해 드러냈다. 나란히 199cm의 신장을 가진 라틀리프-헤인즈가 번갈아 가며 코트에 나서고 여기에 최준용, 최부경, 안영준, 김민수가 힘을 보태는 ‘벌떼 농구’를 펼친다면 이를 막을 수 있는 팀은 사실상 없다. SK는 이미 백코트진에 리그 최고급 가드 김선형을 보유한 상황이기도 하다. 단신 외국인 선수 1명만 잘 데려오면 로스터가 완벽해진다.

라틀리프는 스피드를 강조하는 SK의 색깔에도 잘 맞다. 앞서 언급했듯 뛰어난 높이에 기동성까지 겸비했기 때문이다. 상대 공격 실패 이후 SK 가드들이 빠르게 하프라인을 넘어가 1차 속공 득점을 노리고, 여의치 않을 경우 뒤에서 따라오는 라틀리프가 2차 속공 득점을 노리는 장면을 어렵지 않게 상상할 수 있다. 아주 이상적인 그림이다.

결국 라틀리프 영입을 통해 SK는 창단 첫 리그 2연패를 향해 힘차게 시동을 걸 수 있을 전망이다. 당연하게도 라틀리프 영입은 SK에게 무조건 플러스 요인이다.

 

◆ ‘이종현 리스크’ 줄일 수 있는 현대모비스

현대모비스는 이미 리그에서 손꼽히는 수준의 높이를 가진 팀이다. 이종현과 함지훈을 함께 보유하고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자세하게 보면 상황이 그리 긍정적이지만은 않다. 만 34살의 함지훈은 은퇴를 고민할 시기가 다가왔고, 이종현은 지난 2월 초 왼쪽 아킬레스건이 파열되는 큰 부상을 입고 수술을 받은 상태다. 현대모비스의 골밑은 의외로 부정적인 변수가 많다.

특히 현대모비스의 미래로 꼽혔던 이종현은 서둘러 코트로 돌아올 수 없는 상황이다. 아킬레스건 파열 부상은 일반적으로 수술 후 회복과 재활에 1년 이상의 시간이 필요하다. 물론 개인 차는 있겠지만 현실적으로 올해에 복귀하는 것은 어렵다고 봐야 한다. 결국 현대모비스는 다음 시즌도 이종현 없이 적어도 시즌 절반 이상을 보내야 하는 상황이다.

복귀 후에도 문제다. 이종현의 경기력이 부상 이전 수준으로 빠르게 돌아올 것이라고 장담할 수 없다. 아킬레스건 파열은 수술 후에도 운동능력 상실로 인한 기량 하락을 우려할 수밖에 없는 아주 큰 부상이다. 물론 최근 의료 기술이 발달한 덕에 예전만큼 절망적으로 생각할 부상은 아니긴 하다. 하지만 여전히 십자인대 파열과 더불어 농구 선수에게 가장 치명적인 부상으로 꼽힌다.

이런 상황에서 리카르도 라틀리프 합류는 현대모비스에게 '이종현 리스크'를 줄일 수 있는 완벽한 대안이다. 현대모비스가 비용 문제를 놓고 고민했음에도 결국 라틀리프 드래프트에 참가하기로 한 이유다.

라틀리프는 오는 시즌 이종현의 공백을 곧바로 메워줄 수 있는 선수다. 라틀리프가 있다면 이종현의 회복과 재활을 편한 마음으로 기다려줄 수 있는 여유도 생긴다. 또 이종현이 성공적으로 복귀할 경우 라틀리프-이종현으로 이어지는 무시무시한 트윈타워도 구축할 수 있다. 머지않아 다가올 함지훈의 은퇴 역시 라틀리프가 있다면 타격을 최소화할 수 있을 전망이다.

한편 현대모비스 역시 SK와 마찬가지로 스피드 농구를 추구하는 팀이다. 올시즌 현대모비스는 리그에서 얼리 오펜스(early offense)를 가장 짜임새 있고 효과적으로 전개하는 팀이었다. 기동성이 좋고 속공 가담에 능한 라틀리프는 유재학 감독의 스피드 농구에 부합하는 선수다. 거기에 높이도 좋다. 여러모로 최고의 자원이다.

현대모비스는 라틀리프가 생애 첫 프로 생활을 시작한 친정 팀이기도 하다. 라틀리프는 2012년부터 2015년까지 세 시즌 동안 현대모비스에서 뛴 경험이 있다. 유재학 감독과 현대모비스 구단은 라틀리프의 생활 습관과 플레이 스타일을 누구 못지 않게 잘 알고 있다. 라틀리프의 적응 문제를 자신 있게 해결할 수 있는 팀이라는 얘기다.

 

과연 리카르도 라틀리프는 행선지는 어느 팀이 될 것인가? 26일에 열릴 리카르도 라틀리프 드래프트는 다음 시즌 프로농구 판도에 지대한 영향을 끼칠 전망이다.

 

사진 제공 = KBL

이동환 기자  no24@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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