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루키=이학철 기자] 위기다. 그것도 매우 심각한 위기다. 시즌 초부터 불안하던 수비는 형편없이 무너지고 있고 선수들은 서로를 향해 연일 불만을 쏟아내고 있다. 내부에서부터 모래성처럼 와르르 무너지고 있는 형국이다. 지난 3년 연속 파이널에 오르며 골든스테이트의 가장 강력한 라이벌로 군림했던 클리블랜드 이야기다. 과연 그들은 어떤 부분에서 문제를 드러내고 있을까? 또한 시즌 최악의 위기를 겪고 있는 클리블랜드에게 돌파구는 있을것인가?

 

▲형편없이 무너지고 있는 수비
지난 21일(이하 한국시간) 클리블랜드의 홈구장인 퀴큰 론즈 아레나에서 열린 클리블랜드와 오클라호마시티의 경기. 이 경기를 지켜본 클리블랜드의 팬들은 경악을 금치 못했을 것이다. 홈에서 경기를 치른 클리블랜드가 무려 148점을 헌납한 끝에 24점차 패배(124-148)를 당한 것이다. 심지어 연장도 없었다. 48분이라는 정규시간에 148실점. 폴 조지(36점), 러셀 웨스트브룩(23점), 스티븐 아담스(25점), 카멜로 앤써니(29점) 등 오클라호마시티의 선수들은 마치 올스타전 경기에 나선 것처럼 클리블랜드의 수비를 마음껏 요리했다. 

이날의 충격적인 패배로 클리블랜드는 최근 6경기 1승 5패의 심각한 부진에 빠졌다. 14경기로 범위를 늘리면 4승 10패다. 물론 해당 기간 동안 원정을 9경기 치르긴 했지만 마냥 일정 탓으로 모든 것을 돌리기엔 경기력 자체가 너무 형편없다. 

클리블랜드가 고전하고 있는 부분은 역시 수비다. 최근 14경기 기준 114.9실점으로 리그 꼴찌다. 상대 야투 허용 개수(44.5개), 야투 허용률(49.7%) 역시 최하위이며 3점슛 허용 개수(11.6개)는 27위, 3점슛 허용률(37.0%)은 21위다. 그야말로 형편없이 무너지고 있다. 

사실 시즌 초에도 클리블랜드에는 같은 문제가 발생했었다. 덕분에 클리블랜드는 첫 8경기에서 3승 5패의 부진에 빠지며 어렵게 시즌을 출발했다. 그러나 이후 강력한 화력을 바탕으로 이러한 약점을 조금씩 지워나갔고, 11월 중순 이후에는 13연승을 질주하며 우려를 불식시키는 모습을 보였다. 

그러나 최근에는 이러한 공격조차 무용지물일 정도로 수비 쪽 누수가 심각하다. 많은 기대를 모으며 코트에 돌아온 아이재아 토마스 역시 아직까지는 별다른 도움이 되지 않는 모양새. 현재까지 7경기에 나선 토마스는 평균 16.1점에 머물고 있다. 야투율은 39.6%에 불과하며 3점슛 성공률 역시 29.2%다. 또한 토마스가 코트에 뛴 시간 동안 클리블랜드는 –8.3점의 평균 득/실점 마진을 기록했는데, 이는 토마스가 데뷔한 이래 최악의 기록이다. 부상 후유증으로 일한 일시적인 부진일 수도 있지만 애초에 토마스가 클리블랜드와 맞지 않는 조각일 가능성도 분명 존재한다. 

문제는 현재 클리블랜드의 로스터를 볼 때 앞으로도 수비 코트에서의 반등은 기대하기 힘들다는 사실이다. 트레이드 등의 방식을 활용한 추가적인 보강이 없다면 결국 클리블랜드는 오직 공격으로 이 모든 것을 극복해야 한다. 그러나 아무리 공격이 막강하더라도 수비가 이렇게까지 무너지는 상황에서는 승리를 기대하기는 힘든 상황이다. 

 

▲내부 잡음 폭발, 선수들 간 신뢰가 깨지고 있다
이처럼 최악의 경기력을 연일 선보이며 무너지고 있는 클리블랜드는 팀 내부에서도 잡음이 끊이지 않고 있다. 그야말로 ‘안되는 집안’의 전형적인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가장 먼저 들려온 소식은 클리블랜드의 몇몇 선수들이 르브론 제임스에 대해 불만을 품고 있다는 것이었다. cleveland.com의 조 바든은 “클리블랜드의 몇몇 선수들이 르브론이 빨리 움직이기보다 어시스트를 위한 패스 기회가 올 때까지 공을 쥐고 기다리는 것에 대해 불만을 나타내고 있다”고 보도했다. 

클리블랜드의 내부 잡음은 여기서 그치지 않았다. 오클라호마시티전 대패 이후 토마스는 “우리는 아직 서로를 믿지 못하는 것 같다”며 동료들에게 일침을 날렸다. 또한 그는 “보스턴 시절, 우리는 공격보다 수비에 신경을 많이 썼다. 지금 우리는 더 많은 노력이 필요하다”는 이야기를 남기기도 했다. 

23일에는 또 다른 소식이 전해졌다. ESPN의 애드리안 워즈나로우스키에 따르면 최근 있었던 팀 미팅에서 클리블랜드 선수들이 서로를 향해 불만을 토로하고 손가락질을 하는 등 최악의 분위기를 보였다고 한다.  

특히 이 자리에서 몇몇 선수들은 지난 오클라호마시티전에서 3분밖에 뛰지 못한 케빈 러브를 향해서도 불만을 제기했다. 몸 상태가 좋지 않아 이후 팀 훈련에도 불참했던 러브는 자신의 상황에 대해 동료들과 코치들에게 해명을 해야 했다. 그러나 아직 문제가 해결되었는지는 좀 더 지켜봐야 할 것으로 보인다. 

현재까지 알려진 소식들을 종합해보면, 결국 클리블랜드는 내부에서부터 심각한 문제를 드러내고 있다. 선수들이 한데 뭉쳐 위기를 벗어날 궁리를 해도 모자랄 시간에 서로를 향해 비난의 화살을 날리기에만 급급하다. 결국 이처럼 선수들끼리 뭉치지 못하면 앞으로도 클리블랜드의 위기는 지속될 가능성이 상당히 높다. 

 

▲유일한 자산인 네츠 픽, 써야 하나 말아야 하나
현재 클리블랜드는 분명 최악의 고비를 마주하고 있다. 이에 클리블랜드는 내부적으로 트레이드를 추진하며 이를 타파하기 위해 노력 중이다. 트레이드는 망가지고 있는 팀 분위기를 전환시키기 위한 방안으로도 나쁘지 않다. 

그러나 클리블랜드가 트레이드를 통해 전력을 보강하려면 현재 그들이 보유한 자산 중 가장 가치가 높은 브루클린의 2018년 1라운드 지명권을 넘기지 않고서는 불가능하다. 냉정히 말해서 그들이 언급하고 있는 J.R 스미스와 트리스탄 탐슨 등을 받으면서 A급 선수를 내어줄 구단은 없다. 입장을 바꿔 생각해 보면 간단한 일이다. 

이를 놓고 클리블랜드도 고심을 거듭하고 있다. 우선 그들은 브루클린의 지명권은 최대한 지킨다는 방침. 그러면서 디안드레 조던, 루 윌리엄스, 조지 힐, 데릭 페이버스, 니콜라 미로티치, 켄트 베이즈모어 등을 찔러보고 있다. 그러나 앞서도 언급했듯 브루클린의 지명권을 넘기지 않고 획기적인 전력 업그레이드를 기대하는 것은 도둑놈 심보에 가깝다. 

문제는 브루클린의 지명권을 쓴다고 하더라도 당장 클리블랜드가 우승권 전력을 갖출 수 있느냐다. 이번 시즌 종료 후 FA로 풀리는 르브론이 잔류에 대해 그 어떤 확답도 내주고 있지 않는 상황에서 브루클린의 지명권을 넘긴다는 것은 곧 미래를 담보로 현재에 올인 한다는 의미다. 그리고 그 올인의 결말은 반드시 우승이 되어야 한다. 브루클린의 지명권을 써서 우승에 실패하고 르브론마저 떠난다면? 클리블랜드 입장에서는 상상도하기 싫은 최악의 시나리오다. 

결국 클리블랜드가 브루클린의 지명권을 쓴다고 가정하면 그들은 골든스테이트나 휴스턴을 넘어설 수 있는 강력한 라인업을 구축해야 한다. 그러나 현재의 클리블랜드에 선수 1~2명이 추가된다고 이들을 넘을 강한 전력이 구축될 수 있을까? 이에 대한 확신이 없다면 차라리 브루클린의 지명권을 지키면서 미래를 도모하는 것이 더 현명한 선택이 될 수도 있다. 

어쨌든 이 모든 것은 클리블랜드의 수뇌부가 결정할 문제다. 과연 그들은 이 난국을 타개할 ‘묘수’를 들고 나올 수 있을까? 또한 시즌 최악의 위기에 놓인 클리블랜드는 또 한 번 이를 벗어날 수 있을 것인가? 앞으로 보일 클리블랜드의 행보에 많은 팬들의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사진=나이키, NBA 미디어센트럴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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