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루키=이학철 기자] 보스턴 구단의 안일한 결정이 일을 키우고 있다. 

오는 2월 12일(이하 한국시간) 보스턴의 홈인 TD가든에서 펼쳐지는 클리블랜드와의 경기는 보스턴의 오랜 팬들에게 매우 특별한 날이다. 바로 1998년 데뷔 이후 ‘The Truth’라 불리며 보스턴을 대표하는 선수로 활약했던 폴 피어스의 영구결번 행사가 예정되어 있기 때문. 

그러나 온전히 피어스만을 위해 진행되어야 할 이날 행사를 놓고 벌써부터 잡음이 끊이지 않고 있다. 

논란은 보스턴이 지난 시즌을 끝으로 팀을 떠난 아이재아 토마스의 헌정영상을 이날 함께 상영하기로 하면서 시작됐다. 원래는 1월 4일 있었던 클리블랜드전에서 헌정영상을 상영하기로 했지만 토마스가 자신이 경기에 뛰는 날에 헌정영상을 틀어주면 좋겠다며 미뤄줄 것을 요청했고, 보스턴은 이를 덜컥 받아들여버렸다.  

문제는 보스턴의 홈에서 펼쳐지는 클리블랜드와의 이번 시즌 마지막 대결이 바로 피어스의 영구결번 행사가 예정된 2월 12일 경기라는 점이었다. 이를 알게 된 피어스는 “내 영구결번 행사에서 토마스의 영상을 보고 싶지 않다”며 노골적으로 불만을 드러냈고, 이와 관련된 이슈는 조금씩 사람들의 입에 오르내리기 시작했다. 

토마스 역시 “그의 영구결번 행사를 망칠 생각은 없다”면서도 “하지만 헌정 영상을 밤새 트는 것은 아니지 않나. 결정은 구단이 하겠지만, 내 영상을 틀어준다면 영광으로 생각할 것이다”며 서운한 마음을 내비쳤다. 결국 보스턴 구단의 안일한 일처리가 피어스와 토마스 모두에게 서운한 감정을 안겨준 꼴이 됐다. 

이후 피어스와 보스턴에서 함께 우승을 합작했던 라존 론도가 토마스의 헌정영상에 대해 공개적으로 불만을 표출하면서 일은 더욱 커졌다. 론도는 “그가 무엇을 했는가? 여기는 ‘보스턴 셀틱스’다. 비하하려는 의도는 없지만, 피닉스 같은 팀이 아니다. 우리가 컨퍼런스 파이널 정도의 업적을 기념해야 하는가?”며 지난 시즌 팀을 컨퍼런스 파이널로 이끌었던 토마스를 저격했다. 

이처럼 논란이 계속되자 결국 토마스가 양보를 결정했다. 토마스는 자신의 SNS 계정을 통해 “보스턴에서 보냈던 내 3년을 위해 헌정영상을 틀어주겠다고 제안한 보스턴의 제안을 감사하게 생각한다. 그러나 폴 피어스를 위한 날에 논란을 일으킬 것 같기 때문에, 그날은 온전히 피어스만을 위해 관심을 기울여달라고 구단에 요청하겠다”며 논란을 종결 지었다.

그러나 여전히 피어스는 “토마스는 영광을 누릴 기회가 있었다. 경기에 뛰든 그렇지 않든 이전에 보스턴에 왔을 때 헌정영상을 틀었어야 했다. 자신의 헌정영상을 미뤄달라는 토마스의 요청을 보스턴이 받아준 것은, 그를 클리블랜드로 트레이드한 것에 대한 죄책감 때문이다”며 구단에 대한 서운함을 드러냈다.  

이렇듯 토마스의 헌정영상과 피어스의 영구결번 행사를 놓고 벌어진 논란은 서로에게 찜찜함만 남긴 채 결론 났다. 애초에 이런 사태를 충분히 막을 수 있었다는 점에서 보스턴의 안일한 일처리는 많은 아쉬움을 남긴다.  

사진=NBA 미디어센트럴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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