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루키=편집부/박지영 MBC스포츠플러스 아나운서] ①편에 이어..

‘농구 선수’ 함지훈 말고, ‘승후 아빠’ 함지훈
지영: 양동근 선수처럼 함지훈 선수도 가정에 그렇게 잘한다는 소문이 있어요!
지훈: 어디에 소문이 났나요?(웃음) 아내가 들으면 욕 할텐데!
지영: 팬들은 그렇게 알고 있어요!!
지훈: 뭐, 제가 생각해도 잘 안 하는 것 같지는 않아요! 아들은 보기만 하지만 행복하고 화목하면 되는 거니까요.
지영: 예쁜 아들 재롱에 더욱 행복할 것 같아요!
지훈: 그럼요~~ 사실 예쁘지 않아도 자기 자식을 보면 너무 좋다고 하잖아요. 빅지영 아나운서도 결혼 하면 몇 년 뒤에 느끼실 수 있을 거예요.
지영: 네~네! 그렇군요!!! 자... 승후군이 태어날 때부터 자랑을 그렇게 많이 하셨다고 들었어요.
지훈: 네.(웃음) 어느 부모든 그러지 않을까요? 너무 예쁘니까 주변에 자랑도 많이 했어요. 지금 생각하면 손발이 오그라들 정도에요. 밑도 끝도 없이 친구들에게 아들 사진 보내고요. 글 없이 사진만 달랑 보내기도 했어요.
지영: 오세근 선수나 하승진 선수도 인터뷰 당시에 저한테 사진을 엄청 보여주시더라고요!!
지훈: 한창 그럴 때죠!! 저도 그랬는데 이제 그 단계는 지났고요.(웃음) 지금은 그렇게까지 자랑하지는 않아요.
지영: 승후가 언제 제일 예뻐요?
지훈: 제가 집에 들어가면 저한데 막 뛰어올 때가 제일 예뻐요. 현관에서 비밀번호 누를 때 뛰어오는 소리가 나요. 다다다다 달려와서 문 열면 다리에 매달리죠. 정말 너~무 예쁘죠.
지영: 그나저나 승후 군이 너무 잘생겼더라고요. 함지훈 선수 좋은 유전자가 다 갔나 봐요!
지훈: 네! 저를 많이 닮았더라고요. 하하.
지영: 아내 분에게도 고마운 마음이 많을 것 같아요! 
지훈: 어느 아빠라도 모두 그런 생각을 할 거에요. 저희는 또 특수한 직업이다 보니 집에 잘 못 들어가고, 아내가 혼자 아이를 봐야하는 시간이 많으니까 항상 고맙고 그래요.

지영: SNS에서도 승후군이 큰 인기에요! 함지훈 선수도 인스타그램 하시죠?
지훈: 아이디는 있어요! 승후 보려고요요. 제가 승후 사진 많이 올리라고 해요. 시합 끝나고 나서 제일 먼저 하는 일이 SNS로 ‘후야’(승후군 별명) 사진 보는 거니까요. 처음엔 와이프가 직접 사진이나 동영상을 보내줬는데 자꾸 쌓이니까 보기가 힘들더라고요. 그러지 말고 인스타그램에 올리면 내가 보겠다고 해서 그렇게 하고 있는데 편하더라고요.
지영: 그럼 거기 있는 게시물들이 모두 함지훈 선수를 위한 거였네요.
지훈: 그죠! 제가 많이 올리라고 했으니까요. 지금 게시물이 2000개가 넘을 거예요.

지영: 승후가 이제는 아빠가 무슨 일을 하는지 아나요?
지훈: 4살인데 아직 모르지 않을까요? 경기를 보고 자기도 드리블을 치긴 하는데, 농구선수라는 직업이 있다는 걸 알지는 모르겠어요.
지영: 특별히 재능을 보이는 부분이 있나요?
지훈: 볼 가지고 노는 걸 잘하더라고요. 손발이 엄청 커서 키도 많이 클 것 같고요.
지영: 만약 농구한다고 하면 허락을 해주실 건가요? 함지훈 선수 부모님도 농구하셨는데 반대하셨잖아요.
지훈: 해도 상관은 없지만 재능이 있으면요! 엄청 못하는데도 아빠 따라서 한다고 하면 말려야죠. 잘하는 걸 밀어주는 것이 아빠의 역할이라고 생각해요.
지영: 함지훈 선수도 조르고 졸라서 농구했다고 들었는데...
지훈: 저는 농구를 못해서 부모님이 시켜야하나 말아야하나 고민을 많이 하셨대요. 그런데 공부는 더 못했거든요. 하하. 처음엔 우여곡절이 많았죠. 키도 엄청 작았고요. ‘이 길은 내 길이 아닌가’라고 생각하다가 참으면서 했는데 운 좋게 키도 크고, 여기까지 왔네요.
지영: 부모님이 언제 허락해주신 건가요?
지훈: 반대하시다가 연습게임을 한번 보러오셨는데. 그땐 제가 가드였거든요? 제가 드리블을 칠 때 센스가 있더래요. 부모님이 농구를 하셨으니 보는 눈도 있었으니까요. 그때 상의를 하셔서 어느 정도 재능이 있다고 판단하셨나 봐요. 초등학교 5학년 때였는데 그 때 허락해주셨어요.
지영: 포기하고 싶을 때도 있었나요?
지훈: 초등학교 땐 정말 재밌게 농구했는데, 중학교 올라가니까 쟁쟁한 애들도 많고, 저는 키가 작아서 시합을 못 뛰고, 힘든 생활을 했어요. 안 하겠다고 나와 있다가 아버지랑 얘기를 많이 했는데 그래도 해보라고 하셔서 참고 뛰었죠. 그런데 중3때 키가 쭉쭉 크더라고요. 1년에 거의 20센티미터 정도? 중학교 2학년 때 까지는 엄청 작아서 친구들 시합할 때 주전자 나르고 그랬어요.(웃음)
지영: 함지훈 선수에게도 그런 시절이 있었네요?
지훈: 네! 뭐 저만 그런가요? 그 당시에 동근이 형은 저보다 3년 선밴데, 더 심했어요. 아예 시합도 못 뛰고 주전자 나르고요. 농구부에 놀러온 조그만 아이 같았다고나 할까요. 하하.
지영: 그랬던 두 선수가 지금 모비스의 두 기둥이 됐네요!
지훈: 그러니까요. 이 얘기도 가끔 해요. 그랬던 우리가 지금 이렇게 됐다고.

상상도 못했던 신인 함지훈!
지영: 그랬던 아들이 프로에 와서 우승도 하고 MVP도 받으니 부모님께서 감회가 남다르시겠어요!
지훈: 처음에는 제가 기사에 나는 걸 보고 ‘이래도 되나’ 싶을 정도의 마음이셨대요. 당시 제가 기사에 난 것들을 모두 스크랩 해 두시고 집안에 붙여 두기도 하셨어요. 그만큼 좋으셨던 거죠. 저도 신인 때처럼 그렇게 이슈가 되리라고는 상상을 못했어요. 그 누구도 상상 못했을 거예요. 신기하고 재미있는 경험이었죠.
지영: 프로 데뷔 첫해 기억나시죠? 
지훈: 그럼요! 당시 외국인 선수도 안 좋아서 팀 성적도 좋지 않았는데 감독님께서 제게 기회를 많이 주셨어요. 프로 데뷔전에서 인터뷰도 하고 사진도 많이 찍히고! 바빴어요. 당시에는 얼떨떨했죠.
지영: 화려한 데뷔! 그래서 그런지 많은 우승을 했지만 당시의 기억은 더 특별할 것 같네요!
지훈: 첫 경험이니까요. 다 특별하죠. 첫 번째 우승이 08-09시즌 정규리그 우승인데, 우승의 맛을 처음 느낀 시즌이었어요. 모두의 예상으로는 꼴찌였거든요. 6라운드 때까지 동부가 5-6게임 정도 앞서고 있었는데 저희가 말도 안 되게 우승을 했죠.

2917-18 시즌, 자신 있게! 빵빵!
지영: 이번 시즌도 우승에 대한 열망이 클 것 같아요.
지훈: 그렇죠. 저희가 멤버만 보면 나쁘지 않잖아요. 종현이도 있고 외국선수만 잘 뽑으면 충분히 도전할 수 있다고 생각해요. 지난 두 시즌 모두 4강에서 탈락했기 때문에 더 간절해요. 저 뿐만 아니라 모두가 ‘우승은 매번해도 좋고, 하고 싶다’고 많이 얘기해요.
지영: 이번시즌 앞두고 가장 중점을 두고 있는 부분은 뭔가요?
지훈: 슛이죠! 3점슛이요. 제가 가장 고쳐야하고 배워야 하는 부분이 슛인데, 그 부분을 집중적으로 연습을 하고 있어요. 건강이 첫 번째고 농구적으로는 슛이 제일 필요한 것 같아요.
지영: 지난 시즌에 대한 만족도는 어때요?
지훈: 다치지 않고 풀타임 뛴 것은 만족해요. 하지만 시즌 전, 저에 대한 기대치에 비해서는 못 미친 것 같아요. 시즌 들어가기 한 달 정도 전까지는 슛에 대한 자신감이 하늘을 찌를 정도였어요. 개인적으로 더 기대되기도 했고요. 그런데 연습부족이었는지 시즌 들어가고 나서 슛이 안 들어가면 위축되고 그 전의 안 좋은 습관들도 다시 튀어나왔죠. 그런 부분을 생각하면 만족할 수 없는 시즌이죠.
지영: 이제 운동을 다시 시작한 시점인데, 느낌 어때요? 괜찮나요?
지훈: 항상 휴가가 끝나고 운동 시작할 땐 기분이 좋지만은 않아요.(웃음) 하지만 다들 같은 목표로 준비하고 있으니까요. 힘들더라도 우승이라는 목표를 위해서 잘 해야죠. 목표를 이뤘을 때 기분을 아니까요! 
지영: 돌아오는 시즌에 대한 각오는요?
지훈: 항상 시즌 전에는 우승하겠다는 각오로 시작하죠. 이제 나이가 들면서 다치지 않아야겠다는 각오도 함께해요. 나이가 들수록 부상의 위험이 커지니까요. 솔직히 부상을 당할 때는 그 사람의 운 같은 게 80% 정도는 차지하거든요. 조심한다고 안 다치는 것도 아니고... 이번 시즌엔 부상이 없기를 간절히 바라고, 꼭 우승했으면 좋겠어요.
지영: 10년째 함께하는 모비스 팬들에게도 감사하는 마음이 클 것 같네요.
지훈: 울산 동천체육관에 오시는 팬들 저 때문에 속이 검게 타지 않았을까요? 이젠 소리가 다 들려요. 슛 찬스 때 제가 머뭇거리거나 패스를 하면 팬들이 일어나서 “하~”하고 탄식을 내뱉으세요...
지영: 그게 들려요?
지훈: (웃음) 네! 들려요! 이제는 아주 적나라하게 누가 그랬는지 까지요. 매 시즌 “자신 있게 빵빵 쏘겠다! 지켜봐 달라”고 얘기를 해요. 하지만 어김없이 지난 시즌에도 그런 탄식 소리가 많이 나왔거든요. 그런데 이번시즌에도 같은 소리를 또 한번 해야 할 것 같네요! 기분 좋게 체육관 오셨는데 그 기분 끝까지 이어갈 수 있게 제가 연습 많이 해서 자신 있게! 빵빵 쏘도록 하겠습니다! 기대해주세요.

해당 기사는 <루키 더 바스켓> 2017년 8월호에 게재된 기사를 추가/각색했습니다.
사진 = 박진호 기자 ck17@thebasket.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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