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루키=이학철 기자] 안풀려도 이렇게까지 안풀릴 수 있을까. 클리퍼스의 시즌이 갈수록 암흑으로 치닫고 있다. 주전 선수들 중 무려 4명이 부상으로 이탈했다. 

클리퍼스는 개막전이던 레이커스전에서 ‘밀로스 테오도시치-패트릭 베벌리-다닐로 갈리날리-블레이크 그리핀-디안드레 조던’으로 이루어진 주전 라인업을 들고 나왔다. 비록 크리스 폴은 휴스턴으로 떠났지만 그가 남기고간 많은 유산 덕분에 클리퍼스는 여전히 빈틈없는 라인업을 구축할 수 있었다. 실제로 그들은 개막 4연승을 질주하며 승승장구했다. 

그러나 그들에게는 조금씩 부상이라는 악령이 들이닥치기 시작했다. 가장 먼저 희생(?)된 선수는 테오도시치. 단 2경기 만에 발 부상으로 아웃된 테오도시치는 아직까지 코트로 돌아오지 못하고 있다. 들려오는 소식으로는 최소한 크리스마스까지는 결장이 예상되는 상황. 물론 회복 속도가 더디면 시간이 더 걸릴 수도 있다. 

클리퍼스의 불운은 여기서 끝이 아니었다. 이번에는 갈리날리가 9경기 만에 빠졌다. 이어진 10번째 경기에서는 베벌리가 다쳤다. 그렇게 클리퍼스는 순식간에 주전 셋을 잃었다. 

하루가 멀다 하고 주전들이 병원으로 실려 나가자 성적도 곤두박질쳤다. 11일 4일(이하 한국시간) 멤피스전을 시작으로 무려 9연패 늪에 빠졌다. 해당 기간 동안 원정을 6번이나 치르는 등 일정도 최악이었다. 과도한 짐을 떠안게 된 그리핀도 좀처럼 힘을 쓰지 못했다. 

그렇게 나락으로 떨어지던 클리퍼스는 베벌리의 복귀 소식이 전해지며 한숨을 돌리는 듯 했다. 그러나 기쁨도 잠시. 베벌리는 11월 20일 뉴욕전에서 복귀를 알렸지만 그 경기가 그의 이번 시즌 마지막 경기가 됐다. 좋지 않던 무릎에 결국 수술을 받기로 하면서 그대로 시즌-아웃된 것이다. 

이처럼 악재가 겹친 상황에서도 클리퍼스는 애틀랜타-새크라멘토-레이커스를 연거푸 잡으며 반격에 나섰다. 그러나 잔인한 현실은 조금씩 타오르던 클리퍼스의 희망이라는 촛불을 한순간에 꺼뜨려버렸다. 레이커스와의 경기 도중 그리핀이 다치고 만 것이다. 

 

 

4쿼터 중반 팀 동료 오스틴 리버스와 충돌한 그리핀은 왼쪽 무릎이 완전히 꺾였다. 부상 직후에도 괜찮다는 사인을 보내며 공격에 나서는 등 투지를 보였으나 결국 버티지 못하고 교체되었다. 검진 결과 무릎 내측측부인대에 손상을 입은 것으로 밝혀진 그리핀은 향후 2달여 간 결장이 불가피해졌다. 

팀의 에이스인 그리핀의 이탈은 클리퍼스에게 치명타다. 그는 부상 전까지 평균 23.6점 7.9리바운드를 기록하며 그야말로 고군분투했다. 개별 선수의 공격 점유율을 의미하는 USG% 수치에서도 데뷔 후 최다인 30.2%를 기록하고 있었다. 무엇보다 가장 큰 문제는 그의 자리에서 뛸 대체자조차 변변치 않다.  

클리퍼스의 개막전 로스터를 다시 살펴보자. 이제 남은 생존자(?)는 디안드레 조던뿐이다. 안타깝게도 그는 리그 정상급 수비력과는 별개로 공격 코트에서는 동료들의 도움 없이 할 줄 아는게 별로 없다. 혼자 힘으로 팀을 이끌어 나가기는 힘든 유형이라는 의미다. 이에 그를 둘러싼 트레이드 소문도 조금씩 퍼지고 있다.  

냉정하게 말해 클리퍼스의 이번 시즌은 완전히 망했다. 물론 부상자들이 모두 돌아온 다음에는 다시 재반격을 노려볼 수도 있을 것이다. 그러나 그 전까지 몇 승이나 거둘 수 있을지 의문이다. 과연 클리퍼스가 이런 최악의 위기를 극복할 수 있을까? 현재 상황에서는 그 가능성이 별로 크지 않아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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