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루키=이학철 기자] ①편에 이어... 

함께 고생하던 이선빈, 잘돼서 너무 뿌듯해
허니비의 2번째 싱글인 Need U라는 앨범을 살펴보면 그와 함께 노래를 부른 ‘선빈’이라는 가수를 찾을 수 있다. 여기까지 보고 나서도 전혀 감이 잡히지 않는 분들을 위해 공개하는 그 가수의 풀네임은 바로 이선빈. 최근 한창 대세로 떠오르고 있는 배우인 그 이선빈 맞다. 

두 사람의 인연은 앞서 여러 차례 언급된 바 있는 그 회사에서 시작되었다고 한다. 원래는 같이 아이돌 그룹 데뷔를 준비하고 있었다고. 그러나 데뷔를 목표로 열심히 땀을 흘리던 도중 회사가 공중분해 되면서 허니비와 이선빈을 포함한 연습생들 역시 뿔뿔이 흩어졌다. 

“(이)선빈이가 라디오스타 같은 예능에 나가서 예전 회사에서 힘들었던 이야기를 했잖아요. 그 회사가 저랑 같이 있던 회사에요! (웃음) 진짜 그때는 씻어야 되는데 연습실에서 뜨거운 물이 안 나와서 정수기에서 뜨거운 물 받아서 씻고 그랬어요. 진짜 고생을 많이 했죠.”

데뷔가 무산되며 서로 각자의 길을 걷고 있는 두 사람이지만 여전히 친분을 유지하고 있다고 한다. 역시 힘든 시기에 함께 고생하며 맺은 인연은 시간이 지나도 잘 끊어지지 않는 법이다. 

“사실 너무 바빠서 예전만큼은 연락을 마음대로는 못해요. 밤에 하거나 아니면 중간에 쉴 때 잠깐 연락하고 그러거든요. 같이 너무 힘들었는데 최근에 되게 유명해져서 뿌듯한 마음이 커요. 뭔가 묵은 체증이 확 내려가는 것처럼 ‘아우! 드디어!’ 막 이런 느낌이 있어요.”

이선빈과 만났던 회사 이전에도 허니비는 두 군데 정도의 회사를 옮겨 다녔다. 그러나 다른 회사들에서도 고생은 만만치 않았다. 특히 다른 연습생들보다 약간 늦은 시기인 20살 무렵에 들어갔던 첫 회사에서는 혹독한 다이어트를 경험했다. 

“진짜 꿈을 이루기 위해 제가 할 수 있는 것은 다 해봤던 것 같아요. 처음 회사는 20살 정도였나? 아무튼 조금 늦게 들어갔어요. 그때 회사에서 5일의 시간을 줄 테니 살을 빼오라고 하더라고요. 그때 다른 회사에서는 나이 때문에 힘들 것 같다는 이야기들을 들어서 독이 바짝 올라 있었거든요. 그래서 5일 동안 진짜 아무것도 안 먹고 운동만 해서 5kg을 빼갔어요. 진짜 나중에는 앞이 노랗더라고요. 그래도 ‘겨우 5일인데’라고 생각하면서 이 악물고 살을 빼서 가니까 회사에서 깜짝 놀라시더라고요. 그리고는 한번 해보자 하셔서 들어가게 됐죠.”

그런 고생을 하면서까지 가수가 되고 싶었던 이유는 어렸을 때부터 무대에서 자기 자신을 표현하고 싶은 욕구가 컸기 때문이라고. 그렇기에 자신의 이름으로 된 첫 앨범이 나왔을 때는 누구보다 설레는 마음이 컸다고 한다. 

“저는 첫 싱글 나오고 개인적으로 되게 설렜어요. R&B 곡이었는데 노래도 뭔가 되게 새벽감성 같은 분위기를 풍기거든요. 정말 설레더라고요. 그리고 그 다음에는 이제부터 시작이니까 정신 차리고 제대로 해봐야겠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주변에서도 되게 기뻐하시더라고요. 특히 가족들이 제가 계획대로 안 되고 회사 없이 혼자 하니까 걱정을 많이 하셨거든요. 그러던 중에 싱글이 딱 나오니까 정말 좋아하셨어요.”

그때의 다짐대로 그는 이후 6장의 싱글 앨범을 더 발표하며 활발한 활동을 이어갔다. 또한  신인 래퍼들의 등용문과도 같은 ‘슈퍼 루키 챌린지’에서는 100여 팀의 경쟁자들 사이에서 당당히 본선까지 진출하며 실력을 인정받기도 했다. 그와 마찬가지로 ‘슈퍼 루키 챌린지’ 출신인 래퍼 블랙나인이 최근 방영된 쇼미더머니6에 나와 엄청난 실력으로 주목을 끌기도 했으니 결코 만만히 볼 대회는 아닌 셈이다. 

“거기는 공연이 너무 하고 싶어서 나가게 됐는데 다행히 본선까지 진출했어요. 저는 거기서도 커리 저지까지 입고 커리라는 곡으로 공연했거든요. 그런데 생각보다 그 곡이 공연할 때 반응이 되게 좋아요. 이게 예전에 만든 것이긴 하지만 커리가 계속 유명해 지니까 계속 회자될 수 있는 것 같아요. 역시 커리가 짱!”

다른 사람에게 영감을 줄 수 있는 아티스트 되고파
허니비는 최근 ‘Hot Shot'이라는 제목의 새로운 싱글을 발표했다. 인터뷰 당시에는 곡이 공개되지 않은 상태였지만 운이 좋게도 필자는 그의 새로운 노래를 들어볼 수 있었다. ’Hot Shot‘이라는 곡의 제목은 평소 그가 항상 들고 다니는 배낭의 이름에서 따온 것이라고. 그는 평소 가사를 쓸 때 자신의 일상적인 부분에서 많은 영감을 받는다고 한다. 

“저의 ‘Cake’라는 노래에 보면 ‘사물이 거울에 보이는 것보다 가까이 있다는 상태 목표는 사이드 미러와 같다고 미래에 내가 또 말해’라는 가사가 있거든요. 그게 제가 조수석에 앉아서 차를 타고 가는데 사이드미러 밑에 그 말이 조그맣게 써져 있더라고요. 그걸 보고 저는 어떻게 보면 성공이라는 것이 내 생각보다 가까이 있을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어서 그런 가사를 쓴 거였어요. 그런 식으로 저는 가사를 쓸 때 일상에서 주제를 많이 찾는 편이에요.”

그렇다면 그는 최근 신예 래퍼들의 등용문과도 같은 취급을 받고 있는 ‘쇼미더머니’에 대해서는 어떤 생각을 가지고 있을까? 많은 래퍼들이 그 프로그램으로 혜택을 받은 것은 사실이지만 쇼미더머니에 대해 부정적인 의견을 내고 있는 목소리도 다수 존재하기에 그의 의견이 궁금했다. 

“저는 쇼미더머니의 순기능에 주목하고 싶어요. 어쨌든 힙합을 지금처럼 주류 음악으로 이끌어준 일등공신인 것은 사실이잖아요. 물론 여러 단점들도 있겠지만 저는 굳이 따지자면 그래도 좋은 쪽으로 생각하고 있어요. 저도 아직까지는 나가본 적은 없지만 기회가 된다면 나가보고 싶기도 해요.”

이어 그는 뮤지션으로서의 목표에 대해서도 진솔하게 밝혔다. 또한 마지막으로 커리의 팬들에게 전하는 인사말로 즐거웠던 인터뷰를 마무리했다. 

“저는 다른 사람들에게 영감을 줄 수 있는 아티스트가 되고 싶어요. 그게 제 꿈이거든요. 제가 힘들 때 노래를 들으면서 스스로에게 위로를 받는 느낌이 들 때가 있었어요. 그런데 이제는 제가 한 명의 아티스트로서 다른 사람들이 힘이 들 때 제 노래를 듣고 공감하고 위로받았으면 해요. 아! 그리고 이번 NBA 개막이 10월 18일 이잖아요! 농구팬 여러분! 우리 다 같이 신나게 응원하고 재밌게 봅시다~~!”  

해당 기사는 <루키 더 바스켓> 2017년 10월호에 게재된 기사를 추가/각색했습니다.

사진=이현수 기자 stephen_hsl@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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