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루키=이동환 기자] 동부지구가 여전히 혼돈 속에 있다. 하지만 그 와중에 보스턴과 디트로이트는 독보적으로 치고 나가고 있다.

동부지구의 순위 싸움이 안개 속에 있다. 나란히 1할대 승률을 기록하며 최하위권에 처진 시카고(2승 9패), 애틀랜타(2승 11패)를 제외하면 서로 승리를 빼앗는 혼전을 벌이고 있다. 약체로 분류됐던 몇몇 팀들이 기대 이상의 모습을 보인 탓이다.

하지만 혼전의 가장 큰 원인은 클리블랜드의 부진이다. 13일 기준으로 클리블랜드는 6승 7패를 기록하며 아직 5할 승률도 넘어서지 못했다.

개막 초반부터 수비 조직력이 최악이었던 데다  부상 이슈도 많았다. 약팀들에게 자주 잡히면서 동부지구 절대강호의 입지마저 완전히 잃어버렸다. 시즌 개막 후 한 달여가 흘렀으나 아직도 클리블랜드는 공수 경기력이 눈에 띄게 개선되지 못하고 있다. 부진이 장기화될 수 있다는 전망도 일부에서는 나온다. 그나마 케빈 러브와 J.R. 스미스의 컨디션이 살아나고 있는 점은 다행이다.

이런 상황에서 올랜도, 뉴욕은 기대 이상의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올시즌도 동부지구 하위권 팀으로 분류됐던 올랜도는 강력한 양궁농구를 앞세워 현재 동부지구 3위(8승 5패)에 올라 있다. FA 선언을 앞두고 각성한 애런 고든을 비롯해 에반 포니에, 니콜라 부셰비치, 조나단 시몬스까지 경기력이 모두 인상적이다. 불과 지난 시즌까지만 해도 빅맨 중심의 농구를 펼쳤던 프랭크 보겔 감독은 단 한 시즌 만에 색깔 변화에 성공하는 카멜레온 같은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뉴욕의 선전도 놀랍다. 무려 7승 5패를 기록하며 동부지구 공동 4위에 올라 있다. 뉴욕과 어깨를 나란히 하고 있는 팀들이 워싱턴, 토론토로 모두 동부지구 상위권으로 분류됐던 팀들이다. 3년 차 빅맨 크리스탭스 포르징기스가 연일 MVP급의 활약을 펼치는 가운데 젊은 선수들과 베테랑이 똘똘 뭉쳤다. 최근 홈 경기가 많았던 덕을 보긴 했지만, 어쨌든 경기력 자체는 매우 인상적이다.

 

이 가운데 연승을 달리며 치고 나가는 팀들도 있다. 바로 보스턴과 디트로이트다. 보스턴은 12연승, 디트로이트는 5연승을 질주하며 나란히 동부지구 1위와 2위에 올라 있다.

보스턴의 연승 행진은 시즌 초반 리그 최고의 이슈다. 악재가 연이어 발생한 팀이었기 때문. 개막전에서 고든 헤이워드가 다친 것을 시작으로 알 호포드, 제이슨 테이텀, 카이리 어빙이 차례로 부상을 입었다. 하지만 브래드 스티븐스 감독의 유연한 대처 능력과 나머지 선수들의 분전에 힘입어 연승 행진을 이어나가고 있다. 13일에는 카이리 어빙이 결장했음에도 상승세의 토론토를 1점 차로 잡아내며 12연승을 달성했다.

디트로이트는 ‘깜짝 변신’에 성공한 팀이다. 지난 시즌 가장 기대 이하의 팀이었던 디트로이트는 스탠 밴 건디 감독의 전술 변화와 안드레 드러먼드의 성장에 힘입어 매우 안정된 공수 조화를 보이고 있다.

에이브리 브래들리, 루크 케너드(루키)가 합류한 슈터진은 지난 시즌 대비 3점슛 성공이 38.9%나 증가했다. 이 가운데 공격 리바운드 생산(리그 5위), 턴오버 유발(리그 9위)에서 리그 상위권에 랭크되며 끈끈한 농구 색깔도 유지하고 있다.

올시즌부터 레지 잭슨의 2대2 게임 빈도를 줄이고 빅맨들의 엘보우 터치(자유투 라인 양쪽 끝에서 볼을 받는 것)와 핸즈오프 패스(가까운 거리에서 건네주듯 하는 패스)의 활용을 대폭 늘린 스탠 밴 건디 감독의 전술 변화, 자유투 성공률을 60% 이상으로 끌어올리며 평균 13-15를 기록 중인 안드레 드러먼드의 활약은 디트로이트 상승세의 기폭제다. 13일 기준으로 디트로이트는 네트 레이팅(Net Rating, 공수 효율 지수 마진을 의미하며 수치가 높을수록 좋다)이 리그에서 5번째로 높은 팀이다. 디트로이트의 시즌 초반 선전은 결코 우연이 아니다.

하지만 현재 동부지구의 양상이 그대로 유지될지는 의문이다. 변수들이 많이 남아 있기 때문이다.

일단 클리블랜드는 아이재아 토마스가 12월 말 혹은 1월 초에 복귀할 예정이다. 물론 토마스는 현재 클리블랜드의 형편없는 수비력을 개선시켜줄 선수는 절대 아니다. 하지만 지난 시즌 리그 최고 수준의 효율성과 폭발력을 동시에 보여준 공격형 가드가 토마스다. 적어도 클리블랜드가 화력전에서 웃을 수 있는 가능성은 높여줄 수 있다. 시즌 중반 구도 변화가 충분히 가능한 이유다.

최근 에릭 블레소를 영입한 밀워키의 반격도 지켜볼 부분이다. 블레소 영입 후 밀워키는 곧바로 수비가 안정되며 최근 2경기에서 모두 상대를 90점대 득점으로 묶었다. 순식간에 2연승. 날카로운 돌파력과 탁월한 운동능력을 가진 블레소는 공격에서도 기여할 수 있는 부분이 많은 선수다. 시즌 초반 연패가 길어지며 주춤했던 밀워키가 블레소 영입 효과를 톡톡히 누리며 빠르게 반등할 가능성이 충분히 있다.

이밖에도 최근 분위기가 좋은 올랜도의 뉴욕의 경기력 유지 여부, 개막 초반 좋았던 분위기가 최근 가라앉은 인디애나와 샬럿의 반등 여부도 지켜볼 포인트다.

향후 동부지구의 양상은 과연 어떤 변화를 맞이할까? 동부지구가 혼돈에 휩싸이면서 리그가 더욱 재밌게 전개되고 있다.

 

사진 제공 = 게티이미지코리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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