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루키=이학철 기자] 클리블랜드가 좀처럼 갈피를 잡지 못하고 있다. 26일(이하 한국시간) 브루클린전에서 패배를 기록한 이후 어느덧 4연패 늪에 빠졌다. ‘우승후보’라 일컬어지던 위상은 온데간데 없다. 팀의 리더인 르브론 제임스는 매 경기 “아직 시즌 초반이니 괜찮다”며 애써 포장하고 있지만 클리블랜드의 참담한 경기력을 보면 한숨만 나온다. 도대체 클리블랜드에는 무슨 일이 벌어지고 있는 걸까?

▲무너진 외곽 수비
사실 클리블랜드의 수비는 지난 시즌부터 금이 가기 시작했다. 우승 트로피를 들어 올렸던 2년 전 평균 실점 4위(98.3점), 100번의 수비 기회 당 실점 기대치를 의미하는 디펜시브 레이팅(Def Rtg) 10위(102.3)에 올랐던 클리블랜드는 지난 시즌 해당 부문에서 20위(107.2점), 22위(108.0)로 추락했다. 

이번 시즌에는 추락 폭이 더 심하다. 8경기를 치른 현재 평균 111.9실점으로 리그 26위. Def Rtg 수치는 111.3으로 29위다. 연패를 기록 중인 최근 4경기로 범위를 좁히면 두 부문 모두 리그 최하위에 위치해 있다. 불과 2시즌 만에 클리블랜드의 수비는 리그 최악의 수준으로 변모한 셈이다. 

무엇보다 클리블랜드는 외곽 수비에서 치명적인 허점을 드러내고 있다. 3점슛 허용 개수(14.0개), 3점슛 허용률(41.8%) 모두 리그 최하위. 산술적으로 계산하면 매 경기 42점 정도를 3점슛으로 내주고 있는 셈이 된다. 

상황이 이렇다보니 상대 가드들은 클리블랜드만 상대하면 ‘올스타 모드’로 변신한다. 이번 시즌 클리블랜드를 상대로 승리를 거둔 팀들의 가드들은 평균 57.0점을 뽑아냈다. 아래 표를 살펴보자. 

<표>클리블랜드가 패한 5경기 상대 가드진 득점

이를 보면 클리블랜드에게 승리를 거둔 팀들 중 올랜도를 제외한 나머지 팀들의 가드들은 시즌 평균보다 더 많은 득점을 뽑아냈다. 올랜도 역시 3점슛만 놓고 보면 시즌 평균과 비교가 안된다. 심지어 브루클린은 클리블랜드와의 경기에서 기존 주전인 제레미 린과 디안젤로 러셀 없이 경기를 치렀고 뉴올리언스와 뉴욕 역시 평소 가드진의 생산성은 좋지 못한 팀. 클리블랜드 가드들이 얼마나 처참한 수비를 보여주고 있는지 잘 보여주는 대목이다. 

 

▲더욱 참담한 1쿼터, 백투백 경기력
26일 있었던 브루클린과의 경기에서 패한 후 클리블랜드의 타이론 루 감독은 “선수들이 1쿼터에 제대로 된 플레이를 하지 못한다”며 선수들의 정신력을 비판했다. 루 감독의 말대로 클리블랜드는 1쿼터부터 상대에게 끌려 다니는 모습을 자주 노출하고 있다. 

이번 시즌 클리블랜드는 1쿼터 평균 24.0점을 기록하는 동시에 29.8점을 내줬다. 매 경기 1쿼터에만 30점 가까운 실점을 내준 셈이다. 1쿼터 득/실점 마진은 -5.8점. 시즌 첫 경기였던 보스턴전을 제외하면 클리블랜드가 1쿼터를 리드한 경기는 단 1차례도 없었다. 항상 불리하게 출발하는 경기를 하는 셈이다. 

이뿐만이 아니다. 클리블랜드는 이번 시즌 백투백 2번째 경기에서도 처참한 경기력으로 일관하고 있다. 현재까지 백투백 일정을 3번 치른 클리블랜드는 2번째 경기에서 올랜도, 브루클린, 뉴욕을 상대로 모두 패했다. 자세한 내용을 살펴보면 더 암울하다. 

첫 백투백 상대였던 올랜도는 클리블랜드와 마찬가지로 백투백 일정이었다. 거기다 원정-원정으로 이어지는 일정으로 원정-홈 일정을 치른 클리블랜드보다 피로도는 더했다. 마지막으로 올랜도는 클리블랜드전에 2명의 주전(엘프리드 페이튼, 애런 고든)이 나서지 못했다. 이런 올랜도를 상대로 클리블랜드는 단 1차례의 리드도 잡지 못하고 21점차 완패를 당했다. 

브루클린 역시 마찬가지였다. 당시 브루클린도 올랜도-클리블랜드로 이어지는 백투백 일정이었으며 주전 2명(제레미 린, 디안젤로 러셀) 없이 경기에 임했다. 그나마 마지막 뉴욕은 하루 휴식이 있었지만 그 경기는 클리블랜드의 홈에서 펼쳐졌다. 여러모로 클리블랜드에게는 변명의 여지가 없는 패배들이었다. 

클리블랜드 백투백 & 2일 휴식 후 경기 기록 비교
백투백(0승 3패): 98.3점 야투율: 41.5% 3점슛: 31.2% 자유투: 75.0% 실책: 17.3개 득/실 마진: -15.0점
2일 휴식(2승 2패): 110.8점 야투율: 50.6% 3점슛: 36.2% 자유투: 79.3% 실책: 15.3개 득/실 마진: -3.3점

이런 상황에서 루 감독의 과도한 ‘르브론 의존증’ 역시 도마 위에 올랐다. 정작 자신은 “선수들이 르브론에게 너무 의존하고 있다”는 인터뷰를 남겼지만 그런 운영을 펼치고 있는 것은 루 감독 자신이다. 이번 시즌 르브론은 경기 당 37.0분을 소화하며 이 부문 리그 4위에 이름을 올리고 있다. 

백투백 경기에서도 예외는 없다. 이번 시즌 백투백 일정의 첫 경기에서 르브론은 37분 25초(vs 밀워키), 37분 15초(vs 시카고), 30분 46초(vs 뉴올리언스)를 소화했다. 이어진 2번째 경기에서는 31분 12초(vs 올랜도), 41분 22초(vs 브루클린), 39분 28초(vs 뉴욕)를 뛰었다. 제 아무리 ‘금강불괴’ 르브론이라도 그도 어느덧 32세에 접어든 선수다. 이 정도의 출전시간은 부담이 되는 것이 당연지사. 실제로 이번 시즌 르브론은 백투백 2번째 경기에서의 기록이 나머지 경기들의 기록들보다 현격이 떨어지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가장 큰 문제, 수비력 반등도 기대하기 힘들다
이처럼 많은 부분에서 문제를 드러내는 클리블랜드지만 역시 가장 큰 문제는 앞서 설명한 수비다. 그러나 더욱 암울한 사실은 앞으로도 클리블랜드에게 수비력의 반등은 기대하기 힘들다는 것이다. 

현재 클리블랜드의 부상자 명단에는 아이재아 토마스, 이만 셤퍼트, 트리스탄 탐슨이 올라있다. 아직까지 클리블랜드 유니폼을 입고 데뷔전을 치르지 못한 토마스는 애초에 수비는 기대하기 힘든 선수. 그가 돌아오면 공격에서는 도움이 될지 몰라도 최소한 수비 코트에서는 도움 될 것이 없다. 

셤퍼트와 탐슨의 경우 그들이 있을 때도 클리블랜드의 수비는 별다른 모습을 보여주지 못했다. 그나마도 현재의 클리블랜드는 그들의 존재마저 아쉬운 상황. 무릎에 통증이 있는 셤퍼트는 일주일 정도면 복귀가 가능하지만 종아리 부상을 입은 탐슨은 앞으로 약 1달간 결장이 예상된다. 

또한 클리블랜드는 리그에서 평균 나이가 가장 많은 팀(로스터 평균 29.6세)이다. 애초에 팀 수비가 무너진 것 자체가 주축 선수들의 노쇠화에 따른 자연스러운 현상일 가능성도 존재한다는 의미다. 그렇다면 이는 자연적으로 해결되길 기대하기 힘들다. 루 감독은 주전 라인업을 여러 차례 바꾸며 변화를 시도하고 있지만 별다른 효과를 보지 못하고 있다. 

이처럼 클리블랜드는 그 어느 때보다 험난한 시즌 초반을 보내고 있다. 과연 그들은 이러한 부진을 이겨내고 다시 우승후보의 위용을 되찾을 수 있을까? 앞으로 클리블랜드가 보여줄 행보에 많은 이들의 이목이 쏠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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