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루키=이학철 기자] 지난 여름 트레이드를 통해 오클라호마시티에서 인디애나로 유니폼을 갈아입은 빅터 올라디포와 도나타스 사보니스가 연일 맹활약을 이어가고 있다. 이들의 활약으로 트레이드 당시 인디애나를 향했던 비난의 화살도 조금씩 수그러들고 있는 모양새다. 

올라디포와 사보니스는 ‘폴 조지 드라마’의 최종 상대역으로 낙점되며 인디애나로 이적했다. 그러나 당시만 하더라도 인디애나가 손해 보는 장사를 했다는 평가가 지배적이었다. 성장세가 주춤한 유망주(올라디포)와 검증되지 않은 2년차 빅맨(사보니스) 조합은 올스타 포워드 폴 조지의 대가치고는 너무나 초라해 보이는 것이 사실이었다. 

더군다나 올라디포는 지난해 오클라호마시티와 맺은 4년 8,400만 달러의 고액 계약이 이번 시즌부터 적용될 예정이었다. 또한 인디애나가 이전에 더 많은 대가를 지불하고 조지를 영입하고자 했던 여러 팀들의 제의를 모두 거절했다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많은 팬들은 구단의 일처리 방식에 실망감을 드러냈다. 

그러나 이러한 설움(?)속에 인디애나 유니폼을 입은 올라디포와 사보니스는 실력으로 자신들의 가치를 입증해내고 있다. 우선 올라디포는 조지의 부재로 공석이 된 팀의 1옵션 자리를 완벽히 꿰찼다. 현재까지 6경기를 치른 올라디포의 평균 득점은 25.5점. 야투율(50.0%), 3점슛 성공률(46.9%), 경기 당 3점슛 성공 개수(2.5개) 등에서도 모두 커리어-하이를 기록 중이다. 지난 시즌에는 러셀 웨스트브룩의 옆에서 조연 역할에 그쳤던 그였지만 이번 시즌 이타적인 포인트가드인 대런 콜리슨과 함께하면서 완벽히 자신감을 되찾은 모양새다. 

이러한 활약을 바탕으로 올라디포는 생애 처음으로 ‘이주의 선수’에 뽑히는 영광을 누렸다. 현재까지의 모습만 놓고 본다면 적어도 공격 코트에서만큼은 조지의 공백이 전혀 느껴지지 않는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사보니스 역시 지난 시즌과 180도 달라진 모습을 보이며 활약을 이어가고 있다. 뇌진탕 후유증으로 결장을 이어가고 있는 마일스 터너 대신 주전보직으로 올라선 사보니스는 평균 13.0점 10.2리바운드로 더블-더블 시즌을 보내고 있다. 물론 터너가 돌아온다면 기록 하향은 피할 수 없겠지만 어쨌든 놀라운 성과가 아닐 수 없다. 또한 그는 30일(이하 한국시간) 샌안토니오와의 경기에서 22점 12리바운드를 기록하며 자신의 커리어-하이 기록을 새로 쓰기도 했다. 

같은 사람 맞아? 완전히 달라진 올라디포와 사보니스
올라디포
2016-17시즌: 15.9점 4.3리바운드 FG: 44.2%, 3P: 36.1%(1.9개), FT: 75.3%(1.7개)
2017-18시즌: 25.5점 4.5리바운드 FG: 50.0%, 3P: 46.9%(2.5개), FT: 88.4%(6.3개)

사보니스
2016-17시즌: 5.9점 3.6리바운드 FG: 39.9%
2017-18시즌: 13.0점 10.2리바운드 FG: 66.0%

이들이 이처럼 기대치를 훨씬 상회하는 모습을 보이자 인디애나 역시 순항을 이어가고 있다. 시즌 첫 경기에서 140점을 뽑아내는 엄청난 화력을 선보이는 등 6경기를 치른 현재까지 3승 3패를 기록 중이다. 특히 그 과정에서 미네소타, 샌안토니오 등 강팀들을 연달아 잡으며 만만치 않은 모습을 보였다. ‘플레이오프 진출’이라는 목표가 허황된 꿈이 아님을 몸소 증명해가고 있는 셈. 무엇보다 에이스 역할을 맡을 것으로 보였던 터너 없이 이룬 성과다. 그리고 그 중심에는 올라디포와 사보니스가 있었다. 

반면 오클라호마시티로 이적한 조지는 아직까지는 지난 시즌의 모습을 보이지 못하고 있다. 평균 득점(23.7점->19.5점), 야투율(46.1%->42.6%), 리바운드(6.6개->4.7개) 등 대부분의 기록이 감소했다. 소속 팀 오클라호마시티는 인디애나와 같은 3승 3패를 기록 중이지만 시즌 전 두 팀에 대한 기대치가 달랐다는 점을 감안하면 만족스럽지 못한 결과다. 

트레이드 이후 첫 맞대결이었던 26일 경기에서도 이들의 희비는 엇갈렸다. 결과는 오클라호마시티의 싱거운 승리(114-96). 그러나 이와는 별개로 조지는 경기 내내 파울트러블에 시달린 끝에 10점을 기록하는데 그쳤다. 반면 올라디포는 무려 35점을 퍼부으며 무력시위를 선보였고 사보니스 역시 18분여의 짧은 시간 동안 11개의 리바운드를 따냈다. 거기다 올라디포는 조지의 6번째 반칙을 직접 유도하며 그를 코트 밖으로 내보내버리기도 했다. 

물론 아직까지 시즌 초반에 불과하기에 트레이드의 승자와 패자를 나누기는 이르다. 시즌이 끝날 때 웃고 있는 쪽이 어디일지는 아직까지 알 수 없다. 그러나 적어도 인디애나로 이적한 2명의 선수가 팀의 선택이 틀리지 않았음을 몸소 증명해가고 있다는 것 역시도 분명한 사실이다.

과연 올라디포와 사보니스는 시즌 초반의 활약을 이어가며 구겨졌던 자존심을 회복할 수 있을까? 이들이 써내려가고 있는 반전 스토리에 많은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사진= NBA미디어센트럴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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