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루키=편집부] 마침내 그가 NBA에 온다. 명실상부한 유럽 최고의 가드 밀로스 테오도시치다. 테오도시치의 유럽 내에서의 입지는 긴 설명이 필요 없을 정도다. 유로리그 MVP와 유로리그 우승은 당연히 차지했고 올-유로리그 팀에만 6번 선정됐다. 2010년과 2016년에는 ‘올해의 유럽 선수’에도 선정됐다. 세르비아, 그리스, 러시아 리그에서 모두 우승 트로피를 들어올렸다. 이쯤 되면 유럽 무대에서는 적수가 없었다고 표현해도 모자랄 정도다.

하지만 놀랍게도 테오도시치는 NBA 드래프트에 지명된 적이 없다. 2009년 NBA 드래프트 참가자 명단에 올랐지만, 어떤 팀도 그를 호명하지 않았다. 2009년 드래프트는 스페인의 ‘천재 가드’ 리키 루비오(유타 재즈)가 전체 5순위로, 지금은 NBA 무대에서 사라진 프랑스의 로드리그 보부아가 전체 24순위로 지명됐던 드래프트다. 현재 스페인 대표팀의 핵심 자원이라 할 수 있는 세리지오 률(레알 마드리드)도 이때 드래프트됐다. 비미국인 선수만 무려 15명이 지명됐던 드래프트에서 테오도시치가 뽑히지 못했던 것이다. 당시 테오도시치에 대한 평가가 어땠는지 알 수 있는 대목이다.

하지만 8년이 지난 지금 상황이 많이 달라졌다. 말 그대로 ‘인생 역전’이다. 유럽 명문팀 올림피아코스, CSKA 모스크바를 거치며 유럽 최고의 가드로 이름을 날린 테오도시치는 몇 년 전부터 꾸준히 NBA 팀들의 관심을 받아왔다. 올림픽, 세계선수권, 유럽 내 국제대회가 열릴 때마다 NBA 스카우터들은 테오도시치의 활약을 주목했고, 테오디시치는 코트 위 경기력으로 자신의 가치를 증명했다.

테오도시치는 2016-17 유로리그에서도 어시스트 1위에 오르며 소속팀 CSKA 모스크바를 3위로 이끌었다. 그리고 CSKA 모스크바와의 재계약을 포기하면서 NBA 도전을 선택했다. 테오디시치가 계약 만료를 통해 자유의 몸이 되자, 많은 NBA 팀들이 그에게 관심을 보였다. 바이아웃 금액을 지출할 필요 없이 그를 영입할 수 있었기 때문이다. 시카고 불스, 새크라멘토 킹스가 테오도시치 영입을 노렸고 계약에 근접했다는 소문이 떠돌기도 했다. 그러나 테오도시치의 마음을 빼앗은 팀은 LA 클리퍼스였다. 테오도시치는 2년 간 1,230만 달러에 클리퍼스와 계약했다.

클리퍼스는 올여름 크리스 폴과 결별하며 가드진에 전력 누수가 생긴 상황이었다. 물론 크리스 폴 트레이드의 반대급부로 패트릭 베벌리, 루 윌리엄스가 오긴 했다. 하지만 베벌리는 여전히 수비에서 존재감이 더 큰 선수이고, 루 윌리엄스는 벤치에서 출전했을 때 위력이 더 커지는 공격형 가드다. 이들에게 주전 포인트가드를 맡기기엔 무리가 있었다.

그런 의미에서 유럽 최고 가드 테오도시치와의 계약은 클리퍼스에게 희소식일 수밖에 없다. 테오도시치는 2000년대 중반 피닉스 선즈의 돌풍을 이끌었던 스티브 내쉬와 가장 비슷한 유형의 포인트가드다. 엄청난 패스 센스와 시야를 갖추고 있고, 슈팅 능력도 뛰어나다. 특히 196cm의 장신이다 보니 상대 수비의 방해와 상관없이 과감하게 슈팅을 시도하고 곧잘 성공하는 편이다. 3점슛 거리가 먼 NBA 무대에서도 이 장점이 통할 수 있을지는 지켜볼 필요가 있다.

단점도 내쉬와 비슷하다. 테오도시치는 수비에 문제가 있다. 상대 가드에게 허무하게 돌파를 내줄 때도 많고 스크린 대처 능력도 여전히 떨어진다. 만 30살이 베테랑이 됐음에도 이 문제를 극복하지 못한 상태로 NBA에 올 예정이다. 더 빠르고 공격적인 NBA 가드들과 만났을 때 테오도시치의 수비 문제는 훨씬 더 부각될 가능성이 있다. 패트릭 베벌리, 디안드레 조던 등 다른 동료 수비수들이 테오도시치의 수비 약점을 보완해줘야 한다. 과연 유럽 최고의 가드 테오디시치는 NBA에서도 성공기를 써갈 수 있을까.

 

사진 제공 = FIBA.com

저작권자 © ROOKIE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