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루키=편집부] 보그다노비치라고 하면 브루클린, 워싱턴에서 뛰어온 보얀 보그다노비치(인디애나 페이서스)를 먼저 떠올리는 팬들이 많은 것이다. 그러나 지금 얘기할 보그다노비치는 다른 선수다. 그의 풀 네임은 보그단 보그다노비치(25, 198cm). 보얀에겐 미안한 말이지만, 현재 기대치는 보그단이 확실히 더 높다.

세르비아 국적의 보그단 보그다노비치는 2014년 드래프트에서 1라운드 전체 27순위로 피닉스에 지명됐다. 세르비아 리그의 파티잔에서 뛰던 시절이었는데, 당시부터 보그다노비치는 유럽에서 주목받는 유망주였다. 그해 보그다노비치는 터키리그의 명문 페네르바체로 이적했는데, 이후 폭풍 성장을 이어가며 유럽을 대표하는 스윙맨으로 올라섰다. 올-유로리그 퍼스트 팀, 터키 리그 파이널 MVP, 터키 컵 MVP, 2년 연속 터키리그 올스타까지. 모두 페네르바체 이후 보그다노비치가 일군 성과다. 유럽에서 그의 별명은 ‘화이트 맘바’였다. 코비 브라이언트의 별명 ‘블랙 맘바’에 빗댄 의미 있는 별명이었다. 유럽에서 보그다노비치의 입지가 얼마나 컸는지 확인할 수 있는 대목이다.

보그다노비치의 가장 큰 장점은 슈팅력이다. 코트 어디에서든 3점슛을 꽂아 넣을 수 있는 최고급 슈팅 능력을 갖췄다. 유럽 리그에서도 3점슛 라인 밖에서 거침없이 슛을 던졌고, 지난 시즌에는 3점슛 성공률이 40%를 상회했다. 파티잔 시절부터 엘리베이터 도어 전술을 비롯해 자신의 슈팅력을 주무기로 삼는 전술을 많이 소화했던 보그다노비치다. 당장 NBA에 와도 40% 이상의 3점슛 성공률을 기록할 거라 보는 이들이 많다. 그만큼 보그다노비치의 슈팅력은 ‘진짜배기’다.

하지만 보그다노비치를 단순한 슈터 정도로 치부해서는 곤란하다. 그는 돌파와 패스를 앞세운 게임 조립 능력도 뛰어나다. NBA에서는 마누 지노빌리, 고든 헤이워드가 가장 적합한 비교 대상일 것이다. 둘 모두 포지션 내에서 뛰어난 게임 조립 능력을 갖춘 선수들이다. 보그다노비치는 상대 수비수의 위치와 움직임에 따라 영리하게 돌파 속도와 방향을 조절하는 감각을 지녔으며, 돌파 후 킥아웃 패스와 페인트존으로 진입하는 빅맨 동료에게 떠먹여주는 패스도 탁월하다. 픽앤롤 상황에서도 센스 있는 패스를 뿌린다. NBA에서도 볼 핸들러 역할을 수행하며 팀 전체의 공격을 이끌어가는 선수가 될 가능성이 있다. 보그단 보그다노비치가 선배 보얀 보그다노비치와 가장 다른 부분이다.

피지컬도 NBA 레벨에서는 뛰어난 수준이다. 198cm의 신장에 윙스팬이 211cm에 달한다. 웬만한 미국 흑인 선수와 비교해도 긴 팔을 가졌다. NBA에서 보그다노비치가 사이즈 문제로 고생할 가능성은 없다고 봐도 무방하다.

다만 많은 유럽 선수가 그렇듯 아직 수비에서는 미숙함이 보인다. 스크린 대처 능력, 상대 가드의 볼을 압박하는 능력은 문제가 있다. 발은 빠른 편에 속하나, 수비 시에 상대의 움직임을 쫓아갈 때는 반박자 느린 움직임을 보일 때가 잦다. 수비 불안은 보그다노비치가 NBA에서 반드시 해결해야 할 과제다.

트레이드를 통해 보그다노비치에 대한 지명 권리를 얻은 새크라멘토는 올여름 보그다노비치와 3년 간 2,700만 달러의 거액에 계약했다. 1라운드 27순위 지명 선수로서는 역대 최고 규모의 계약이다. 새크라멘토가 보그다노비치를 얼마나 높게 평가하는지 알 수 있는 대목이다. 다음 시즌 보그다노비치는 조지 힐, 디애런 폭스와 가드진에서 호흡을 맞출 예정.

한편, 보그다노비치는 유로바스켓 2017에 출전, 9경기 평균 20.4점 5.0어시스트로 맹활약하며 세르비아의 은메달을 이끌었다. 이에 올-토너먼트 팀에 선정되는 영예를 안기도 했다.

 

사진 제공 = 게티이미지코리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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