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루키=이동환 기자] 토론토 랩터스는 2013-14 시즌부터 4년 연속 플레이오프 무대를 밟고 있다. 

이는 1995년 토론토 구단이 창단한 이래 최초의 일이다. 종전 기록은 빈스 카터가 팀을 이끌던 2000년부터 2002년까지 기록한 3회 연속 진출이었다. 

2015-16 시즌 토론토는 56승 26패를 달성하며 동부지구 2위를 차지했다. 토론토 역사상 최고 승률 시즌이었다. 플레이오프에서는 처음으로 컨퍼런스 파이널 무대도 밟았다. NBA 역사상 최초로 미국 밖(토론토)에서 열린 2016년 올스타전에서, 토론토 팬들은 창단 역사상 최고의 시즌을 미리 자축할 수 있었다.

2016-17 시즌에도 토론토의 강력함은 유지됐다. 51승 31패로 지구 3위에 올랐는데, 2위 클리블랜드(51승 31패)와는 승차가 없었다. 플레이오프에서는 밀워키를 누르고 2년 연속 2라운드 진출에 성공했다. 이 역시 창단 이래 처음이었다.

 

지금 토론토는 구단 역사상 최고의 전성기를 보내고 있다. 그리고 그 중심에는 카일 라우리-더마 드로잔 원투 펀치가 있다. 지난 시즌 라우리와 드로잔은 경기당 평균 49.7점을 합작했는데, 이는 리그 30개 팀의 주전 백코트 콤비 중 2위에 해당하는 수치였다.

*2016-17 시즌 주전 백코트 합작 득점 상위 6팀*
1위 - 포틀랜드(데미안 릴라드-C.J. 맥컬럼): 50.0점
2위 - 토론토(카일 라우리-더마 드로잔): 49.7점
3위 - 골든스테이트(스테픈 커리-클레이 탐슨): 47.6점
4위 - 워싱턴(존 월-브래들리 빌): 46.2점
5위 - 보스턴(아이재아 토마스-에이브리 브래들리): 45.2점
6위 - 피닉스(에릭 블레소-데빈 부커): 43.2점

오는 시즌에도 토론토는 선전이 예상되고 있다. ESPN의 보도에 따르면 라스베가스 도박사들은 2017-18 정규시즌 토론토의 정규시즌 승수 배팅 기준점을 48.5승으로 설정했다. 지난 시즌 거둔 승수(51승)에 비하면 조금 낮은 수치다. 하지만 플레이오프 진출은 문제가 없는 승수다. 스포츠 도박사들조차 다음 시즌 토론토의 플레이오프 진출을 의심하지 않는 것이다.

그런데 최근 토론토의 원투 펀치 중 한 명이 공개적으로 분노를 표출한 사건이 있었다. 그 주인공은 더마 드로잔이었다.

 

미국 「스포츠일러스트레이티드(Sports Illustrated)」는 최근 2017-18 시즌 NBA 선수 랭킹을 발표했는데, 이 발표에서 더마 드로잔은 36위에 오르는 데 그쳤다.

드로잔의 바로 위에 크리스 미들턴(35위, 밀워키)이 있었으며 크리스탭스 포르징기스(33위, 뉴욕), 라마커스 알드리지(31위, 샌안토니오), 알 호포드(30위, 보스턴), 디안드레 조던(28위, LA 클리퍼스), 케빈 러브(26위, 클리블랜드), 마이크 콘리(18위, 멤피스) 모두 드로잔보다 높은 순위에 랭크됐다.

동포지션 내의 경쟁자들이 대부분 드로잔보다 높은 순위에 이름을 올린 것도 눈에 띄었다.

「스포츠일러스트레이티드」는 브래들리 빌(32위, 워싱턴), 클레이 탐슨(20위, 골든스테이트), 폴 조지(12위, 오클라호마시티), 지미 버틀러(11위, 미네소타)가 모두 드로잔보다 좋은 시즌을 보낼 거라고 내다봤다. 드로잔 입장에서는 굴욕적인 순위 선정이었다.

더마 드로잔은 지난 시즌 올-NBA 서드(third) 팀에 선정되며 생애 처음으로 올-NBA 팀에 입성다. 올-NBA 팀에 선정되는 선수는 매년 15명에 불과하다. 가드 포지션으로 한정하면 6명뿐이다.

올-NBA 팀 선정 결과를 산술적으로 단순하게 해석하면, 2016-17 시즌의 더마 드로잔은 리그 전체를 통틀어 적어도 15위권에서 20위권 안에는 들어가는 선수였다. 가드 포지션 내에서는 못해도 6위에서 10위 안에 들어갈 수 있었다.

물론 「스포츠일러스트레이티드」가 발표한 랭킹이 지난 시즌에 대한 ‘사후 평가’가 아닌 2017-18 시즌에 대한 ‘예측’이었다는 점을 감안해야 한다. 그럼에도 데로잔이 고작 36번째 순위에 이름이 올라간 것은 이해하기 어려운 일이다. 데로잔이 지난 시즌에 쌓은 성과가 사실상 무시당한 것이기 때문이다.

 

▲더마 드로잔은 「스포츠일러스트레이티드」가 발표한 자신의 순위에 분노를 감추지 못했다.

 

올-NBA 팀 선정 결과가 아닌 2016-17 시즌 기록을 살펴봐도 데로잔은 리그 최상위권에 속하는 선수다.

ESPN과 NBAmath.com에서는 ‘Value Added’라는 기록을 제공한다. 줄여서 VA로도 불리는 이 기록은 실제 코트에서 선수가 자신의 대체 선수와 비교해 얼마나 많은 기여를 했는지를 수치화한 것이다.

PER이 선수 활약의 효율, 즉 ‘질’을 평가하는 기록이라면 VA는 선수 활약의 ‘총량’을 평가하는 기록이다. 이 기록 자체가 선수 간의 출전 경기 수와 출전 시간의 차이를 제대로 반영하지 못하는 PER의 약점을 보완하기 위해 만들어졌다.

대체 선수와 비교해 선수의 기여도를 산출한다는 점에서, 그리고 보여준 활약의 총량을 평가한다는 점에서 야구에서 많이 사용되는 WAR(Wins Above Replacement, 대체선수 대비 승리 기여도) 기록과 흡사한 면이 있다. 다시 말해 VA는 WAR의 농구 버전이라고 보면 이해가 쉬울 것이다. 이 글에서는 단순하게 ‘기여도’라고 부르겠다.

 

지난 시즌 더마 드로잔이 공수에서 기록한 총 기여도 수치는 531.4로 리그 전체 11위였다. 가드 포지션에서 드로잔보다 높은 기여도를 기록한 선수는 러셀 웨스트브룩, 제임스 하든, 지미 버틀러, 아이재아 토마스, 스테픈 커리 5명뿐이었다.

구체적인 공격 방식 안에서는 어땠을까.

드로잔은 아이솔레이션 공격(1대1 공격)에서 기록한 기여도 수치가 리그에서 4번째로 높았다. 여기서 그치지 않았다. 픽앤롤 공격의 드리블러로서는 리그 5위에 해당하는 기여도를 기록했다. 포스트업 공격에서는 리그 3위였다.

지난 시즌 NBA를 통틀어 드로잔보다 포스트업 공격 기여도 수치가 높았던 선수는 리그 최고의 신성 빅맨으로 떠오른 칼 앤써니 타운스(미네소타), 니콜라 요키치(덴버)뿐이었다. 한 마디로 2016-17 시즌의 더마 드로잔은 아이솔레이션 공격, 픽앤롤의 드리블러로서의 공격, 포스트업 공격에서는 리그 최고 수준의 기여도를 발휘한 선수였던 것이다.

 

다른 기록에서도 드로잔의 위엄은 드러난다.

지난 시즌 드로잔은 평균 득점 부문에서 리그 5위에 올랐으며, RA 구역(림 밑에 그려진 반원의 안쪽 구역)을 제외한 페인트존과 미드레인지 구역에서 기록한 경기당 야투 성공이 모두 리그 전체 1위였다.

다시 말해 드로잔은 RA 구역 바깥에서 3점슛 라인 안쪽에 걸친 구역에서는 리그에서 가장 많은 슈팅을 성공시키는 선수였다. 이 정도면 리그 최고의 미드레인지 구역 공격수였다고 불러도 손색이 없다.

 

▲ 지난 시즌 드로잔의 슈팅 히트맵. 3점 라인 안쪽의 모든 구역에서 슈팅을 폭격한 것이 보인다.

 

그런데 「스포츠일러스트레이티드」는 이런 드로잔의 2017-18 시즌 활약을 고작 36등 정도로 예측했다. 도대체 이유가 뭘까?

크게 두 가지를 이야기해볼 수 있을 것 같다.

첫 번째는 지난 시즌 드로잔의 활약이 비정상적으로 좋았던 야투 감각에서 비롯됐다고 보는 것이다.

지난 시즌 드로잔은 슈팅력에서 놀라운 성장을 이뤄냈다. 3점슛 라인 바깥을 제외한 코트 전 구역에서 야투율이 동반 상승했다. RA 구역을 제외한 페인트존에서 던진 슈팅의 성공률은 전년 대비 7.8%가 올랐으며, 미드레인지에서 던진 슈팅의 성공률도 38.0%에서 41.2%로 올라갔다.

림 바로 밑이라고 볼 수 있는 RA 구역의 슈팅 성공률도 비정상적으로 높았다. 2015-16 시즌에 60.9%였던 성공률이 지난 시즌에는 무려 65.7%까지 치솟았다.

가드 포지션의 선수가 림 바로 밑에서 던지는 슈팅의 성공률이 60% 중반대에 달하는 것은 대단한 일이다. RA 구역에서 던지는 슈팅(레이업슛, 덩크, 골밑슛)이 웬만하면 성공하는 야니스 아데토쿤보(밀워키)조차 지난 시즌 RA 구역 야투 성공률이 68.8%였다. 이 구역에서 야투 성공률이 높을 수밖에 없는 센터 포지션의 선수들도 보통 60% 후반대에서 70% 초중반대에 기록이 형성된다. 결국 지난 시즌 드로잔은 골밑에서도 리그 최고 수준의 마무리 능력을 가진 가드였던 셈이다.

물론 RA 구역의 경우 야투 시도 빈도가 줄어든 덕에(22.6%→15.8%) 자연스럽게 성공률이 올라갔다고 볼 수도 있다. 하지만 이 논리로는 지난 시즌 드로잔이 미드레인지 구역에서 야투 시도 빈도가 늘어났음에도(24.7%→31.0%) 야투 성공률이 함께 올라간 현상을 설명할 길이 없다.

 

게다가 드로잔은 이미 2014년과 2016년에 동부지구 올스타에 선정되며 기량이 어느 정도 경지에 오른 선수다.

2013-14 시즌부터는 3년 연속 평균 20득점을 기록하는 올스타급 슈팅가드였다. 이 정도의 선수가 슈팅력이 코트의 거의 모든 구역에서 또 다시 한꺼번에 상승하는 것은 굉장히 보기 드문 일다. 심지어 이 기록들이 모두 데뷔 후 가장 높거나 그에 준하는 수준이었다. 바닥을 쳤다가 반등을 한 케이스도 아니었다는 얘기다.

결국 슈팅 감각이 너무 좋았다는 말 외에는 지난 시즌 드로잔의 갑작스러운 슈팅 효율 상승은 설명이 불가능하다. 혹은 정말 드로잔의 슈팅력이 성장한 것일 수도 있다. 하지만 한 시즌의 결과물을 놓고 후자라고 단정하기도 힘들다. 일부에서 지난 시즌 드로잔의 활약이 단기간에 나타나는 ‘플루크(fluke)’였다고 의심하는 이유다.

 

두 번째는 드로잔을 둘러싼 환경이 변하면서, 드로잔이 좋은 활약을 펼칠 수밖에 없었다고 보는 것이다.

지난 시즌 드로잔은 두 가지 유형의 공격에서 눈에 띄는 빈도 변화를 보였다. 하나는 오프스크린 공격(볼 없는 상황에서 동료의 스크린을 이용해 슈팅 기회를 만드는 공격)의 빈도가 13.6%에서 7.2%로 반토막이 난 것이고, 또 다른 하나는 픽앤롤에서 드리블러로서의 공격 빈도가 32.4%에서 40.9%로 크게 올라간 것이다.

이 같은 변화가 일어난 이유는 무엇일까? 플레이스타일을 바꾸려는 드로잔 본인의 의지가 반영됐다든가, 드웨인 케이시 감독의 드로잔 활용 방식이 달라졌다는 일반적인 해석도 충분히 가능할 것이다. 사실 이게 가장 무난하다.

하지만 우리가 간과해서는 안 될 사실이 하나 더 있다. 바로 드로잔의 단짝인 카일 라우리에게 일어났던 변화다.

지난 시즌 라우리는 올스타 기간 중 발생한 손목 부상으로 후반기 25경기 중 23경기를 결장했다. 이로 인해 라우리는 지난 시즌 총 60경기 출전에 그쳤는데, 라우리의 출전 경기 수가 60경기 이하에 그쳤던 것은 토론토 이적 후 처음이었으며 70경기 미만으로 조건을 상향 조정해도 세 시즌 만에 처음이었다. 건강이라는 측면에서 굉장히 예외적인 시즌을 보낸 것이다.

 

그런데 모두가 알고 있듯이, 토론토는 카일 라우리와 더마 드로잔 외에는 위력적인 드리블 공격수가 없다. 토론토는 전체적인 공격 전개에서 라우리와 드로잔에 대한 의존도가 극단적으로 높을 수밖에 없는 팀이다.

이런 상황에서 라우리가 빠지니, 드로잔이 공격에서 훨씬 더 많은 역할을 수행하는 것이 당연하다. 결국 드로잔은 자연스럽게 볼이 없는 공격(오프스크린 공격)보다는 볼을 가지고 시도하는 공격(픽앤롤)이 많아졌다. 즉 본인이 직접 볼을 가지고 공격을 시도할 기회가 늘어났으니, 그만큼 성적이 좋을 수밖에 없었다는 것이다.(물론 이것도 정말 대단한 일이다. 볼을 많이 쥔다고 해서 잘할 수 있다면, 우리도 모두 농구를 잘했을 것이다. 하지만 현실은 그렇지 못하다.)

실제로 지난 시즌 드로잔은 경기당 평균 볼 소유 시간(4.0분→5.0분)이 늘어난 것은 물론, 한번 볼 받았을 때의 평균 드리블 횟수(3.16회→3.93회)와 볼 소유 시간(3.71초→4.65초)이 2015-16 시즌과 비교해 모두 상승했다.

또한 라우리가 있었던 전반기와 라우리가 없었던 후반기를 비교하면 정말 당연하게도 평균 볼 소유 시간(4.6분→5.4분)이 유의미하게 상승한 것이 확인됐다. 픽앤롤 공격 빈도를 높이기 위해 미드레인지 구역에서의 아이솔레이션 공격 빈도를 줄였던 탓일까. 드로잔은 엘보우 지점(자유투 라인의 양쪽 끝 지점)에서의 평균 볼 터치 횟수가 전반기 1.9회에서 후반기 1.4회로 소폭 하락했다. 라우리의 부상으로 인한 드로잔의 플레이스타일과 역할 변화를 읽을 수 있는 대목이다.

결국 지난 시즌 야투율이 거의 모든 구역에서 갑자기 동반 상승했다는 점, 그리고 라우리의 부상으로 후반기에 자신에게 공격 기회가 집중됐다는 점을 고려하면 드로잔의 지난 시즌 활약상을 의심할 여지는 충분히 있다. 드로잔을 저평가한 「스포츠일러스트레이티드」의 랭킹도 나름대로는 일리가 있는 것이다.

 

한편 「스포츠일러스트레이티드」는 볼을 많이 소유하며 공격하는 드로잔의 플레이스타일과 그의 아킬레스건인 3점슛 문제를 기사를 통해 한꺼번에 비판하기도 했다. 다음은 이번 랭킹을 발표하면서 「스포츠일러스트레이티드」가 직접 드로잔을 평가한 글의 일부다.

‘드로잔이 3점슛 라인에서 스팟업 점프슛을 던지거나 골밑으로 컷인할 수 없는 선수임을 고려할 때, 공격에서 드로잔의 진짜 가치는 볼이 그의 손에 있을 때만 발생한다고 볼 수 있다. ···드로잔은 미드레인지 구역에서 습득할 수 있는 모든 공격 기술을 마스터했으며, 이 구역에서는 리그에서 가장 다양하고 광범위한 움직임들을 만들어낸다.

···하지만 이것이 드로잔이 보여줄 수 있는 최상의 결과물이며, 플레이오프가 되면 드로잔의 이런 공격 방식은 불안해진다. 긴 팔과 인내심을 가진 수비수들이 드로잔을 막거나 더블 팀으로 그를 괴롭힘으로써, 드로잔의 불안한 플레이메이킹 능력을 시험대에 오르게 만드는 것이다. 드로잔은 자신이 무엇을 잘하는지 정말 잘 아는 선수다. 그래서 오히려 중요한 순간에 다른 선수에게 빨리 볼을 패스하는 것을 주저하게 된다.

···드로잔의 긴 볼 소유 시간은 3점슛을 던질 수 없다는 약점과 합쳐져 그를 공격에서 역효과를 낳는(counterproductive) 선수로 만든다. ···만약 드로잔이 리그 평균 수준의 3점 슈터만 됐더라면 문제의 상당 부분은 사라졌을 것이다. 혹은 드로잔이 볼이 없는 상황에서도 활발하게 움직이는 선수였다면 코트에서 더 많은 것들이 드로잔이 원하는 대로 흘러갔을 것이다. 하지만 실제로는 그렇지 않다. ···드로잔이 득점을 잘한다는 사실은 모두가 알고 있다. 그런데 그 다음은 무엇인가?’

 

결국 드로잔이 「스포츠일러스트레이티드」의 저평가를 뒤집기 위해서는 두 가지가 필요하다. 패스와 볼 없는 움직임을 통한 공격 기여도를 끌어올리고, 평균 이하의 3점슛 능력을 개선하는 것이다.

첫 번째 변화는 당장 올시즌에 있을 전망이다. 오는 시즌부터 드로잔은 코트 위에서 실질적인 포인트가드 역할을 맡을 예정이다.

토론토의 드웨인 케이시 감독은 지난 7월 「sportsnet」과의 인터뷰에서 “드로잔은 다음 시즌부터 포인트가드가 되어 더 많이 볼을 만질 것이다. 대신 카일 라우리는 볼 없이 움직이면서 공간 활용을 도울 예정이다. 이를 통해 1대1에 의존하기 보다는 모두가 볼을 만지는 이타적인 농구를 펼칠 계획이다”라고 밝혔다. 공개적으로 드로잔의 역할 변화를 선언한 것이다.

케이시 감독의 계획이 실현될 경우 드로잔은 볼 소유 시간을 줄이지는 못할 것이다. 지난 시즌 라우리의 부상으로 ‘어쩔 수 없이’ 길어진 드로잔의 볼 소유 시간은, 오는 시즌에는 ‘의도적인’ 역할 변화로 인해 그대로 유지되거나 오히려 더 상승할 가능성이 있다.

하지만 45도나 한쪽 사이드가 아닌 림 정면의 3점슛 라인 바깥에서 더 많은 볼을 패스하게 됨으로써, 이전까지 보여주지 못했던 방식으로 공격에 기여할 수 있을 것이다. 데뷔 이래 평균 어시스트 수치가 4개 이하로 꾸준히 머물렀던 드로잔의 커리어가 새로운 국면을 맞이할 가능성도 있다.

그렇다면 다른 하나, 3점슛 능력은 어떨까? 드로잔은 지난 7월 SNS를 통해 흥미로운 사진을 하나 공개했다. 바로 3점슛 연습의 결과물이었다.

드로잔은 슈팅 연습 기계에 측정된 결과물을 직접 찍어 올렸는데, 그 내용은 700개의 3점슛을 던져 450개를 성공한 것이었다. 자신이 3점슛 연습에 매진하고 있고 성과를 보고 있음을 알린 것이다.

 

만약 드로잔이 코너에서라도 3점슛을 평균 수준으로 넣을 수 있는 선수가 된다면 어떨까? 득점왕 레이스 판도에 커다란 지각변동이 발생할 수도 있다. 이미 3점슛 라인 안쪽에서 리그 최고 수준의 득점력을 가진 선수가 3점슛까지 장착한 것이니 말이다.

그리고 여기에 드로잔은 또 다른 미션을 하나 더 수행해야 한다.

바로 지난 시즌 절정에 달했던 3점슛 라인 안쪽의 슈팅력을 유지하는 것이다. 만약 지난 시즌의 미드레인지 점프슛 생산력과 효율을 오는 시즌에도 그대로 보여줄 수 있다면, 드로잔은 코비 브라이언트, 카멜로 앤써니 이후 최고의 미드레인지 게임 능력을 가진 선수로 인정받을 수 있을 것이다.

과연 다음 시즌 더마 드로잔은 어떤 모습을 보여줄까? 드로잔은 자신이 36등 이상의 선수라는 것을 증명해낼 수 있을까? 2017-18 시즌 더마 드로잔의 플레이를 지켜볼 이유가 하나 더 생겼다.

 

사진 제공 = 게티이미지코리아, 더마 드로잔 트위터 캡처
이미지 = 이동환 기자, NBAsavant.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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