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루키=이민재 기자] 골든스테이트 워리어스 하면 가장 먼저 떠오르는 이미지는 외곽슛이다. 이를 이끄는 선수는 스테픈 커리와 클레이 탐슨의 ‘스플래시 브라더스’다. 그중 탐슨은 올 시즌 주연보다는 조연에 가까운 활약을 펼쳤다. 케빈 듀란트가 가세한 탓이었다. 그러나 공수 양면에서 존재감은 여전했다. 그의 존재가치를 확실히 증명한 시즌이었다.
 
수비
드래프트 전문 분석 사이트 『Draft Express』는 탐슨의 데뷔 당시 스카우팅 리포트에 “탐슨이 대학에서 NBA 무대로 진출하면서 발전시켜야 하는 것들이 있다. 특히 떨어지는 운동 능력과 수비는 개선해야 하는 부분이다”라고 밝혔다.

『NBC Sports』도 “가장 큰 걱정거리는 수비다. 그는 대학에서 수비를 그리 잘하지 못했다. 사이드스텝이 평균이다. 운동능력이 뛰어난 NBA 선수들을 상대로 이를 이겨내야 한다. 다득점을 올려도 실점을 많이 내줄 수 있다”라며 우려했다.

몇몇 분석 사이트에서는 탐슨의 수비가 장점이라고 평가한 곳도 있었다. 그러나 두 매체 등 여러 곳에서 탐슨의 수비를 지적한 것을 보면 완벽히 그의 강점은 아니었다고 볼 수 있다. 이를 만회하기 위한 탐슨의 노력이 불을 뿜었다.

앞서 언급했듯 이를 도와준 인물은 어먼 코치였다. 당시 마크 잭슨(現 TV 해설위원) 감독과 마이크 말론(現 덴버 너게츠 감독) 코치가 수비 훈련을 주문했다. 탐슨은 매일 한 시간 이상 수비 연습에 힘을 쏟았다. 발을 더욱 빠르게 움직일 수 있는 훈련이었다.

탐슨은 어먼 코치와 여러 훈련을 수행했다. 쉘 드릴(Shell Drill), 클로즈아웃 등 스텝을 활용한 수비 연습을 많이 했다. 골밑에서 외곽으로 빠르게 빠져나가 펼치는 클로즈아웃 수비 등으로 체계적인 수비 시스템을 익혔다.

여기에 점프 훈련도 많이 했다. 탐슨은 “박스 점프나 사다리 타기 등으로 스텝 스피드를 늘렸다. 동시에 체력도 키웠다. 그러자 수비할 때 유리한 자리를 잡는 데도 익숙해졌다. 민첩성과 내 사이즈로 나보다 작은 상대를 수비할 때 유리해졌다. 스텝이 느리다는 지적이 많았는데 이를 극복했다”라고 밝혔다.

멘탈적인 부분도 많은 도움이 되었다는 후문. 탐슨은 “시간이 지날수록 팀 수비 전술 이해도가 높아졌다. 내 수비뿐만 아니라 팀 동료를 돕는 경우도 많아졌다. 그러면서 빅맨을 막고, 동료 가드 수비를 도와주는 경우도 생겼다. 상대가 나한테 막히는 경우가 점점 많아졌다. 그러면서 자신감을 얻었다”라고 밝혔다.

이어 “자신감이 가장 중요하다. 항상 같은 방법으로 막아야 한다. 상대가 내 앞에서 여러 번 득점에 성공했다고 위축될 필요가 없다. 몇 점을 내주겠다는 생각보다 매 포제션에 집중하겠다는 마인드가 필요하다. 상대가 40점을 올리든 5점을 올리든 상관없다. 항상 같은 방식으로 수비해야 한다”라며 노하우를 밝혔다.

상대의 득점력이 불을 뿜으면 수비수는 위축될 수밖에 없다. 수비 방법을 바꿔보려고 생각할 수도 있다. 탐슨은 이러한 잡념을 없앤 뒤 자신의 방법을 고수하는 게 수비 팁이라고 밝혔다.

탐슨은 수비 향상 비결로 비디오 분석의 공도 컸다고 밝혔다. 탐슨은 “비디오 분석은 정말 큰 도움이 된다. 사실 나는 농구를 정말 좋아한다. 경기를 많이 챙겨본다. 내 실력 향상을 위한 것도 있지만 그냥 즐겨보는 편이다”라며 “나는 리그패스를 갖고 있다. 매번 경기를 본다. 그럴 때 상대팀 선수의 움직임을 유심히 본다. 강점과 약점을 파악하는 거다. 예를 들어 토니 파커는 플로터를 잘 던지고, 골밑 마무리 솜씨가 좋다는 점을 알게 되는 것이다. 이러한 선수의 특징을 파악하고 나가면 훨씬 막기 편하다”고 말했다.

로코
탐슨은 반려견을 키운다. 이름은 로코. 견종은 불독이다. 탐슨의 가장 친한 친구다. 지난 2014년 당시 골든스테이트와 재계약을 체결한 뒤 로코에게 직접 계약 사실을 알렸다. 탐슨은 『KNBR』를 통해 “계약 체결 후 집에 가서 로코에게 말했다. ‘나 4년에 7,000만 달러 받아’라고 말이다. 물론 그가 알아들었을 리가 없다. 사랑하는 로코에게 이 사실을 알려주고 싶었다”라고 말했다.

탐슨은 농구장에서 많은 시간을 할애한다. 성장에 대한 갈증이 심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그에 못지않게 로코와의 시간도 무척 소중하다. 집에서 같이 야구를 보거나 산책하러 나간다.

탐슨은 6년 전 로코를 분양받았다. 태어난 지 약 8주 된 강아지였다. 그때부터 탐슨이 로코를 훈련시키고 길들인 결과 22kg의 큰 강아지로 컸다. 탐슨은 어렸을 때 리트리버를 키웠는데, 그 경험으로 성인이 된 이후에도 강아지를 키우기 시작했다. 탐슨은 “로코는 내 아들과도 같다”라며 애정을 드러냈다.

로코는 탐슨의 농구 실력 향상에 알게 모르게 큰 도움을 준다. 탐슨은 “로코 덕분에 다른 잡념을 잊을 수 있다. 그리고 가벼운 마음으로 시합에 나설 수 있다”라고 밝힌 바 있다.

지난 2016 리우 올림픽 당시에는 아쉽게 이별해야 했다. 대표팀 일정 소화를 위해 약 한 달간 집을 비웠기 때문이다. 당시 동생이 로코를 대신 돌봐줬다. 당시 탐슨은 『GQ』를 통해 “로코를 한 달 정도 못 봤다. 얼른 보고 싶다. 걱정스럽진 않다. 동생이 로코를 항상 잘 보살피기 때문이다. 동생이 매번 로코 사진을 보냈다”라며 그리워했다.
 
BOX | Quick Check
# 운동 집안
탐슨 가족은 운동 집안이다. 아버지 마이클 탐슨은 1978 신인 드래프트 전체 1순위로 뽑힌 인물이다. 빅맨 포지션을 소화한 그는 커리어 평균 13.7점 7.4리바운드 2.3어시스트 1.1블록 FG 50.4%를 기록했다. 포틀랜드 트레일 블레이저스, LA 레이커스, 샌안토니오 스퍼스에서 뛰면서 2번의 NBA 챔피언십(1987, 1988), 올-루키 퍼스트팀에 뽑힌 바 있다.

동생 트레이시는 MLB 선수로 활약 중이다. 시카고 화이트삭스에서 데뷔한 뒤 현재 LA 다저스에서 뛰고 있다. 그의 포지션은 외야수. 통산 타율 .233, 홈런 19개를 기록 중이다.
 
# 야구
탐슨은 어렸을 때 야구를 했다. 이때 만난 친구가 있었는데 바로 케빈 러브다. 두 선수는 지난 2001년 당시 레이크 오스위고 리틀 야구단 5~6학년으로 구성된 올스타 멤버에 뽑혔다. 야구로 시작한 두 선수의 인연은 3년 연속 NBA 파이널 격돌로 이어졌다.
 
# 11
탐슨은 NBA 데뷔 이후 줄곧 등 번호 11번을 달고 뛰고 있다. 20‘11’ 신인 드래프트 전체 ‘11’순위로 뽑혔기 때문이다. 드래프트 당시 그는 21번을 달려고 했으나, 다시 마음을 바꿔 11번을 선택했다. 이러한 11번 사랑은 지난 2016 리우 올림픽에도 이어졌다. 당시 탐슨은 11번을 달고 출전해 금메달을 따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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