①편에 이어…
브런치 좀 즐기는 남자
[루키=김영현 기자] 여행 보따리를 풀었으니, 이제 원주 동부 프로미 주전 가드 두경민의 입맛 조사에 들어갔다. 코트 위 상 남자 같은 거친 플레이 스타일과 달리, 브런치를 즐기는가 하면 피자나 파스타를 좋아하는 등 섬세한 취향이었다.

해당 기사는 <더 바스켓> 2017년 7월호에 게재된 기사를 추가/각색했습니다.

“숙소에 있으면 한식 위주로 먹지만, 외박이나 휴가 받아서 나오면 항상 브런치를 먹어요. 브런치를 좋아해서 맛있는 곳을 찾아다니기도 하고요. 피자나 파스타 같은 것도 좋아해요. 압구정에 살바토레(더 키친 살바토레 쿠오모)라고 이탈리아 음식 전문점이 있는데, 수요미식회에도 나왔거든요. 거기도 되게 맛있어요. 맛있는 거 먹는 걸 즐기는 편이에요. 그런 것치고는 살이 찌지 않는 편인데, 그만큼 많이 움직여요.”

”요즘 검색하면 맛집 리스트들이 많이 나오잖아요. 근데 막상 가보면 생각보다 맛있진 않더라고요. 새로운 데 가보고 싶긴 해도 자기가 잘 아는 데 가는 게 나은 것 같아요. 예전에는 술도 마셨는데, 이제 안 마시다 보니 다른 걸 찾게 되는 것 같고요. 자꾸 다치니까 술 때문인가 싶고 몸도 안 받쳐줘서 끊게 됐어요. 보양식 같은 건 어렸을 때는 많이 먹었는데, 대학 때부터 안 먹게 되더라고요. 그런데 프로 와서 수술도 몇 번 하다 보니까 요즘 들어서는 ‘보양식도 챙겨야 겠구나’ 싶어요. 최근에 여자친구 아버님이 장어 즙을 해주셔서 챙겨 먹고 있어요.”

‘원주에도 최수종이 있다(?)’ 사랑꾼 두갱
아무래도 그의 페이버릿에서 절대 빠질 수 없는 게 ‘여자친구’일 듯하다. 2년째 예쁜 사랑을 이어가고 있으며, 팬들 사이에서는 이미 ‘사랑꾼’으로 소문이 나 있다고. 여자친구 자랑을 줄기차게 늘어놓는 모습을 보니 ‘원주 최수종’ 혹은 ‘원주 션’으로 임명해도 될 듯하다.

“여자친구한테는 애교도 많이 부리고 표현을 많이 하는 편이에요. 운동선수를 만나다 보니 혼자 기다려야 하는 시간이 많으니까 최대한 잘해주려고 노력해요. 좋은 데 있으면 어디 한 군데라도 더 데리고 가려고 하고요. 여자친구도 되게 잘 챙겨줘요. 예쁘니까 세고 도도하게들 보는데, 속은 안 그래요. 내조를 잘 해줘요. 비시즌에는 평일에 계속 훈련하다 보니까 집이 비어 있잖아요. 그럼 여자친구가 와서 빨래도 해주고 청소도 해줘요. 요리도 엄청 잘하고요. 저도 음식을 해주고 싶은데, 아예 부엌에 못 들어오게 해요. 옷도 여자친구가 잘 입으니까 ‘이런 거 입어’라고 다 챙겨주거든요. 확실히 편하더라고요.”

평소 장난기도 많고 활발한 편이지만, 그에게 팬서비스는 영 쑥스럽고 어려운 영역이다. 그와 달리, 그의 여자친구는 팬들과 SNS로 소통도 하는 등 친근하게 지내는 편이라고.

“경기 끝나면 잘하고 못하고를 떠나서 민망하고 쑥스러워서 팬 서비스를 잘 못 해요. 팬분들이 ‘사진 찍어주세요’ 하면 ‘죄송합니다’라고 말하고 빨리 지나가는 편이거든요. 오래 보고 친한 팬들이 아니면 잘 못 하는 편이에요. 그런 것 때문에 ‘자기가 대단한 선수도 아닌데 왜 그러냐’고 오해도 많이 받았어요. 저도 해보려고 하는데 잘 안 되더라고요. 저를 아는 팬들은 제 스타일을 아시니까 오히려 오해하는 팬들한테 가서 얘기해주기도 하더라고요. 팬서비스를 잘했으면, 팬 투표 결과가 좀 더 잘 나오지 않았을까 싶네요. 하하."

"반대로 여자친구는 제 팬들한테도 잘해요. 그동안 제가 워낙 민망해해서 팬 미팅도 못 했는데, 이번에는 했거든요. 팬들이 먼저 ‘여자친구 누나, 데려와 주세요’라고 말하더라고요. 팬들이 여자친구한테 SNS로 옷 어디서 사는지 이런 걸 물어보면, 대답도 잘해주고 친근하게 지내요.”

YOLO? 좋아하는 걸 하고 살아야죠!
이야기를 나누면 나눌수록, 최근 떠오르는 ‘욜로족’에 가깝다는 생각이 들었다. 욜로(YOLO)는 ‘인생은 한 번뿐이다’를 뜻하는 ‘You Only Live Once’의 앞 글자를 딴 용어로 현재 자신의 행복을 가장 중시하고 소비하는 것을 말한다. 미래를 위해 무조건 희생하기보다는 현재의 행복을 추구하는 삶의 방식이라고 보면 된다. 

비시즌 휴가 때면 가보고 싶은 곳을 여행 다니고, 주어진 짧은 시간에도 틈틈이 하고 싶은 것들을 모두 하는 그에게서 ‘욜로족’의 모습이 보였다.

“심야 영화 보는 걸 좋아하고, 자동차 극장도 좋아해요. 최근에는 휴가 때 계속 여행을 다니다 보니까 영화를 못 봤네요. 사람들이 재밌다고하는 영화는 다 보는 편이고, 장르를 가리지 않고 두루두루 봐요. 운동하는 것도 좋아하고요. 평소에 자전거도 자주 타요. 사실 농구선수한테는 안 좋긴 한데, 어릴 때 선수를 했을 정도로 스키 타는 걸 워낙 좋아하거든요. 요즘은 골프도 배우고 있어요. 이번 비시즌 때부터 배운 건데, 재밌더라고요. 골프공이 맞았을 때 시원한 느낌이 든다고 해야 할까요? 다른 재미가 있어요. 근데 제가 좀 뻣뻣한 편이라 쉽진 않네요.”

그의 말에서도 느껴지듯, 인생관도 ‘좋아하는 걸 하고 살자’는 주의였다. 농구선수이기 전에, 돌아오지 않을 청춘을 보내고 있는 한 젊은이로서 시간을 부지런히 쓴다는 느낌이 들었다.

“저는 KBL이 숙소 문화가 없어지고, 출퇴근으로 바뀐다고 해서 되게 좋았어요. 숙소 생활하면 운동 여건은 좋은데, 이 나이에 운동만 할 순 없잖아요. 숙소에서도 본 훈련하고 야간 훈련이 없으면 형들이나 후배들이랑 커피도 한잔 마시는 편이에요. 할 때는 최선을 다해서 열심히 하되, 여유도 느낄 줄 알아야 한다고 생각해요. 평소에도 좋아하는 걸 하고 살아야 한다고 생각하고요. 저는 농구도, 당장 그만두면 할 게 없어서 하는 게 아니거든요. 정말 좋아서 하는거예요. 물론, 이제는 좋아하는 마음가짐을 가지고 있되, 이전보다 더 책임감을 느껴야 하고요.”

사진 = 박진호 기자 ck17@thebasket.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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