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루키=이민재 기자] 데뷔 이후 은퇴까지 한 팀에서 뛴다는 건 쉽지 않다. 실력부터 감독, 구단 수뇌부와 관계까지 모든 게 다 맞아떨어져야 하기 때문이다. 하킴 올라주원, 패트릭 유잉처럼 프랜차이즈 스타라도 커리어 말년에 팀을 떠나는 경우도 많은 편이다.

그러나 덕 노비츠키(댈러스 매버릭스), 토니 파커, 마누 지노빌리(이하 샌안토니오 스퍼스)는 다르다. 이 세 선수는 오는 2017-18시즌 NBA 역사상 한 팀에서 16년 이상 뛴 8명 중 3명이 된다. NBA 역사를 그야말로 눈앞에 두고 있다.

노비츠키는 놀라운 수준이다. 1998 신인 드래프트 전체 9순위로 댈러스에 뽑힌 이후 19년간 댈러스에서 활약했다. 최다 득점 역대 6위(30,260점)에 이름을 올리며 NBA 역사의 한 획을 그었다.

지난 시즌에는 상황에 따라 센터로 나서기도 했다. 노쇠화로 발이 느려졌기 때문. 릭 칼라일 감독은 그가 센터로 나서면 스페이싱과 공격력이 좋아진다고 칭찬을 하기도 했다. 나이는 많지만 여전히 활용 가치는 높은 편이다.

노비츠키는 이번 시즌 코비 브라이언트(前 LA 레이커스)와 함께 NBA 역사상 한 팀에서 20년간 뛴 선수가 된다. 노비츠키는 지난 6월 "앞으로 2년만 더 뛰고 싶다"라고 의지를 밝혔다. 계약도 2년 1,000만 달러에 체결했다. 만약 2018-19시즌까지 뛴다면 코비를 제치고 역대 1위로 이름을 올리게 된다. 

관건은 건강이다. 지난 2016-17시즌, 노비츠키는 각종 부상으로 54경기 출전에 그쳤다. 노비츠키는 "몸 상태를 보고 2018-19시즌 뛸지 결정하겠다"라고 밝히기도 했다. 부상 없이 얼마나 건강하냐에 따라 그의 기록이 결정될 것으로 보인다.

파커는 현재 2017-18시즌 도중 복귀할 예정이다. 지난 2017 플레이오프 2라운드 휴스턴 로케츠 시리즈에서 입은 대퇴사두근 부상 때문이다. 부상 정도가 심해 꾸준히 재활에 전념한 뒤 오는 1월에 돌아올 것으로 보인다.

파커는 이번 시즌으로 샌안토니오에서 17년째 뛰게 된다. 그는 2001 신인 드래프트 전체 28순위로 뽑힌 이후 줄곧 샌안토니오의 주전 포인트가드로 활약했다. 그는 뛰어난 스피드를 활용한 돌파가 장점인데, 커리어 말년에 접어들면서 그 모습이 조금씩 보이지 않았다.

하지만 그는 플레이오프에서 자신의 진가를 발휘했다. 2017 플레이오프 평균 26.4분을 뛰면서 15.9점 2.5리바운드 3.1어시스트 FG 52.6% 3P 57.9%로 전성기 시절 못지않은 존재감을 보였다. 아쉽게 부상이 그의 앞을 가로막았지만 경쟁력은 여전했다.

그는 지난 6월 『CBS Sports』를 통해 "곧 계약이 만료된다. 샌안토니오가 마지막 계약을 제시해주길 바란다. 3년 더 뛰고 20시즌을 채우고 싶다"라고 의지를 보였다. 만약 그의 바람이 이뤄진다면 코비와 함께 20시즌 동안 한 팀에서 뛰는 선수가 될 수 있다.

지노빌리는 2016-17시즌 이후 은퇴의 기로에 섰다. 데뷔 이후 최악의 정규시즌을 보냈고, 계약도 끝났기 때문. 그러나 팬들의 마음은 그렇지 않았다. 2017 플레이오프에서 그가 보여준 열정과 기량은 여전했기 때문이다. 카와이 레너드가 부상으로 빠진 공백을 쏠쏠히 메워주며 노익장을 과시했다.

지노빌리는 2017 플레이오프 서부 컨퍼런스 파이널 시리즈 패배 이후 "내년 시즌 뛸지는 아직 모르겠다. 가족들과 상의해보겠다"라며 여운을 남겼다. 이후 한 달 넘게 고민을 한 지노빌리는 “은퇴는 없다”라고 선언했다. 무려 2년 계약을 체결했다. 

지노빌리는 유럽리그에서 뛰고 온 탓에 NBA 데뷔가 늦었다. 첫 번째 시즌 당시 그의 나이는 만25세였다. 현재 만40세를 넘긴 그가 16번째 시즌을 맞이한다는 게 놀랍기만 하다. 

그는 이번 시즌으로 존 하블리첵(前 보스턴 셀틱스)과 한 팀에서 16년을 뛴 선수로 어깨를 나란히 하게 될 전망이다. 앞으로 2년 더 뛰기 위해서는 건강이 필수다. 큰 부상이 없다면 그렉 포포비치 감독 밑에서 출전시간을 관리받으며 계약 기간을 채울 수 있을 것이다.

BOX | 한 팀에서 가장 오랜 기간 활약한 선수(2017-18시즌 기록 제외)
20시즌. 코비 브라이언트(LA 레이커스)
19시즌. 덕 노비츠키(댈러스 매버릭스)
19시즌. 존 스탁턴(유타 재즈)
19시즌. 팀 던컨(샌안토니오 스퍼스)
18시즌. 레지 밀러(인디애나 페이서스)
16시즌. 토니 파커(샌안토니오 스퍼스)
16시즌. 존 하블리첵(보스턴 셀틱스)
15시즌. 마누 지노빌리(샌안토니오 스퍼스)
15시즌. 돌프 쉐이즈(시라큐스 내셔널스/필라델피아 76ers)
15시즌. 할 그리어(시라큐스 내셔널스/필라델피아 76ers)

사진 제공 = NBA 미디어 센트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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