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루키 = 김혁 기자] 모란트의 기행이 멈추지 않고 있다.
멤피스 그리즐리스는 23일(이하 한국시간) 댈러스 아메리칸 에어라인스 센터에서 열린 2025-2026 NBA 정규시즌 댈러스 매버릭스와의 경기에서 102-96으로 승리했다.
이전 경기에서 새크라멘토를 완파한 멤피스는 댈러스까지 꺾고 연승을 거뒀다. 그러나 이날 경기 내용보다는 경기 이후 벌어졌던 일이 더 큰 화제가 되고 있다.
이미 경기 내에서 양 팀 선수들 간의 치열한 신경전이 한 차례 있었다. 멤피스 산티 알다마가 댈러스 쿠퍼 플래그에게 거친 파울을 범한 뒤 베테랑 클레이 탐슨이 나섰고 언쟁이 펼쳐졌다. 알다마는 플래그런트 파울을 받았고 탐슨은 빈스 윌리엄스 주니어와 함께 테크니컬 파울을 받았다.
그런 가운데 경기 후 멤피스의 사고뭉치 에이스 자 모란트가 또 논란의 중심에 섰다. 심지어 모란트는 이날 부상으로 결장하며 경기에 뛰지도 않은 선수였다.

모란트는 팀의 승리에 기여한 캠 스펜서(3점슛 3개 포함 17점)의 방송 인터뷰에 난입, 탐슨을 저격하는 멘트를 남겼다. 탐슨이 이날 3점슛 6개 포함 22점을 올렸으나 승리와 인연을 맺지 못한 상황. 모란트는 "여기서 가장 슛을 잘 쏘는 사람이 누군지 말하라, 골든스테이트에서 온 그 사람은 아니었다"는 조롱을 남겼다.
또한 흥분을 주체하지 못한 모란트는 탐슨과 직접적으로 충돌하기도 했다. 거센 삿대질과 함께 탐슨과 언쟁을 펼친 모란트였고 탐슨은 거칠게 이를 뿌리치는 제스처를 취했다. 싸움이 더 커지는 걸 막기 위해 관계자들과 코칭스태프가 나서야 했다.
모란트는 멤피스를 넘어 NBA를 이끌어 갈 스타 중 한 명으로 꼽혔으나 최근 들어 리그를 대표하는 악동으로 이미지가 굳어지는 상황이다. 두 차례나 SNS 라이브 방송에 총기를 노출시킨 뒤 NBA로부터 모두 징계를 받았고 최근엔 투오마스 이살로 감독에게 항명하며 구단 자체 징계를 받았다.

이밖에도 모란트의 기행이 끊이지 않는 가운데 코트 위에서의 화끈한 플레이도 그러한 행동 탓에 희석되고 있다. 모란트와 충돌한 탐슨은 그를 향해 어떤 말을 남겼을까?
'ESPN' 등 현지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탐슨은 "자 모란트는 재밌는 사람이다. 항상 할 말이 많은데, 특히 책임감이 거의 없는 선수라는 걸 생각하면 더욱 그렇다. 그가 내게 한 말에서 지적인 깊이는 전혀 없었다. 그저 오랜 시간 떠드는 것뿐이었다. 재밌는 건 벤치에 앉아 있을 때 떠드는 게 지금까지 그의 커리어를 관통하는 이야기라는 것이다. 우리 모두 그가 경기장에 나가 최선을 다하는 모습을 보고 싶어 하지만 그는 다른 많은 일 때문에 그 일을 제대로 하지 못하고 있다"고 이야기했다.
이어 "스타가 되면 큰 책임감이 따른다. 그 책임감이 허무하게 사라지는 건 정말 싫다. 사실 그릿 앤 그라인드 시대 멤피스 팀에 큰 존중을 갖고 있다. 마이크 콘리, 잭 랜돌프, 마크 가솔이 뛸 때 그 팀은 정말 이기기 힘든 팀이었다. 그러나 현재 팀은? 그냥 말이 많을 뿐이다. 항상 말이 많지만 실제로 그걸 행동으로 뒷받침한 적은 없다. 그런 점을 전혀 존경하지 않고 말을 행동으로 증명하는 선수들을 좋아한다. 난 리그에서 오랜 시간 활동했고 누구보다 그 점을 잘 알고 있다"고 강조했다.
뛰어난 실력과 압도적인 퍼포먼스, 스타성까지 고려하면 모란트는 정말 매력 있는 선수다. 그러나 올 시즌 초반 부진과 계속되는 부상, 끝없는 논란으로 주가가 점점 떨어지고 있다.
트레이드설까지 나돌고 있는 가운데 어떤 팀이 그를 향한 리스크를 감수할지도 미지수다. 팀을 이끌어 갈 슈퍼스타에서 점점 골칫덩이로 전락하고 있는 모란트다. 이번 사건을 바라보는 팬들의 시선 또한 결코 곱지 않다.

사진 = 로이터/뉴스1 제공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