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루키=이학철 기자] ①편에 이어...

대세 치어리더, 알고 보면 ‘TV 무식자’?
과거 한 매체와의 인터뷰에서 안지현은 “설현(AOA)이 누군지 모른다”고 이야기했다가 큰 파장(?)을 일으킨 적이 있다. 정말 몰랐을까? 설현을 모르는 사람은 예전 TV에서 진지하게 모름을 과시했던 텔런트 백일섭 선생님 정도라고 생각하는데...

"진짜 TV를 잘 안 봐서 설현씨가 누군지 몰랐거든요. 예쁘고 인기도 많은 아이돌이랑 닮았다고 해주시면 저한테는 당연히 칭찬인데 기분이 좋죠. 그런데 정말 순수하게 누군지 몰라서 어리둥절 했거든요. 그런데 그게 기사가 나고 그렇게 큰 파장을 일으킬 줄 몰랐어요. '난 그런거 관심없어'라는 식으로 느끼셨나 봐요. 그런게 아닌데... TV를 안보니까 인기 연예인들도 제 또래들만큼 잘 모르거든요. 저랑 친한 친구들도 저처럼 TV를 잘 안 봐요. 아! 지금은 설현씨가 누군지 당연히 알죠!"

사실 이 부분은 당사자가 꺼릴 수도 있다는 생각에 질문을 하지 않을까 고민도 했다. 하지만 안지현의 반응은 달랐다.

"아니요. 이렇게 이야기 하는 것이 더 좋은 것 같아요. 그런 쪽으로 잘 몰랐던 건 맞지만 제가 그 분을 무시하거나 신경 안쓴다는 식의 이야기는 절대 아니었거든요. 그분이야 말로 그때 진짜 대세였잖요. 지금도 여전히 인기도 많고 예쁘시고... 닮았다고 해주신 게 감사한 일인데 제가 설마 그랬겠어요? 지금은 너무 모르면 팬들과 소통도 안 되고 하니까 조금 더 공부하는 마음으로 SNS 같은 것도 찾아보고 있어요.

이야기를 듣고 있던 편집장이 “그나마 설현은 낫다. 난 정형돈 닮았다는 이야기를 듣는다”며 때 아닌 고백(?)을 했다. 그러자 안지현과 실장 둘이서 너무 닮아서 소름 돋는다며 난리가 났다. 정형돈은 아시니 다행입니다.... 

이처럼 안지현은 TV에 관심이 없는 ‘TV 무식자’ 이지만 그나마 영화는 자주 본다고 한다. 가장 최근에 본 영화는 볼링 영화 ‘스플릿’이라고. 자신감에 가득 찬 목소리로 “그 영화는 아직도 극장에서 할 것”이라고 덧붙이기도 했다. 

찾아보니 작년 11월에 개봉한 영화다... 심지어 ‘어둠의 경로’에 파일이 올라왔다는 소식도 들렸다. 상영관 좀 확인해주시겠습니까? 안지현씨! -_-+++

TV도 안 보고, 자기가 가장 최근에 본 영화를 당당하게 추천하면서도 그게 언제 걸렸던 작품인지에 대한 감각도 떨어지는 뜻 밖(?)의 안지현. 그렇다면 대체 쉬는 날 이 아가씨는 뭘 하는 걸까?

“저는 강아지들을 정말 좋아해서 강아지들하고 같이 놀아요. 그리고 안 믿으시겠지만 계속 자요. 자다가 멀쩡할 땐 강아지랑 놀고 그래요.”

왠지 모르게 그 집 강아지가 부러워지는 건 필자뿐만이 아니라고 믿는다. 또한 안지현은 농구 역시 일을 시작하기 전까지는 하나도 몰랐다고. 원래 관심이 있는 분야만 집중적으로 파고드는 스타일이라 그렇다는 설명이 뒤따랐다. 

쉬는 날 잠만 잔다는 안지현의 대답에 김리나 실장도 한숨을 쉬었다. “그게 가능할까” 싶어서 정말이냐고 메신저를 통해 물으면 지체 없이 집 안에서 퍼질러져 있는 사진을 보내온다는 것. 

안지현에게 농구가 있다는 건 정말 다행이다. 야구 시즌이 끝난 후 농구가 없다면 다음 시즌까지 그녀는 겨울잠을 잘지도 모른다.

그렇다면 자신에게 ‘잠자는 숲속의 미녀’ 아니... ‘겨울잠 자는 미녀’의 기회를 박탈한 농구에 대해 안지현은 얼마나 알고 있을까? 질문을 들은 안지현은 쑥스러워하더니 난데없이 자신의 오른팔을 파닥파닥 휘저었다. 뭔가 준비한 것 같기는 한데 도대체 뭔지 모르겠다. 농구를 형상화 한 마임인가?

"아니 그게 사실은...(웃음) 농구장가면 치어리더들이 작전 타임때 제일 많이 나가잖아요. 감독님들이 작전 타임 부를 때 내는 사인 흉내 낸 거예요. 그 사인을 알아볼 정도로 농구를 알고 있다는 뜻으로 준비한 건데 민망하네요." 

뜬금없는 파닥거림에 대한 해명을 마친 안지현은 계속해서 민망함에 어쩔 줄 몰라 했다. 아... 역시 귀엽다. 이상민(서울 삼성) 감독과 임근배(삼성생명) 감독의 작전 타임 요청이 이렇게 귀여웠단 말인가? 얼굴까지 빨개지며 민망해하는 그를 위해 재빨리 다음 질문으로 넘어갔다. 

안해 본 종목도 다 해보고 싶은 ‘에너자이저’
현재 안지현은 남자 농구, 여자 농구와 더불어 야구까지 담당하고 있다. 보통 농구 시즌과 야구 시즌이 쉴 틈 없이 이어진다는 점을 생각해보면 1년 내내 쉬지 않고 일을 하는 셈이다. 

지칠 법도 하지만 오히려 안지현은 아직 해보지 못한 종목도 다 해보고 싶다며 일에 대한 열정을 드러냈다. 놀면서 돈 버는 것이 꿈인 뽀로로 같은 필자 입장에서는 이해할 수 없는 마인드. 

마치 프로에 갓 데뷔한 신인선수가 출전시간을 많이 가져가길 원하는 것과 마찬가지라고 하면 이해가 쉬울 것이다. 이러한 그의 일에 대한 열정은 농구와 야구 응원을 비교해달라는 질문에 대한 대답에서도 드러났다. 

“아무래도 농구는 주로 작전타임이 불리면 공연을 하잖아요. 그래서 공연 수가 그렇게 많지는 않아요. 그런데 야구는 공연 수가 많아서 그런 부분에서는 더 좋은 것 같아요. 그래서 저는 농구 경기가 더 길었으면 좋겠어요!”

이 이야기가 나가면 이번에는 선수들과 기자들이 악플을 달지도 모르겠다. 안지현의 만족을 위해서는 농구가 6쿼터 정도로 늘어나야 할 것 같다. 그래도 정규시즌에 비해 플레이오프에는 일이 더 많아진다고. 신기한 점은 일이 더 늘어남에도 불구하고 오히려 힘이 덜 든다고 한다. 

“사실 일은 플레이오프가 더 많거든요. 땀은 더 흘리는데 오히려 시간도 빨리 가고 안 지쳐요. 정규시즌 때는 쉬는 시간이 많아도 지칠 때가 있었거든요. 아무래도 팬들이 더 많이 찾아와 주시고 응원도 열정적으로 해주시니까 그런 것 같아요.”

이건 뭐 거의 라틀리프다! 

이처럼 자신의 일에 푹 빠져 있는 그는 일을 하면서 가장 뿌듯했던 순간으로는 경기 종료 후 팬들이 ‘응원을 열심히 해주셔서 힘이 났다’는 이야기를 해줄 때를 꼽았다. 자신의 응원으로 팬들이 그런 감정을 느꼈다는 것이 그렇게 뿌듯할 수가 없었다고. 

이어 안지현은 롤모델을 묻자 자신의 옆에 앉아있던 김리나 실장을 언급하는 ‘사회생활의 정석(?)’을 보여주기도 했다. 

“실장님을 처음 봤을 때는 팀장님이셨는데 키도 크고 자기 관리를 너무 잘하셔서 멋있다고 생각했어요. 그런 분과 한 시즌을 같이 뛰었는데, 뛰고 나니까 응원에 대한 열정이 정말 제가 봤던 분들 중에서 최고시더라고요. 또 지금은 이제 일을 그만 하시고 팀을 꾸려서 하시는데 그런 부분은 저도 나중에 해보고 싶은 부분이에요. 그리고 저는 앞으로 제 후배들이 이런 인터뷰를 했을 때 롤모델로 제 이름을 이야기 할 수 있게끔 발전하는 것이 개인적인 목표입니다!” 

계속 이야기를 해보니 왜 안지현이 선배들 사이에서도 예쁨을 받을 수밖에 없는지 알 것 같다. 앞으로 필자도 누군가 롤모델에 대한 질문을 한다면 편집장이라고 이야기해야겠다. 

그럼 이쯤에서 빠지면 서운한 이상형에 대한 질문을 던져보았다. 일단 돌아온 대답은 “치어리더 일을 존중, 이해, 배려해주면서 성실한 사람”이다. 외적인 부분은 별다른 고려 대상이 아니라고. 

이것만 놓고 보면 대한민국 남성의 50% 이상은 통과다. 물론 최종합격이라고는 이야기 하지 않았다. 왜 오디션 프로그램 같은 것도 1차 예선 통과는 쉬운 반면 올라갈수록 기준이 까다로워지지 않는가. 그러니 우리 모두 헛된 희망 같은 것은 품지 말도록 하자. 

사실 이상형 외모를 특정 연예인 중에 골라보라고 하자 무려 5분 동안 대답을 하지 못했다. ‘TV 무식자’에게 너무 많은 걸 기대했나보다. 가까스로 내놓은 대답이 유재석. 동석한 김 실장이 고개를 떨궜다.

안지현은 삼성 팬들에게도 메시지를 전했다. 

“이번에 저희가 챔프전에 올라갔잖아요. 거기에는 물론 선수 분들의 노력이 가장 크겠지만 저는 팬 분들의 응원의 힘도 크다고 생각해요. 이렇게 서로 같이 노력해서 올라갔으니까 꼭 우승을 할 수 있도록 챔프전에도 경기 보러 많이 와주셨으면 좋겠어요!”

아쉽게도 삼성은 챔프전에서 KGC에 무릎을 꿇으며 준우승에 머물렀다. 그러나 안지현 개인적으로는 자신의 바람대로 수많은 삼성의 팬들이 경기장을 찾아 목청껏 함께 응원해 주었으니 조금은 만족스러운 시즌이 아니었을까. 

해당 기사는 <더 바스켓> 2017년 5월호에 게재된 기사를 추가/각색했습니다.

사진=이현수 기자 stephen_hsl@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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