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루키=이민재 기자] LA 레이커스 전설 코비 브라이언트는 현역 시절 NBA에서 내로라하는 연습벌레였다. 농구에 집중할 때는 누구보다 혹독하게 훈련했다. 

유명한 일화도 많다. 그의 트레이너 팀 그로버는 “아침 7시 30분에 코트에 왔는데, 새벽 2시에 훈련이 끝난 적이 있다”고 말했을 정도다. 훈련을 소중하게 여기는 코비의 마인드를 엿볼 수 있는 대목이다.

그런 상황에서 루크 월튼(現 LA 레이커스 감독)이 선수 생활 시절 코비 앞에서 실수를 저질렀다. 월튼은 『Open Run』 팟캐스트를 통해 신인 시절 코비와의 일화를 들려줬다. 두 선수는 2003-04시즌부터 2011-12시즌까지 레이커스에서 한솥밥을 먹었다.

“루키 시즌이었다. 훈련 전날 술을 너무 많이 마셨다. 훈련하러 코트에 나갔는데 여전히 나한테 술 냄새가 났다. 신인 선수가 술 냄새를 풍기고 코트에 나타났으니 선배들이 화가 날 법했다. 그런 상황에서 코비가 나머지 선수들에게 말했다. ‘오늘 훈련 때 월튼을 도와주지 마라’라고 했다. 그러면서 내가 코비를 전담 마크하게 됐다.”

“처음에는 그냥 웃겼다. ‘재미있겠다’라고 생각했다. 그런데 막상 코트에 들어서자 코비의 눈빛이 달라졌다. ‘월튼, 너를 오늘 부숴버릴 거야’라는 마인드로 농구를 했다. 나를 두고 농구 레슨을 하는 것 같았다. 정확하게 기억은 안 나지만 70점 넘게 내 앞에서 득점을 한 것 같았다. 도움 수비가 없으니 나 혼자 코비를 막을 수 없었다. 그의 킬러 본능은 대단했다.”

이어 월튼은 “샤킬 오닐도 똑같이 한 적이 있다. 어느 날 훈련 때 내가 오닐을 경기 내내 막은 적이 있다. 나는 파울로 흐름을 끊으려고 했다. 그러자 오닐이 나에게 ‘계속 파울하면 때려버릴 거야’라고 말했다. 나는 파울을 할 수 없었다. 불공평했다. 초등학생이 어른이랑 농구하는 듯한 모습이었다”라고 밝혔다.

월튼은 나쁘지 않은 선수 생활을 했다. 2번의 NBA 챔피언십을 도울 정도로 팀플레이에 능했다. 다재다능함이 돋보였다. 전성기 시즌인 2006-07시즌에는 평균 11.4점 5.0리바운드 4.3어시스트 1.0스틸을 기록할 정도였다. 그는 레이커스에서 총 9시즌을 보낸 뒤 클리블랜드 캐벌리어스로 이적해 2년을 뛰고 은퇴를 선언했다.

이후 그는 골든스테이트 워리어스 어시스턴트 코치로 NBA 코치 생활을 시작했다. 데뷔 첫해 우승을 따낸 이후 두 번째 시즌에는 감독 대행 역할을 맡기도 했다(당시 스티브 커 감독이 허리 통증으로 장기간 결장했다). 월튼은 2016-17시즌을 앞두로 레이커스의 신임 감독이 되었다. 그는 골든스테이트 시절 활용한 빠른 농구와 스페이싱을 통해 공격적인 마인드를 주입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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