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동근의 멋진 덩크슛 3방에 힘입은 고려대가 라살을 상대로 압도적인 승리를 챙겼다.
고려대학교가 11일 일본 도쿄 국립 요요기 경기장 제2체육관에서 열린 2025 World University Basketball Series(이하 WUBS) 필리핀 De La Salle(이하 라살)와의 결승전에서 95-85로 승리했다.
이날 선발 출장한 이동근은 26분 36초를 출장해 13득점 4리바운드 3어시스트 2스틸로 전방위적인 경기력을 보였다.
과연 대학 최고의 선수다운 이동근의 활약이었다. 앞선 UP, NSSU와의 경기에서도 맹활약했던 이동근은 라살과의 경기에서도 흐름을 이어갔다.
UP와의 경기에서 외곽슛을 통해 경기를 풀어갔던 이동근은 라살과의 결승전에서는 계속해서 골밑을 두드렸다. 1쿼터부터 이동근 골밑 돌파와 덩크슛을 통해 득점을 신고했고 2쿼터 중반 상대 빅맨 마이크 필립스를 달고 인유어페이스 덩크슛까지 성공시키며 경기장을 열광의 도가니로 만들었다. 참고로 필립스의 신장은 204cm이다.
또 이동근은 3쿼터 중반 문유현과 함께 한 아웃넘버 속공 상황에서 샷 블록에 나선 상대 수비수를 그대로 달고 또 한 번 인유어페이스 덩크슛을 작렬시켰다. 상대 파울로 얻어낸 자유투는 보너스였다. 이 포제션 이동근의 득점으로 라살은 급격히 흔들렸고 승리의 여신은 고려대 쪽으로 미소를 보이기 시작했다.

경기 후 이동근은 “첫 경기에서는 슈팅도 잘 들어갔고 공격에서 잘 풀리며 쉽게 이긴 것 같은데 2번째 경기는 저도 그렇고 팀원들 전체적으로 슈팅이 들어가지 않아 어려운 경기를 했다. 더 영리하게 했어야 하는데 아쉬운 경기력이 나와서 반성하며 결승전을 준비했다.”
“마지막 결승전에서 팀원들 모두 초반부터 좋은 슈팅 감각을 보여줬고 큰 점수 차로 승리할 수 있어 기쁘다. 라살에게 저희가 작년에 졌는데 이번에 승리하며 기분 좋게 대회를 마무리할 수 있어 더욱 기쁜 것 같다”라며 대회를 전반적으로 되짚었다.
세리머니는 물론 상대와의 신경전에서도 우위를 점한 이동근이었다. UP와의 경기에서도 종료 직전 상대 벤치와 관중석에서 야유 소리가 들리자 이동근은 ‘더 해보라’는 제스처를 취했고 차분한 자유투 성공으로 팀에 승리를 안긴 바 있다.
이날 역시 마찬가지였다. 덩크슛 성공 이후 ‘투 스몰’ 세리머니로 상대 빅맨의 기를 죽였고 상대 볼 핸들러를 압박한 후 턴오버를 유발하자 그를 도발하는 제스처를 취했다. 이동근의 도발에 넘어간 상대는 크게 흥분했고 점차 페이스를 잃어갔다.
당시 상황에 대해 묻자 그는 “UP와의 경기 때는 계속해서 야유 소리가 들려 저도 맞대응을 했다. 심판의 콜도 편파적인 것도 있어서 이기고 싶은 마음도 컸고 분한 마음도 있었다. 또 오늘 상대한 라살의 선수들도 거친 플레이를 했었다. 볼 없이 움직이는데도 강한 바디 체킹을 했고 손으로 잡는데도 파울이 불리지 않아 세리머니를 했던 것 같다. 상대 가드와의 신경전은 그 선수에게 한 것이 아닌데 오해를 한 것 같다. 경기를 마친 후 ‘그런 의도가 아니었다’라고 말했고 그 선수도 ‘미안하다’는 뜻을 전했다”라고 밝혔다.


고려대가 우승하기까지 3경기에서 모두 활약했던 이동근이다. 공격에서는 물론 그는 수비에서도 팀의 중심을 잡았고 기복 없는 안정감을 보인 바 있다. 하지만 MVP는 문유현에게 돌아갔다. 이동근 역시 개인 수상에 대해 욕심을 내볼 수 있는 상황이었던 만큼 아쉬운 마음은 없을까.
이에 이동근은 고개를 가로저었다. “그런 욕심은 전혀 없다. 유현이가 워낙 잘하기도 했고 저나 유현이, 기찬이, 민수 등 누가 받더라도 이상하지 않았다”라고 전했다.
한편, 현재 3학년에 재학 중인 이동근은 신입생 시절부터 대학농구 U-리그에서 팀을 전승우승으로 이끌겠다는 포부를 밟힌 바 있다. 하지만 1학년이던 2023년에는 상명대에게 덜미를 잡혔고 작년에는 중앙대에게 시즌 초 패한 바 있다.
하지만 고려대가 이번 시즌 리그에서 11승으로 전승을 기록하고 있기에 남은 경기들을 잘 마무리한다면 전승 우승에 가까워질 수 있을 터.
이동근은 “매년 전승 우승이 목표였는데 매 시즌 아쉽게 한 경기씩 놓쳤다. 올 해 역시 전승 우승을 목표로 두고 시즌을 치르고 있는데 더 열심히 준비해야할 것 같다. 특정 어느 팀을 이기는 것이 아닌 모든 팀들을 다 이기고 싶다”라고 다짐했다.

사진 = WUBS 제공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