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승자와 패자를 떠나 고려대 주희정 감독과 NSSU 코칭스태프가 멋진 스포츠맨십을 발휘했다.
고려대학교가 10일 일본 도쿄 국립 요요기 경기장 제2체육관에서 열린 2025 World University Basketball Series(이하 WUBS) 일본 National Sport Science University(이하 NSSU)와의 경기에서 68-54로 승리했다.
이날 경기 초반 고려대는 외곽슛이 터지지 않으며 어렵게 출발했으나 3쿼터 상대를 10점으로 묶는 사이 26점을 폭격하며 역전을 만들어냈다. 4쿼터 들어 한 쪽으로 치우친 심판들의 판정 속 고려대는 위기를 맞기도 했으나 문유현, 유민수, 박정환 등 해줘야할 선수들이 모두 활약하며 역전승을 기록했다.
자칫 패배할 수 있는 경기였지만 주희정 감독을 비롯한 선수들은 계속해서 냉철함을 유지했고 한때 10점 차 이상으로 끌려가기도 했지만 언제나 그렇듯 마지막에 웃는 쪽은 고려대였다.
고려대는 대학리그에서도 최강자로 군림하고 있으며 각 연령별 대표팀에 뽑혔던 선수들이 신입생으로 합류하며 계속해서 단단해지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이날 역전패를 헌납한 NSSU는 적잖이 당황했을 것이다. 그도 그럴 것이 NSSU는 홈에서 열리는 대회인 만큼 많은 준비를 했을 것이고 앞선 경기인 시드니 대학까지 잡아냈기에 이날 경기를 앞둔 NSSU의 자신감은 하늘을 찌르고 있었던 상황. 또 그들이 계속해서 몰아쳐도 고려대는 끝내 무너지지 않았고 결국 리드를 빼앗겼고 경기도 패배했기 때문.
끝내 이날 패배한 NSSU는 고려대보다 먼저 호텔로 향했고 고려대 구성원들은 믹스트 존에서 취재진과 만난 후 주최 측의 행사를 진행한 후 뒤늦게 호텔로 왔다. 하지만 호텔 로비에 고려대 주희정 감독을 기다리는 이가 있었다. 그는 바로 NSSU의 코칭스태프.
이번 대회는 6개국에서 온 8개 팀은 모두 같은 호텔을 사용한다. 오며 가며 상대팀들의 선수단과 코칭스태프의 얼굴들도 심심찮게 볼 수 있는 특수성이 있다.
NSSU의 코칭스태프라 자신을 소개한 그는 주희정 감독에게 몇 가지 질문을 해도 되냐고 물었고 주희정 감독 역시 이를 흔쾌히 수락했다.
그는 기다렸다는 듯 주 감독에게 “NSSU의 약점이 무엇인지와 자신들이 속공을 하려 했는데 잘 안된 이유가 무엇인가?”에 대해 물었고 주 감독은 “2-3 지역 방어에서 빅맨의 움직임이 아쉬웠고 속공은 달려주는 선수가 너무 적었기에 막을 수 있었다”라고 성심성의껏 대답했다.
배우고자 하는 NSSU 코칭스태프의 질문은 이어졌다. “그렇다면 어떻게 발전시켜야 하는지와 이날 경기 고려대의 경기 플랜은 어땠는지”에 대해 묻자 주희정 감독은 “빅맨(코네)를 골밑에 두고 나머지 4명의 선수가 로테이션을 돌며 상대를 압박하는 것이 NSSU에게 좋아보인다. NSSU의 가드진이 훌륭하기에 우리는 코네에게 점수를 주고 가드 선수들을 막고자 했다”라며 상세히 답변했다.

패배의 여운이 가시기도 전에 ‘배움’을 택한 NSSU 코칭스태프와 적장이지만 ‘농구’라는 스포츠의 발전을 위해 자신의 철학을 유감없이 전파한 주희정 감독이 합작해낸 아름다운 장면이었다.
‘스포츠’라는 매개체를 통해 코트 밖에서 교감한 그들이다. 이날 선수들은 멋진 승부를 펼쳤고 결과를 떠나 상대를 존중하는 모습을 보인 양 팀 코칭스태프가 박수 받아 마땅한 장면이었다.
한편 승자인 고려대는 De La Salle와 결승전을 치르며 패자인 NSSU는 JUBF와 3,4위 전을 치른다.
사진 = WUBS 제공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