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디는 시카고로부터 자신이 원하는 계약을 얻어낼 수 있을까.

지난 29일(한국 시간) 디 애슬레틱의 프레드 카츠와 조엘 로렌지는 최근 NBA 프런트오피스 인사 16명을 대상으로 기디를 포함한 제한적 자유계약선수(RFA) 4인에 대한 ‘적정 계약’ 기준을 설문조사한 결과를 보도했다. 

그 결과 기디는 대상 선수 4명 중 압도적으로 구단 직원들에게 좋은 평가를 받았다. 대부분의 응답자가 그에게 4년 이상의 장기 계약을 망설이지 않았다는 후문이다. 

16명 중 14명이 그에게 연평균 2,000만~2,500만 달러 수준이 적절하다고 평가했다. 실제 평균치는 2,230만 달러였으며, 가장 낮게 평가한 응답자는 연 1,250만 달러, 가장 높게 평가한 쪽은 4년 1억 달러를 제시했다. 특히 중요한 것은 계약의 ‘기간’이었다. 응답자 대부분이 4년 이상을 언급했다는 점은 현재 시장의 흐름과 비교할 때 이례적이다.

실제로 이번 오프시즌 들어 총 78명의 FA가 계약을 맺었지만, 최소 4년 이상의 보장 계약을 받은 선수는 단 4명뿐이다. 작년 여름 13명이 장기 계약을 맺은 것과 비교하면 현저히 줄어든 수치다.

한 구단 관계자는 “지금처럼 샐러리캡 상승폭이 기대보다 낮고, 1·2차 에이프런 제약이 심한 상황에선 장기 계약은 모험”이라면서도 “하지만 기디는 예외다. 그는 4년을 줘도 괜찮은 선수”라고 밝혔다.

조쉬 기디는 지난 시즌 막판 시카고 불스에서 강한 인상을 남겼다. 시즌 후반 19경기에서 평균 20점에 가까운 트리플더블을 기록했고, 3점슛 성공률도 45.7%로 개선됐다. 자유투 시도는 경기당 2.2개에서 5.8개로 늘었다. 잭 라빈이 새크라멘토로 트레이드된 이후, 기디는 본격적인 주도권을 얻었고, 그 과정에서 볼 핸들러로서의 책임과 자신감을 확인시켰다.

이러한 상승세에도 불구하고 기디는 여전히 미계약 상태다. 이는 리그 전체적으로 자금 여력이 마른 상황이기도 하지만, RFA 특성상 불스가 어떤 제안이든 매칭하면 그만이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다른 팀들은 괜한 돈 낭비, 시간 낭비를 꺼리게 되고 자연히 기디를 위한 시장은 좁아졌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기디가 협상에서 손해를 볼 이유는 없다. 불스는 지난 오프시즌에도 비슷한 상황의 패트릭 윌리엄스에게 5년 9,000만 달러의 계약을 안겨준 바 있다. 윌리엄스는 뚜렷한 성과가 없었음에도 4픽 출신이라는 이유로 장기 계약을 받았다. 마찬가지로 기디 역시 로터리픽 출신이며, 시즌 막판 퍼포먼스를 근거로 충분한 명분을 확보했다.

아까 전 언급한 설문에 따르면, 기디에게 7명이 4년 계약을 제시했고, 3명은 5년 계약을 주장했다. 구체적으로는 4년 1억 달러에서 5년 1억 2,500만 달러까지 제시됐다. 또 다른 6명은 3년 계약을 제시했으나, 이 중 일부는 팀 옵션이 포함된 유동적인 구조였다.

현재 시카고 불스는 사치세 라인보다 약 4,000만 달러 아래에 있다. 기디에게 연평균 2,500만 달러를 안겨줘도 여유가 있다는 뜻이다. 게다가 기디는 이제 겨우 22살이다. OKC에서의 3시즌 동안 기디는 6-8의 크기와 패싱 감각, 높은 볼 점유율로 팀의 미래 자원으로 꼽혔고, 알렉스 카루소와의 트레이드는 그만큼 불스가 그에게 기대하는 바가 크다는 걸 방증한다.

단기적으론 시장의 냉기와 RFA의 제한이 그를 묶고 있지만, 시카고가 보여준 신뢰, 그리고 기디의 성장은 그 이상의 보상을 요구할 수 있는 명분이 된다.

이제 공은 시카고에 넘어갔다. 그들은 여전히 충분한 샐러리캡 여유 공간을 보유하고 있다. 문제는 그 여유를 기디에게 쓸 의지가 있는가다.

사진 = 로이터/뉴스1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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