댈러스 매버릭스의 가드 카이리 어빙이 NBA 선수들의 연봉이 공개되는 현재의 관행에 대해 우려를 표했다. 그는 연봉 정보 공개가 선수들에게 실질적인 부담과 위험이 될 수 있으며, 개인의 프라이버시를 침해한다고 주장했다. 지난 22일(한국시간) CBS 스포츠의 제임스 윔비시 기자는 어빙의 트위치 생방송 발언을 인용해 이러한 내용을 보도했다.

어빙은 자신의 생방송에서 “사람들은 대기업 CEO의 연봉을 알기도 하고, 직장인들의 연봉 구조를 일부 알기도 한다”며 입을 열었다. “하지만 스포츠계에서는 계약의 정확한 금액, 구조가 모두 알려지고 마치 그것이 별다른 영향을 주지 않는 것처럼 공개적으로 논의된다”고 지적했다.

이어 그는 “ 연봉 정보 공개가 선수들의 삶에 어떤 영향을 주는지 사람들은 모른다. 물론 스포츠의 인기를 높이는 데 도움이 될 수도 있다. ‘카이리 어빙이 역사적인 계약을 맺었다더라’는 식으로 말이다. 하지만 어느 시점부터는 너무 많은 정보가 공개되는 게 아닌가 싶다”고 덧붙였다.

어빙은 구체적으로 자신이 얼마를 받는지 모두가 알고 있는 상황 자체가 불편하다고 밝혔다. 그는 “데빈 부커가 얼마를 받았다는 뉴스가 나오고 그걸 보며 축하를 하지만, 동시에 그 이면의 복잡한 재정적 맥락이 함께 따라온다”고 말했다.

또 “그걸 알게 된 사람들이 나중에 ‘계약 협상할 때 어떻게 그걸 따냈냐’고 물으면 굉장히 사적인 영역을 건드리는 느낌”이라며 불쾌감을 드러냈다.

과거에는 NBA의 연봉 구조나 샐러리캡에 대해 아는 팬들이 많지 않았지만, 최근 10~15년 사이에 이 정보는 하나의 인기 콘텐츠가 됐다. 선수의 FA 행선지를 예측하는 데서 나아가 팀들의 샐러리캡 구조, 향후 연봉, 계약 조건 등을 분석하는 일이 팬들 사이에서 일반화됐다.

실제로 Spotrac, HoopsHype 같은 사이트들은 선수 계약의 세부 항목까지 공개하고 있으며, 많은 팬들이 이 정보를 통해 트레이드 가능성이나 팀 로스터를 분석하곤 한다.

하지만 어빙이 지적한 대로, 이러한 흐름이 선수들에게는 또 다른 형태의 압박이 될 수 있다. 기대 이하의 활약을 보이면 곧바로 ‘연봉값 못한다’는 비판이 따라붙고, 반대로 연봉 대비 높은 활약을 보이면 ‘이 정도 금액에 이 정도 활약은 대단하다’며 가성비로 평가받는다. 즉, 선수는 경기 외적인 숫자까지 끊임없이 비교되고 판단받는다.

어빙은 “이건 불평이 아니라, 내가 시간이 지나며 바라보게 된 관점일 뿐”이라며 말을 맺었다. “어떤 면에서는 미디어 입장에서 이 정보가 지나치게 사생활 침해적일 수 있다. 우리는 다른 사람들과 똑같은 인간이고, 계약 협상도 개인의 일이다. 모두가 알 필요는 없다”고 덧붙였다.

한편, 공식적으로는 NBA의 CBA에 따라 팀, 리그, 선수협회, 에이전트 등은 계약 조건을 외부에 공개하는 것이 금지돼 있다.

그러나 실상은 다르다. 많은 경우 계약 정보는 에이전트나 팀 관계자들이 기자들에게 직접 흘리는 식으로 퍼지며, 이후 언론이나 소셜미디어를 통해 확산된다. 따라서 선수 측에서도 어느 정도는 연봉 정보 공개에 관여하고 있는 셈이다.

결국 선수 연봉 정보의 공개는 팬들의 흥미를 불러일으키고, 리그의 상업적 가치를 높이는 데 기여하는 면도 있다.

하지만 그에 따른 사생활 침해와 사회적 부담도 함께 고려해야 할 시점이 됐다는 것이 어빙의 주장이다.

사진 = 로이터/뉴스1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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