각 팀의 로스터는 제각각이고 스탯은 믿기 어렵고 절반 이상의 선수는 정규시즌 개막 전에 사라진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라스베이거스 서머리그는 NBA 스카우트들에게 중요한 평가 무대다. 단순한 기록이나 승패보다 중요한 건 선수들이 프로 환경에서 얼마나 빠르게 적응하고, 얼마나 경쟁력 있는 기술을 보여주는가다. 이 무대는 잠재력, 태도, 팀 적합성을 확인할 수 있는 실전 시험장이다.

지난 22일(한국시간) 디 애슬레틱의 토비어스 배스 기자는 복수의 스카우트를 인터뷰하며, 서머리그가 왜 그토록 중요한지 그들의 시선에서 설명했다.

익명을 요구한 한 서부 컨퍼런스 스카우트는 “드래프트 전엔 그저 데이터로만 평가하던 선수를 서머리그에서 실제로 경쟁하는 모습을 보는 건 매우 흥미롭다”고 말했다. 이어 “팀 문화에 맞는 성격인지, 복잡한 용어를 얼마나 빨리 흡수하는지, 라스베이거스라는 도시의 수많은 유혹 속에서도 얼마나 집중력을 유지하는지 등을 판단할 수 있는 자리”라고 강조했다.

즉, 서머리그는 단순한 숫자가 아닌 ‘태도와 성장 가능성’을 가늠하는 무대라는 뜻이다.

실제로 여러 스카우트는 “효율성, 디시전 메이킹(의사결정)능력, 리바운드 참여도, 어시스트 대비 턴오버 비율, 수비 지표 등은 단순 통계가 아니라 현장 관찰과 영상 분석과 함께 맥락 속에서 봐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 동부 컨퍼런스 스카우트는 “플러스/마이너스 지표도 전체 흐름 속에서 본다면 선수의 전체적인 영향력을 가늠할 수 있다”며 “숫자는 관찰 내용을 뒷받침하거나 반박하는 근거일 뿐”이라고 덧붙였다.

특히 루키들에게 서머리그는 단순 잠재력만으로 평가받던 시기를 지나, 실제 NBA 시스템 안에서의 적응력을 처음으로 검증받는 자리다. 또 다른 스카우트는 “이 무대에서 보는 건 득점력이 아니다. 집중력, 시스템 적응, 세부적인 실행력 등을 점검한다”고 말했다. 말하자면, ‘점수를 얼마나 넣느냐’보다 ‘팀에 어떻게 기여하느냐’가 중요하다는 뜻이다.

서머리그는 루키뿐 아니라, 2년차 이상의 선수들에게도 중요하다.

특히 투웨이 계약이나 하위 로스터 경쟁자들은 이 무대를 통해 자신이 성장했음을 증명해야 한다. 한 스카우트는 “서머리그를 두 번째로 경험하는 선수는 이미 분위기에 익숙해졌기에, 이번에는 리더십과 일관성, 실행력을 보여줘야 한다”고 말했다.

이들은 단지 서브 로테이션을 채우는 것이 아니라 새로운 CBA 체제 아래에서는 플레이오프에서도 실제로 뛰어야 할 가능성이 있는 ‘필수 전력’이 됐기 때문이다.

실제로 골든스테이트 워리어스의 팻 스펜서 같은 선수는 서머리그를 통해 알려지지 않았던 이름에서 플레이오프를 누비는 자원으로 성장했다. 스카우트들은 이제 자기 팀뿐 아니라 다른 팀의 로스터까지 눈을 떼지 않는다. “이제는 모든 팀이 모든 선수들을 스카우팅한다. 다이아몬드를 찾아내는 싸움”이라고 한 스카우트는 강조했다.

그렇다고 해서 서머리그가 모든 것을 말해주는 건 아니다. 니콜라 요키치, 데릭 로즈, 제일런 브런슨 등도 서머리그에서 인상적이지 않았지만 NBA에서 성공한 사례다. 중요한 것은 서머리그에서 빛나지 못했다고 해서 실망할 필요는 없고, 반대로 좋은 플레이를 보여줬다고 해서 NBA에서 통할 것이란 보장도 없다는 것이다.

가장 중요한 것은 ‘편견없는 시각’이다. 한 스카우트는 “이들 중 90%는 대학 시절부터 봐왔다. 그렇기에 편견이 생기기 쉽지만, 서머리그에서는 기존의 시각을 배제하고 새로운 가능성에 열린 시선을 유지하는 게 핵심”이라고 전했다.

결국, 각 팀은 제한된 로스터와 연봉 구조 속에서 최대의 가치를 뽑아내야 한다. 서머리그는 그 치열한 싸움의 최전선이며, 이름 모를 이들이 자신의 존재를 증명할 수 있는 무대다.

사진 = 로이터/뉴스1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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