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정선, 사북 소년들이 슈퍼컵을 통해 평생 잊지 못할 추억을 선물받았다.
지난 18일 개막해 3일간의 치열한 경쟁이 이어진 NH농협은행 2025 정선 글로벌 유소년 농구 슈퍼컵(이하 슈퍼컵)이 20일 각 종별 우승 팀들이 결정되며 대단원의 막을 내렸다. 이번 대회 8개 종별에선 분당 삼성(U9, U10, U12, U13-14, U15부)이 5개 종별 우승을 차지했고, 태국 YBL(U11부), LPS(U18부), 일본 이와쿠라(여자초등부)가 각각 우승을 거머쥐었다.
국내외 1,200여 명의 선수단이 참가한 이번 대회에는 한국, 일본, 태국 등이 참가해 치열한 경쟁을 펼쳤다. 그리고 홈팀인 정선, 사북 지역의 학생들도 참가해 기대 이상의 성적을 거뒀다.
분당 삼성, 원주 YKK, 강남 SK, 아산 우리은행, 울산 모비스 등 전국에서 내로라하는 팀들이 대거 참가한 이번 대회에서 정선, 사북 지역 초, 중, 고등학생들도 전체 종별에 참가해 높은 수준의 경쟁을 펼쳤다.

초, 중등부에선 아쉽게 입상에 실패했지만, U18부에선 정선스포츠클럽2(준우승)와 JSHS(3위)가 나란히 입상해 주목을 받았다.
전국 무대에선 이름을 알릴 기회가 없었던 정선, 사북 지역 고등학생들은 이번 슈퍼컵에서 자신들의 기량을 유감없이 뽐냈다. 정선스포츠클럽2의 경우 U18부 예선 첫 경기에서 엘리트 선수 출신이 포함된 U18부 우승 팀 LPS를 상대로 승리를 거두기도 했다.

특히, 사북고 학생들은 지난해 도민체전 우승과 함께 올해도 도 대표로 선발될 만큼 도내에선 그 실력을 인정받고 있다. 하지만 수도권이나 타 지역에서 열리는 대회에 참가하기 여의치 않은 상황인 지역 학생들은 그동안 전국 무대에서 자신들의 이름을 알릴 기회가 없었다.
사상 최초로 정선에서 열린 이번 슈퍼컵을 통해 국내 최고 수준의 팀들과 겨룰 수 있는 기회를 잡은 정선, 사북 지역 청소년들은 전력 열세 예상을 뒤집고 자신들의 실력이 만만치 않음을 자랑했다.
생각지 못했던 부분에서 팀으로서 탄탄함을 보여준 정선, 사북 지역 학생들이었다. 워낙 인구가 적은 지역이다 보니 당연히 선수가 부족할 것이란 예상을 보기 좋게 빗나가게 했고, 연습 경기를 하더라도 진지하게 경기에 임하는 모습은 정선스포츠클럽이 왜 강한 모습을 보여주는지를 입증했다.

윤봉득 정선군농구협회장은 "우리 지역 선수들이 너무 열심히 해줬다. 이렇게까지 좋은 성적을 기대하진 않았는데 깜짝 놀랐다"라며 선수들의 선전을 칭찬했다.
이어 "이번 슈퍼컵에서의 선전이 우리 지역 학생들이 농구를 더 열심히 할 수 있는 계기가 됐으면 한다. 선수들이 전용체육관이 없어 평소 다른 종목과 함께 훈련하는 어려움이 있다. 힘든 상황이지만 앞으로 상황이 개선될 여지가 있기 때문에 우리 지역 청소년들이 포기하지 말고 농구에 더 많은 애정을 건네주길 바란다"라고 덧붙였다.

수도권과 비교하면 턱없이 부족한 인프라이지만 현실에 굴하지 않고 자신들이 좋아하는 농구를 위해 끊임없이 도전하고 있는 정선, 사북의 청소년들이 내년 슈퍼컵에선 또 어떤 모습을 보여줄 수 있을지 벌써부터 기대가 된다.
사진 = 김지용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