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농구가 있다면 어디든..."
15일 경상북도 상주시에 위치한 상주체육관 신관에서 제41회 MBC배 전국대학농구 상주대회 준결승 경기가 열렸다.
이날 준결승은 고려대와 중앙대, 연세대와 단국대의 경기로 펼쳐졌다. 평일 오후 경기임에도 뜨거운 열기로 현장이 가득찼다.
관중석에서는 반가운 얼굴도 볼 수 있었다. 지난 시즌까지 현대모비스의 감독이었던 조동현 감독이 현장을 찾았다. 현대모비스에서 3시즌 플레이오프에 진출한 조동현 감독은 지난 시즌 종료 후 계약 만료로 사령탑에서 물러났고, 재충전의 시간을 갖고 있다.
1999년 프로 입단 이후 조동현 감독은 선수-코치-감독으로 25년 넘게 이렇다 할 공백기 없이 프로의 세계에 있었다. 지금 이 순간이 그에게는 본인을 돌아보고 새로운 에너지를 얻을 수 있는 시간이 될 수 있다.
조동현 감독은 "어깨가 좋지 않아서 최근에 수술을 받았다. 이제 보조대를 푼 게 일주일 정도 지났다. 일본과의 평가전 두 경기 보고 여러 국면에서 농구를 보고 싶어서 대학 경기를 보러 상주에도 왔다"고 말했다.
이어 "지나간 일에 너무 집착하기보다는 앞으로 내가 바꿀 수 있는 일에 시간을 투자하고 싶기도 하다. 그래서 안 해본 일도 해보고 영어도 공부를 하고 책들도 여러 방면으로 읽어보려고 한다. 농구도 프로농구만 보는 게 아니라 아마추어 농구도 보면서 재충전을 하면서 준비를 하는 게 낫다고 생각한다. 힘든 부분도 있고 좋았던 부분도 있지만 과거에 너무 집착할 필요는 없다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더불어 "작전 타임을 언제 부르고 작전을 어떤 식으로 가지고 나올지 지켜보고 현장 감각도 익힐 겸 나왔다. 집에만 6주 동안 있으니까 답답하기도 했다.(웃음) 앞으로 유럽 농구나 일본, 필리핀 농구도 자주 보려고 한다. 물론 집에서도 영상으로 보는 것도 있지만 실질적으로 현장에서 보면 또 다른 게 있다. 상황이 된다면 여자농구나 아마추어 농구도 다 가보고 싶다. 유럽도 한 번 가볼 생각이 있다"는 계획을 전했다.

어깨 수술 후 조 감독은 최근 새로운 배움의 재미도 생겼다고 한다. 집에서 오랜 시간을 보내면서 아내의 도움을 받아 영어 공부에도 매진했다. 견문을 더 넓히기 위한 움직임 중 하나다.
조 감독은 "6주를 집에 있어야 하니까 할 수 있는 게 뭐가 있을지 생각하다가 다행히 아내의 도움도 받아서 영어 공부를 하고 있다. 전력 분석에 관한 부분도 해보려고 관련 프로그램 만지는 법을 알려달라고 부탁도 했다. 더 눈을 넓혀보려고 노력하고 있다. 프로에만 있었는데 나와보면서 대학이나 아마추어에서 겪는 어려움이나 고충에 대해서도 듣게 되고 여러 방면으로 다녀볼 생각"이라고 설명했다.
최근 현장에서 대표팀의 한일 평가전 두 경기를 모두 지켜본 조동현 감독은 에이스 이현중의 플레이에 박수를 보냈다.
조 감독은 "이현중의 플레이가 상당히 인상적이었다. 현중이 칭찬을 많이 해주고 싶은 경기였다. 그냥 선수가 아니고 리더로서 역할을 할 수 있는 선수라고 생각하는데 이번 평가전을 보고 충분하다는 느낌이 들었다. 공격은 사실 워낙 가지고 있는 재능이나 슛 타이밍이 너무 좋아서 이야기할 부분이 없고 수비가 인상적이었다. 스텝도 스텝이지만 손을 잘 사용하는 수비나 허슬 플레이로 스틸하고 세리머니를 하는 장면이 현중이가 팀의 중심으로서 역할을 하고 있다는 느낌이 들었다. 수비를 등한시하면 팀을 끌어갈 수 있는데 현중이가 정말 발전했다고 봤다. 현중이는 물론이고 대표팀 자체 열정이나 에너지, 활기가 넘쳐 정말 박수를 보내주고 싶었다"며 미소를 보였다.
이날 현장에서 열린 4강 두 경기는 모두 쉽게 승자를 예측할 수 없는 접전이었다. 조 감독은 인상적인 선수로 중앙대 고찬유와 단국대 신현빈을 꼽았다.
조 감독은 "중앙대 고찬유가 인상적이었다. 슛 타이밍이나 그런 부분들이 좋았고 단국대 신현빈도 기억에 남는다"고 돌아봤다.
또한 "물론 즐기는 것도 좋지만 자기만의 목표를 설정했으면 좋겠다. 목표를 갖는 것과 시키는 것만 하는 건 분명히 결과가 다를 것이다. 다 프로에 오려고 노력하는 선수들 아닌가. 상황이 어떤 상황일진 모르겠지만 본인들이 방법을 찾아야 하는 것이고 프로에 가야 한다는 목표를 가지고 접근하면 분명히 성과가 나올 것이라 생각한다. 프로에서도 이야기를 했지만 즐기러만 온 것은 아니다. 목표를 가지고 노력한다면 분명히 좋은 결과가 나올 수 있다고 본다"는 조언도 남겼다.
끝으로 조 감독은 "농구가 있다면 어디든 가서 많은 경험을 해보고 싶다. 해외도 가보고 싶고 누나가 네덜란드에 계셔서 기회가 되면 유럽 농구도 보고 싶다. 유럽 출장을 가본 것도 꽤 오래 됐다. 영상으로는 이미 많이 보고 있지만 현장에 가서 직접 보는 건 다르다. 분위기를 느껴보는 것도 중요하다. 흘러가는 대로 기회가 되면 여러 가지를 경험하면서 지금 할 수 있는 최선을 다하고 준비할 생각"이라며 앞으로의 바람을 전했다.

사진 = 김혁 기자, KBL 제공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