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디어 ‘KBL MVP’ 안영준이 깨어났다.

대한민국 남자 농구대표팀은 11일, 13일 안양 정관장 아레나에서 열린 하나은행 초청 2025 남자농구 국가대표 평가전 일본 대표팀과의 1,2차전을 모두 승리했다. 

대표팀은 1차전 여준석과 이현중의 활약, 이승현의 묵묵한 헌신, 유기상의 3점쇼 등 여러 호재들이 어우러지며 최고조의 분위기를 자랑했지만 홀로 웃지 못한 선수가 있다. 

지난 시즌 MVP 안영준이 1차전 무득점으로 부진했기 때문. 이날 선발로 코트를 밟은 안영준은 다소 무리한 드리블 돌파와 3점슛 시도 등으로 팀에 융화되지 못하는 모습을 보였고 결국 15분 35초만을 출장하는데 그쳤다. 

경기 후 안영준에게는 비판이 이어졌다. 그도 그럴 것이 1차전 안영준이 보였던 모습은 ‘KBL MVP’의 경기력이 아니었기 때문. 

그렇지만 안준호 감독은 안영준에게 신뢰를 보냈다. 2차전에서도 그를 선발로 기용했고 사령탑의 신뢰에 부응하려는 듯 안영준은 초반부터 부지런히 움직였다. 하지만 그는 눈에 띄는 활약을 보이지 못했고 가장 먼저 교체되어 벤치로 향했다. 

하지만 안영준은 안영준이었다. 2,3쿼터에서도 코트를 밟으며 서서히 컨디션을 끌어올린 안영준은 4쿼터 10분 동안 우리가 알던 완벽한 MVP의 모습으로 돌아왔다. 

4쿼터 안영준은 확실한 돌파 마무리와 스텝백 3점슛을 통해 7득점을 기록했고 이날 최종 10득점을 올렸다. 수비에서도 과감한 리바운드 가담과 적절한 로테이션으로 일본의 골밑 득점을 막아냈다. 잠시였지만 그의 장점을 모두 볼 수 있는 시간이었다. 

포지션 대비 빠른 스피드와 강한 힘을 앞세운 돌파가 그의 주요 공격 루트다. 또 간간히 터트리는 스텝백 3점슛의 성공률 또한 높았다. 오픈 코트에서 강점을 발휘하는 안영준은 속공과 오프 더 볼 무브를 통해 많은 득점을 올리는 유형의 포워드다. 

1차전 안영준은 생각이 많았던 탓일지 그의 이러한 장점을 발휘하지 못했고 무리한 움직임을 보이기도 했다. 하지만 이날 경기 막판 그의 움직임은 우리가 알던 간결한 안영준의 모습 그 자체였다. 

대표팀 안준호 감독은 ‘One Team’을 강조하는 사령탑이다. 조금씩 겉돌기도 했던 안영준까지 드디어 대표팀에 서서히 녹아들고 있다. 

과연 안영준이 다가올 카타르 전에서도 활약을 이어가며 대표팀의 연승 행진을 이끌 수 있을까. 대표팀의 다음 일정은 18일과 20일 카타르와의 평가전이다. 

사진 = 대한민국농구협회 제공

저작권자 © ROOKIE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