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단한 것 같다. 3x3를 향한 몽골의 투자와 선수 구성 환경, 계속해 국제대회에 도전할 수 있는 부분들이 '준우승'이란 결과로 이어진 것 아닌가 싶다."

몽골 울란바토르에서 지난 23일 개막해 29일 끝난 FIBA 3x3 월드컵 2025(이하 3x3 월드컵)는 스페인(남자)과 네덜란드(여자)의 우승으로 막을 내렸다. 스페인과 네덜란드는 사상 첫 3x3 월드컵 우승에 성공하며 세계 3x3의 판도를 바꿨다. 

FIBA 3x3 월드컵은 주최국, 대륙컵 대회 우승 팀, 챔피언스컵 우승 팀, FIBA 3x3 국가 랭킹 등을 통해 출전 기회가 주어지는데 3x3 아시아컵과 3x3 챔피언스컵 우승과 거리가 먼 한국이 노려볼 수 있는 유일한 3x3 월드컵 출전 기회는 FIBA 3x3 국가 랭킹 상승이다. 

하지만 현재 세계 59위(남자), 62위(여자)에 랭크돼 있는 한국의 상황으로는 내년 폴란드에서 개최되는 3x3 월드컵 출전도 불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현실적인 대안을 찾자면 내년 3월, 싱가포르에서 개최 예정인 3x3 월드컵 예선 도전이 있다.

 

이번 3x3 월드컵에 출전한 몽골, 중국, 일본 남녀 3x3 대표팀 중 몽골 남자 3x3 대표팀을 제외한 5개 팀 전원이 예선 통과에 성공하며 눈부시게 발전한 아시아 3x3의 발전을 확인할 수 있었다. 특히, 몽골 여자 3x3 대표팀은 '세계 최강' 미국까지 잡아내며 준우승을 차지했다. 

이 모습을 지켜본 전병준 전 여자 3x3 대표팀 감독은 "몽골 여자 3x3 대표팀은 한국과 비슷한 체격, 운동 능력을 갖췄는데 준우승을 차지해 깜짝 놀랐다. 아시아가 유럽이나 미국 등 강팀을 상대할 때 어떻게 대처해야 하는지 배웠다. 몽골이 3x3에 많은 투자를 하고 있는데 그 결실을 맺은 것 같다"라고 평가했다. 

이어 "우리도 지난 3x3 아시아컵에서 중국을 상대하기 전 준비했던 것들이 있는데 몽골이 그와 유사한 전략을 준비해 이번 3x3 월드컵을 치르더라. 전략도 전략이었는데 선수들의 정신 상태와 체력 준비 상태, 조직력이 눈에 띄었다. 몽골은 일찌감치 선수단을 구성해 FIBA 3x3 우먼스 시리즈 등에 출전해 장시간 팀을 준비했기에 이번처럼 좋은 결과를 얻은 것 같다. 부러운 부분"이라며 한국과 다른 몽골의 3x3 현실을 부러워했다. 

좌측부터 몽골농구협회장, 몽골 3x3 농구협회장 등 몽골농구협회 관계자들
좌측부터 몽골농구협회장, 몽골 3x3 농구협회장 등 몽골농구협회 관계자들

 

전병준 전 감독의 말처럼 몽골은 남녀 3x3 대표팀에 막대한 지원을 아끼지 않고 있다. 여기에 3x3 아시아컵이나 아시안게임을 앞두고 단발성 대표팀을 꾸리는 한국과 달리 일찌감치 선수단을 구성해 조직력을 다질 수 있는 시간을 주는 몽골의 현실은 지금 당장 한국이 넘어설 수 없는 부분이기도 하다. 

"지난 몇 년 간 비슷한 내용으로 문제 제기와 해결책에 관한 논의가 있었다. 하지만 뚜렷한 해결책이 나오진 않고 있다. 한국도 준비 기간이 더 길어야 한다. 주어진 현실에서 현실적인 해결 방법을 찾자면 1주나 2주에 한 번이라도 3x3 대표팀 명단에 오를 수 있는 선수들을 모아 연습 경기라도 해야 하는 것 아닌가 싶다. 그리고 해외 3x3 단체, 선수들과 네트워크를 갖춘 분들을 통해 국내에서라도 해외 선수들과 자주 경기를 해야 할 것 같다. 안 그러면 다른 나라의 발전 속도를 따라갈 수 없다고 생각한다." 전병준 전 감독의 말이다. 

 

이는 '지속성'을 갖춘 3x3 대표팀을 꾸려야 한다는 배길태 남자 3x3 대표팀 감독의 말과 일맥상통한다. 더 이상 '단발성' 3x3 대표팀으로는 국제무대에서 한국 3x3 대표팀이 통하지 않는다는 걸 인정해야 하는 부분이기도 하다. 

한국 남자 3x3 대표팀이 지난 2017년과 2019년, 3x3 월드컵을 출전했던 것과 달리 여자 3x3 대표팀은 아직 3x3 월드컵 출전 경험이 없다. 3x3 아시아컵에도 지난 2022년이 돼서야 처음 출전했던 한국 여자 3x3 대표팀이다. 

하지만 지난 3월, FIBA 3x3 아시아컵 2025에서 한국 여자 3x3 대표팀은 사상 첫 8강 진출이라는 성과를 냈다. 한국 역시 이번 3x3 월드컵에서 몽골이 보여준 것처럼 가능성은 갖추고 있다는 뜻이다. 

몇 년째 반복되고 있는 똑같은 문제에 아직까지 해결책을 찾지 못하고 있는 것이 한국 3x3의 현실이다. 아시아 팀들이 눈부신 성과를 낸 이번 3x3 월드컵을 보고 지루하기까지 한 케케묵은 문제의 해결책을 찾을 수 있을지 앞으로 관심을 두고 지켜볼 일이다. 

사진 = 김지용 기자, FIBA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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