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국도 명확한 팀컬러와 지속성을 갖는 게 중요하다고 다시 한번 생각하게 됐다."
지난 23일, 몽골 울란바토르 수흐바타르 광장에서 개막한 'FIBA 3x3 월드컵 2025(이하 3x3 월드컵)' 의 남녀 4강 진출 팀이 확정되며 29일(한국시간) 오후 6시부터 우승 팀을 가리기 위한 남녀 4강전이 진행된다.
남녀 각각 20팀씩 총 40팀이 참가한 이번 3x3 월드컵에 아시아에선 몽골, 중국, 일본이 참가했다. 3개 나라는 남녀 3x3 대표팀이 모두 참가해 몽골 남자 3x3 대표팀을 제외한 5팀이 예선을 통과하는 저력을 보여줬다.

몽골 여자 3x3 대표팀은 '세계 최강' 미국을 상대로 18-15로 승리하며 세계를 깜짝 놀라게 했고, 29일 펼쳐질 4강에서 폴란드를 상대로 결승 진출에 도전한다. 여기에 중국 남자 3x3 대표팀은 캐나다, 푸에르토리코, 프랑스를 연파하고 깜짝 조 1위로 8강에 직행해 스페인에 16-21로 패했다. 패배한 중국은 '무적함대' 스페인을 상대로 경기 막판까지 대등한 경기를 펼쳐 세계를 놀라게 했다.
아시아 국가들의 비약적인 발전을 확인할 수 있었던 이번 3x3 월드컵은 여전한 유럽의 강세 속 아시아의 가능성을 확인할 수 있는 대회가 되고 있다. 다만, 여전히 우물 안 개구리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는 한국으로선 라이벌이라고 생각하던 몽골, 중국, 일본과의 벌어진 격차만 확인할 수 있는 뼈아픈 대회가 되고 있다.
FIBA 3x3 국가 랭킹으로 출전권이 부여되는 3x3 월드컵에 한국의 자리는 없었다. 남녀 모두 세계 50위권 밖으로 밀려난 한국은 폴란드에서 개최되는 2026년 3x3 월드컵 출전도 불투명한 처지이다. 한국으로선 2027년 싱가포르에서 개최되는 3x3 월드컵 출전 도전이 현실적이다.

이번 3x3 월드컵을 지켜보고 있다는 남자 3x3 대표팀 배길태 감독은 "전체적으로 3x3 월드컵을 다 관전하고 있다. 다양한 경기들을 보며 여러 생각을 하고 있다. 그중에서도 일본과 중국을 보며 명확한 팀컬러를 갖추는 것이 중요하다는 생각을 많이 하고 있다"라고 밝혔다.
배 감독은 "지난 3월, 싱가포르에서 열린 FIBA 3x3 아시아컵 2025가 감독 부임 후 첫 대회였다. 그렇게 3x3 아시아컵을 다녀온 뒤 국내 3x3 대회도 챙겨보며 이런저런 고민을 많이 하고 있다. 다만, 명확한 것은 한국은 3x3 대표팀 지속성에 어려움이 있다는 점이 걱정"이라며 안타까움을 표했다.

배 감독의 말처럼 대표팀의 지속성에 어려움을 겪는 한국 3x3는 아시안게임, 아시아컵 등 국제대회를 앞두고 단기간 3x3 대표팀을 구성해 훈련한다. 이는 3x3 초창기에 때나 통했던 방식이다. 대부분의 3x3 팀들이 'FIBA 3x3 프로서킷'에 참여해 매주 국제 경쟁력을 키워가고 있는 현재는 통할 수 없는 방식이다.
실제 대부분의 한국 3x3 팀들은 국내대회에만 참여할 뿐 국제대회 참여 방식조차 모르는 팀이 대다수이고, 3x3 대표팀은 3x3를 접할 기회가 부족한 대학 또는 프로의 젊은 선수들을 수급해 단발적인 훈련에만 매진할 뿐이다.
배 감독은 "이번 3x3 월드컵을 보면 지속적으로 3x3 국제대회에 참여해 조직력을 갖춰온 팀들이 좋은 모습을 보이는 것 같다. 특히, 10대 시절부터 함께 3x3에 전념한 독일 선수단을 보면 '지속성' 대한 생각이 더 명확해 진다"고 말했다.

배 감독이 지목한 독일 남자 3x3 대표팀은 청소년 시절부터 3x3를 시작해 오랜 시간 세계 무대에 도전했고, 4명의 선수 중 3명의 선수가 20살의 젊은 선수들이다. 독일 남자 3x3 대표팀은 이번 3x3 월드컵에서 네덜란드, 미국을 연파하고 4강 진출에 성공해 스페인을 상대로 결승 진출에 도전한다.
현시점, 한국 3x3 의 현실은 어둡다. 현재 세계 59위와 61위로 밀려난 한국 남녀 3x3 대표팀은 하반기에도 뚜렷한 돌파구가 없어 2026년 3x3 월드컵 출전도 사실상 불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그렇다고 해도 손 놓고 있을 순 없다. 2026년 3월, 싱가포르에선 3x3 아시아컵과 함께 3x3 월드컵 예선이 연달아 개최된다. 이후 9월에는 2026 아이치-나고야 아시안게임이 열린다. 그리고 2027년 3x3 월드컵은 다시 아시아로 돌아와 싱가포르에서 개최된다.
2026년과 2027년, 아시아에서 열리는 메이저 대회들에서 성과를 내기 위해선 배길태 감독이 말한 한국 남녀 3x3 대표팀의 '지속성'이 절실히 필요하다. 단발적 대표팀 구성은 이제 국제무대에서 통하지 않는다는 것도 인정해야 한다.
사진 = 김지용 기자, FIBA 제공
